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모터홈의 반격은 이미 시작되었다!
최신 3~4년을 돌이켜보면 현재 국내 RV 시장의 트렌드는 국내에서 제작된 중형급의 캠핑카가 지배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카라반의 약세에 힘입어 르노 마스터와 1톤 확장 베이스를 주축으로 하는 Class B, Class C 타입의 6~8천만 원대의 고급 모델은 계약 후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에 가까운 대기 시간을 가져야 할만큼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불과 2~3년전 르노 마스터가 등장했을 때와 비교한다면 상당히 많은 변화를 느꼈을 것이고 뛰어난 공간활용성에 가성비까지 갖춘 르노 마스터는 수동 변속기라는 유일한 단점 외에는 시장의 흐름을 바꿀 정도로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또 하나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바로 수입 모터홈과 새로운 베이스에 대한 기대감이다.
수입 모터홈에 대한 기본적인 스토리!
국내 RV 시장을 이야기할 때 미국에서 수입되는 모터홈도 수입이고, 유럽에서 수입되는 모터홈도 우리에게는 수입 모터홈으로 불리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몰라도 미국 트레블 트레일러와 유럽 카라반을 구분할 수 있다면 두 가지 모델에서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트레일러와 북미 타입의 모터홈은 엄청난 사이즈의 생활공간과 확장성, 풀옵션으로 무장하고 있어 시원스럽고 편안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유일한 단점은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모델이라 연비에 대한 부담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물론 이 정도 가격대와 사이즈를 운용하는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겠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는 장점이자 최대 단점으로 보여진다.
모터홈 이야기가 시작되면 늘 따라다니는 용어가 하나있다. Class B, Class C란 이 등급은 '매거진더카라반 잡지'를 시작으로 2013년부터 국내 RVing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분류이다. 클래스 A는 버스를 베이스로 제작된 캠핑카, 클래스 B는 외형을 전혀 손대지 않은 상태의 승합차, 클래스 C는 화물차, 승합차 베이스의 후면부에 새롭게 제작된 생활공간 캠퍼를 결합한 타입으로 간단히 이해하면 된다.
북미에서 제작, 수입된 모터홈은 대략 6년 전부터 소량이 국내에 판매되었고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수많은 업체에서 경쟁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1억 중반이었던 가격이 1억 이하로 내려가는 기이 현상도 마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알비어들은 좀 더 경제적이며 세련된 유럽 정통 모터홈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유럽 모터홈의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와 가성비, 실용성은 국내의 까다로운 환경 인증 검사에서 수많은 고배를 마셔야 했고 정식으로 이 검사를 통과한 것이 2020년 모터홈코리아의 수입 디젤 모터홈 2가지 타입이었다. 반신반의하던 알비어들은 유럽 디젤 모터홈의 국내 인증 통과와 정식 번호판에 환호하며 또 다른 변화의 시작임을 알리게 된 것이다. 이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캠핑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과연, 북미 타입의 수입 모터홈은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일까!
벤츠 스프린터, 포드 트랜짓, 램 프로마스터 등 우리가 어느 정도 익숙하게 알고 있는 모터홈의 베이스와 엔진은 국내에서 제작한 모델도 거의 동일한 스펙이다. 하지만 진정한 수입 모터홈은 기대 이상의 실내 공간과 활용도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상으로 봐서는 얼마나 크고 넓은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운전석의 너비가 2미터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 확장형 리빙룸의 전체적인 사이즈가 얼마나 큰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북미 타입의 수입 모터홈은 가구의 색상과 커튼, 내부 인테리어에 있어 호불호가 정확하게 나뉘고 있다. 유럽 모터홈의 실내 인테리어를 보면 80% 이상의 사람이 멋지다, 세련되었네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과 달리 50%는 실용적이고 멋있다, 나머지 50%는 촌스럽다는 반응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은 기술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그 나라의 제작 방식과 환경, RV에 대한 인식 등이 다를 뿐이다. 대신 옵션이 풍부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기본기가 탄탄하다.
가정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큼지막한 독립샤워부스와 화장실, 세면대, 여유 공간을 자랑하고 있다. 트레일러라면 욕조까지 갖추어져 있었을 것이다. 미국 RV들의 특징은 가정집의 제작 방식과 비슷하며 냉난방 + 공조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청수, 오수, 퇴수 등이 넉넉하며 처리하기 쉽다는 점이다. 물론 국내에서 오폐수 등의 처리를 위해서는 별도의 연결관이나 시설이 요구되고 있어 제한적일 수 있다.
가정집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미국식을 선호하는 알비어는 업그레이드에도 미국식으로 유럽식을 선호하는 알비어는 유럽식을 고집하기도 할만큼 서로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국내에 미국식 모터홈이 익숙하기 때문에 사용해 보지 않았던 유럽 모터홈이 조금 더 궁금한 모델일 수도 있고 미국식의 거대한 생활공간과 사이즈보다 조금 더 기동성을 확보한 세련미를 추구하려는 의미에서 유럽 모터홈에 대한 선호도는 앞설 것이다.
이 모델 역시 확장되지 않는 기본적인 구성이다. 후면부 침대에 2인, 전면부 변환 침대에 2명 정도의 편안한 구성이 돋보이며 미국식 500~600급에 달하는 실내 공간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팝업 텐트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거나 취침 시간이 아니면 사다리를 접어서 보관할 수 있고 전면부 라운지 공간은 넓고 편안한 타입이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2열의 승차 공간은 대부분 90도로 세워져 있어 호불호가 나뉘는 구조이지만 그 불편함으로 인해 실내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것은 Class B의 숙명적인 한계임을 이해하기 바란다.
후면부는 길이 방향으로 트윈 베드가 설치되어 있고 중간 프레임을 당기면 더블 베드 타입으로 바꿀 수 있다. 중앙의 복도에는 레저 용품을 적재하거나 때로는 자전거, 수상 레저용품, 부피가 큰 장비를 적재할 수 있는 훌륭한 수납공간이 되고 있다. Class B 타입은 외형을 손대지 않기 때문에 좌우측의 너비가 고정이라 키에 따라서는 협소할 수 있고 주방, 샤워실겸 화장실의 사이즈가 Class C 타입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대신 고속 주행, 기동성, 바람의 저항 등 운행 시에는 부담을 줄이는 요인으로 꼽히게 된다.
서론에서 언급했듯 클래스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사용인원, 용도에 따른 구분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나 하나의 장점만 따져서도 안되고 단점만을 감안해서도 본인에게 맞는 모델을 찾기 힘들다.
어닝, 발전기, 전기 시스템, 오디오, TV, 외부 멀티미디어, 수납 공간의 사이즈와 구조 등 모터홈 자체의 특성을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본인에게 맞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무조건 수입 모터홈, 비싼 모터홈이 좋다는 것은 오랜 편견일 수 있다. 사이즈가 클수록 편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움직임에 제한을 느낄 정도의 사이즈라면 좀 더 기동성을 확보한 국산 캠핑카가 정답일지 모른다.
국산 캠핑카? 수입 모터홈? 이 모터홈을 사용하는 본인은?
이 질문이 엉뚱할지 몰라도 이 모터홈을 구입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신발을 신고 들어갈 것인지 아님 벗고 들어갈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 간단한 질문과 명제에 어느 정도의 해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랑하기 위해 이런 고가의 수입 모터홈을 구입하려고 한다면 말리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안좋은 인식을 심어주는 아이콘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누구나 캠핑카를 소유하고 유지, 관리 하기는 생각보다 쉽다. 하지만 잘못된 알빙 문화와 이미지로 이 새로운 문화에 치명타를 날리는 행위는 이제 근절되어야 한다. 본인이 힘들더라도 시작했다면 제대로 하고 그럴 마음이 없다면 호텔이나 펜션으로 가서 편하게 즐기길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