캠핑카에 대한 인식, 세 가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캠핑카에 대한 인식, 세 가지만 봐도 알 수 있다!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05.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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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RV 시장에서 캠핑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카라반, 카고 트레일러, 텐트 트레일러, 루프탑 텐트는 엔진이 없는 RV의 카테고리지만 경차부터 버스까지 엔진이 있는 캠핑카는 분류 기준에 따라 Class A, Class B, Class C로 구분할 수 있다. 신차로 제작된 형식 승인 모델과 중고차로 제작, 구조변경+인증을 통과한 모델로도 분류할 수 있고 베이스에 따라 좀 더 세부적인 분류도 가능하다.

가격대로도 나눌 수 있고, 승차 인원, 취침 인원 별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건 캠핑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의 이야기이며 분류일 뿐이다. 여행이나 캠핑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이자 있는 사람들의 돈 자랑이란 인식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캠핑카는 '캠핑, 여행, 여가를 위해 제작된 자동차'이다. 모빌 홈, 모토홈, 캠퍼밴 등으로도 불리고 있지만 어차피 캠핑카라는 단어의 자동차를 부르는 말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캠핑카는 자동차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세금 낼 거 다 내고, 개소세니 등록세니 번호판에 보험료까지 내는데 자동차 취급은 못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번호판이 달려 있지 않은 정박형 카라반이나 예전의 트럭캠퍼, 자작으로 만들어진 RV까지 캠핑카라는 단어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자동차가 아닌 또 다른 무언가로 취급 받고 있다.

캠핑카, 카라반 차고지 증명제 실시하라!

더 카라반에서 운영하는 캠핑카 리뷰 통계를 확인해 보니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 30일 동안 하나의 채널에서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리뷰 한 건에 50만, 80만뷰를 기록한 적도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캠핑카에 몰리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여진다.

댓글에서 이어지는 논란에 대해 해명글을 올리기도 하고 잘못된 것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매번 이런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정보의 혼선으로 인해 오해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캠핑카, 카라반은 구입 시 차고지를 증명하라!" 차고지가 있는 사람만 구입하면 지금의 주차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2021년 현재 카라반은 구입 시 차고지가 필수이지만, 캠핑카 구입 시 요구되던 차고지 증명은 형평성의 문제로 사라졌다. 법의 개정 전에 좀 더 생각해보았다면 정리될 수 있었던 시행착오인 셈이다.

내가 주말 여행을 위해 경차 베이스의 레이 캠핑카를 샀더니 차고지를 증명해야 한다? 누구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다. 내가 스타렉스 혹은 카니발로 제작된 캠핑카를 샀더니 차고지 증명은 물론 아파트 주차장에 세우지 못하게 막는다면 당신이라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다.

좌측의 1톤 화물차로 만들었든, 르노 마스터로 제작되었든, 이베코, 트랜짓, 스프린터로 제작되었든 모든 캠핑카는 자동차이며 모든 자동차는 사이즈나 길이, 무게 등의 조건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경차 캠핑카와 세미 캠핑카 시장이 좁고 불편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부담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옆집 카니발은 지하 주차장에 세워져 있고 내 카니발 캠핑카를 세우려고 했더니 캠핑카라는 이유만으로 쫓겨난다면 어떤 심정일까! 사이즈도 동일하고 주차 면적도 동일하고 차종도 동일한데 이런 불합리함을 이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 캠핑카를 가진 사람들은 이런 심정이다.

좌측의 1톤 화물차 베이스 캠핑카는 기본적인 1톤 화물차와 거의 동일한 길이의 모델이다. 단, 높이는 상당히 높아졌지만 탑차와 비교하면 거의 비슷한 정도이다. 높이가 높거나 축 연장 혹은 베이스 자체가 길어서 일반적인 주차 공간과 맞지 않는다면 별도의 주차 공간(=차고지)을 확보해야 하겠지만 세대당 주차 공간이 지정된 곳이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것이다.

우리 나라는 섬나라? 국토가 좁아서? 캠핑카는 맞지 않다?

10년 전만해도 캠핑카 대수가 지금의 1/10 수준이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캠핑카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나쁘지도 않았고 숙박 시설이 아주 잘 갖추어져 있지도 않았다. 국토가 좁네, 섬나라네라는 표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적절하지 않다. 캠핑카와 카라반은 안전을 위해 속도를 내지 않는다. 평소에 3시간 거리를 RV를 타면 4~5시간은 기본일 수 있다.

명절날 시골집을 내려간다고 상상해보자. 차의 성능이 부족해서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도로 사정이 안좋아서? 물론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 기준으로 수도권을 벗어나는데 2시간은 기본, 천안, 춘천, 서해대교를 벗어나거나 주말에 들어오면 3시간 가까이 사라진다.

목적지로 향하거나 돌아올 경우, 이 시간과 밥 먹고 쉬는 시간을 빼면 낮 시간의 대부분은 사라질지 모른다. 모텔, 호텔, 펜션 예약도 만만치 않을 뿐 더러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기에는 이런 숙박시설은 적당치 않다.

저녁 시간 강원도에 도착해 숙소를 찾거나 주유소, 식당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캠핑카의 소중함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늘 지내던 집 주변을 떠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갔다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차가 고장나서 반나절을 고생했을 수도 있고 간단한 생활용품 하나를 사기 위해 몇 십 킬로를 왕복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여행에는 이런 변수들이 상당히 많다.

자동차를 이용해 예약된 숙소로 가서 싸가지고 간 음식을 먹고 돌아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낯선 거리를 걷다가 맛집을 찾거나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을 재미 삼아 하는 사람도 있고 사람들마다의 취향에 따라 이런 활동의 시간과 패턴을 달라진다.

캠핑카가 있다면 여행이 한결 여유로워진다. 정해진 시간에 어디로 도착해야 한다거나 끼니를 해결하고 씻고 자는 문제는 자체적인 생활공간 캠퍼 내에서 해결할 수 있고 화장실 사용에 대한 부담도 해결할 수 있다. 아이들이 있는 부모라면 200% 공감할 것이다. 내 물건들이 항상 비치되어 있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물론 다양한 레저 활동을 누릴 수도 있다. 의자 하나만 펴놓아도 훌륭한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이 되기도 한다.

남들이 다 숙소로 돌아간 후, 조용해진 바닷가, 호수, 강, 계곡 옆에서 캠핑카만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저녁을 먹고, 일출을 바라보며 눈을 뜰 수도 있다. 이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것이 캠핑카의 매력이지 좁네, 막혀있네, 불편하네 이런 푸념은 사용해 보고 나서 다시 달아도 늦지 않을 것이다.

캠핑카의 침실과 호텔의 침실?

캠핑카에 있어 취침 공간과 침대 사이즈는 모델 별로 천차만별이다. 종류도 워낙 다양해 1인 싱글, 트윈, 더블, 킹 사이즈 외에도 1~3인 변환침대, 이층침대 최대 7인 정도의 취침 공간이 제공되기도 한다. 매트리스의 재질과 쿠션, 푸근함 역시 천차만별이다. 개인적으로는 집 침대보다 카라반의 침대가 더 푸근하다.

호텔과 펜션, 리조트 등의 침대를 선호하는 것은 취침공간의 쾌적함 외에도 씻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취침 공간으로만 이 시설을 쓴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취사를 제한하는 곳도 많고 시원한 냉난방에 비해 시끄럽거나 주변으로 나가기 힘든 곳도 있다. 주변에 음식점을 찾아갔다 오는 시간도 무시할 수 없다. 캠핑카는 이런 시간을 줄여주어 더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곳이다. 먹거나, 자거나, 산책을 하거나 본인이 결정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늘 ‘그 돈이면 몇 번을 가네, 몇 년을 가네’라는 댓글이 달리는데 여기서 빠진 것이 하나 있을 것이다. 캠핑카는 팔고 나면 대략 50~80%의 금액이 회수 된다는 점이다. 내가 많이 사용할수록 점점 더 경제적이다. 성수기, 비수기, 극성수기, 예약에 대한 고민은 빠진다. 단, 최근 추세를 보면 유명한 캠핑장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곤 있지만 전국에 2만~3만여대의 캠핑카가 주차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찾으면 된다.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이 사회는 다양한 문제와 직면하고 있다. 본인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해답은 찾을 수 없다. 캠핑카를 이용하는 알비어의 인식 변화는 2~3년 전을 기점으로 바뀌고 있다. 사라져가는 노지를 지키기 위해, 타인과 지역과의 공생을 위해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한다.

반면 문제가 터지거나 이슈가 되고 나서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은 꼽지 않을 것이다. 양쪽 모두의 입장이 아닌 문제만을 다루는 미디어도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법과 규정만 읽어나가는 담당자들도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이 시장이 확장되고 지금처럼 하나하나 문제가 나타나는 시기에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더욱 큰 문제로 발전할 것이다. 특정 소수의 문제가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라이프 스타일은 선진국을 향하고 있는데 행정, 관리 주체는 문제를 덮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관광객들을 막고 지역을 보호하려는 배타적인 지역은 쇠락하고 개선책을 마련해 유입을 하려는 지자체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는 많다.

캠핑카 실제 사용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도 잘 인지하고 있다. 구분하기는 힘들지 몰라도 행락객의 무분별한 행동의 책임을 목적 의식을 갖고 방문한 알비어에게 씌우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캠핑카를 타는 알비어 vs 캠퍼 혹은 지역 주민, 외지인 vs 주민으로 양분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고향이며 지역에 사는 이웃 주민이 캠핑카를 가지고 바람을 쐬러 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하나이다. 본인이 방문한 곳 주변은 반드시 치우고, 쓰레기는 다시 되가져 오기. 이 간단한 명제 하나만으로도 모두의 신뢰와 배려는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캠핑은 자유와 방종이 아닌 타인을 위한 배려가 우선임을 강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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