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캠핑카의 열풍은 지속될 듯, 하지만 관련 정책과 사용자의 인식은 제자리!
캠핑, 캠핑카의 열풍은 지속될 듯, 하지만 관련 정책과 사용자의 인식은 제자리!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05.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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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RV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인프라, 캠핑, 레저 관련 정책의 변화는 수년전과 달라지지 않고 있다. 그들의 눈에는 아직도 소수의 사람들이 즐기는 미미한 활동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늘어나는 증가 추세를 기준으로 정책을 세워야 할지, 인구 대비 혹은 자동차 등록 추세를 바탕으로 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은 달라질 것이다. 또한 늘어나는 캠퍼, 알비어의 활동에 비해 아직까지 올바른 행동 지침? 혹은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관련 법규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는 사이 전국 곳곳에서는 캠핑카, 카라반, 캠핑, 취사 등의 금지 현수막이 늘고 지자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 들이기 시작했다. 서로의 입장차, 원인은 과연 무엇이며 대책은 있는지 살펴본다.

캠핑카는 누가 봐도 캠핑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카라반 역시 누가 봐도 카라반임을 알 수 있다. 브랜드가 어디 것인지, 몇 인 취침이며 레이아웃이 어떤지는 실구매자와 유저 외에는 관심 밖의 내용이다. 유럽, 미국에 비해 국내에서 RV의 도난 사고는 거의 없다. 제한된 국토에 최대 3만 대 정도 밖에 없는데다가 도로 위의 CCTV나 블랙박스, 보는 눈이 많다 보니 금세 소유자를 파악할 수 있다.

도로 위를 운행하는 수많은 자동차, 전국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행락객들 모두는 익명성과 군중 심리를 갖게 된다. 도로 위의 신호 위반, 관광지 주변의 쓰레기 투기 등 불법적인 행위를 해도 누군가가 작정하고 신고하기 전에는 그런 행위를 이어나갈 것이다. 만에 하나 단속 되었다고 해도 불과 몇 만 원짜리 과태료를 내면 그만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캠핑카 유저들은 모두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워낙 눈에 띄는 큰 사이즈에 그들의 활동 하나하나에 모두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RV 커뮤니티에 또 하나의 내용이 올라왔다. 주변에 있던 누군가가 쓰레기를 캠핑카 아래에 몰래 버리고 갔다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은 한 두건이 아니다. 하지만 이 캠핑카가 그 자리를 떠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린 사람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았던 캠핑카가 쓰레기도 안 치우고 갔다고 논란거리를 키워 갈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캠핑 후 떠나기 전 주변 쓰레기를 모두 치우고 인증 사진까지 남기는 것이 일종의 자기 변론 자료인 셈이다. 억울한 교통 사고에서 가해자의 누명을 벗을 수 있는 블랙박스 자료인 셈이다.

캠핑카 구입에 있어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모델과 레이아웃, 옵션은 다르다. 30~50대의 자녀가 있는 부부는 취침 공간과 화장실, 샤워실을 우선시한다. 하지만 60대 이상의 노부부는 서로의 간섭이 적고 어디서든 장기간 생활할 수 있는 기동성과 전기, 청수, 배터리 용량을 우선시한다. 카라반이나 대형 캠핑카, 옵션이 부족한 모델은 선호하지 않는다. 차라리 세미 캠핑카를 선택할지언정 중간 입장인 절충형은 싫다고 한다.

노부부와 구입을 위한 상담을 하다보면 몇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노부부가 편안하게 다닐 2인 구성을 택할지, 자식, 손자 혹은 지인들과 함께 할 다인승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 일주를 기준으로 하는 일주일 이상을 버틸 수 있는 옵션을 선호하고 있다. 청수 탱크, 배터리 용량, 태양광 용량이 경쟁 모델보다 적으면 추가로 장착하면 되는 부분이지만 부족한 모델이라며 단호한 평가를 내린다.

침실, 화장실, 주방, 리빙룸=라운지=거실 등 모든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선택 옵션을 적용하려 한다. 가정집을 그대로 옮겨 놓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캠핑카를 위한 관련 시설과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 레저 활동, 캠핑, 캠핑카를 위한 인프라 구축!

수십 년 전과 비교해서 유명 관광지 주변은 무엇이 바뀌었을까? 편의점, 음식점, 커피숍이 늘고 주차 공간, 화장실도 어느 정도 확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편안하게 쉬러간 곳에서 시간당 주차 요금에 쫓기기도 하고 화장실 문이 잠겨있거나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었다. 물론 호텔 부럽지 않게 관리된 곳도 늘고는 있다.

사람이 많이 방문하고 수익이 되는 곳은 관리가 이루어지는 반면, 사람의 방문이 적어 돈이 되지 않으면 공공 시설물을 닫아 버린다. 사용자의 입장이라기 보다 관리자의 입장일 것이다.

캠핑은 캠핑장에서 해야 한다? 공감하는 부분이다. 주차장에서 텐트 치고 고기 굽는 그런 모습은 어느 누가 보아도 안 좋아 보일 것이다. 특히나 사람이 많아 공간이 부족한 곳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캠퍼와 캠핑카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일정 규모와 시설의 캠핑장이 늘어난다면 현재의 쓰레기 투기, 오폐수, 노지 문제는 사라질 것이다. 갈 곳이 없기 때문에 노지로 몰려나오는 것이다. 간혹 비용을 아끼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편하다면 내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다.

+ 캠핑카는 집의 축소판

가정집과 캠핑카를 비교해본다면 캠핑카는 집의 축소판에 해당한다. 거실도 작고 침실도 작고 화장실과 샤워시설도 불편할 수 있다. 이런 시설의 차이 외에도 가정집을 기준으로 하는 전기 공급과 상하수도가 필요하다. 이야기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

캠핑카에는 상하수도의 용량이 정해져 있는 셈이다. 내가 사용한 만큼 보충해야 하고 번거롭지만 용량이 차면 비워내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는 사용량이 많다면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충전 시스템을 갖추어 어느 정도 해결할 순 있다. 캠핑장은 이런 행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여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우리의 캠핑 문화는 해외와는 완전히 다르다. 텐트를 치거나 모닥불을 피는 자체에도 제약이 따르고 대부분 캠핑장에서는 일단 고기를 굽고 술 한잔을 기울여야 캠핑이라고 부를 정도이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차박과 캠핑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지에 쏟아져 나와 여기가 캠핑장인지 고기집인지 술집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무질서와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캠핑카는 이들에게 집이 아닌 곳에서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프리패스로 활용되고 있었다. 물론 대다수의 깨어있는 캠퍼와 알비어는 에티켓 타임이며 주위와의 논쟁거리를 피하며 가족만의 시간들을 보낸다.

모든 사람들의 취향과 요구 사항이 같을 순 없다. 누군가에게는 누울 공간만 있어도 만족스러울 것이다.

비싼 장비와 고가의 캠핑카를 구입했다고 해서 누군가 보다 잘하거나 전문가는 아니다. 온라인에서 이야기하는 벤츠 00녀, 00남처럼 그 브랜드의 가치를 돈으로 쉽게 구하고 누리며 자랑하려는 생각이 캠핑카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작 오래된 전문가들은 티 나지 않는 모습으로 조용히 자연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지금보다 한 단계 성숙한 캠핑, 캠핑카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과 실제 이용자, 캠퍼, 알비어 그리고 당일치기 행락객 모두의 인식 개선과 홍보가 필요하다. 하천, 강, 저수지에서는 낚시금지가 한창이고 전국의 노지는 캠핑금지가 한창이다.

모두의 세금으로 가꾸어진 한강을 비롯한 시민 공원들은 시간당 주차비를 받으면서도 주차 공간 확충이나 개선은 미루어두고 있다. 잔디보호를 명목으로 출입을 막는 것은 다반사이며 관리의 책임을 사용자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관리 주체를 위해 이런 인프라가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명심했으면 한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어야 한다.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관리의 주체이지, 헛된 곳에는 수 백억씩 예산을 낭비하면서 정작 필요한 것에는 인력부족을 들먹이며 가장 손쉬운 금지책을 내세우는 모습은 식상하다.

수십 년 전에 설계된 진입로, 주차장, 화장실 등을 아직도 유지하는 것이 관리가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꾸고 개선해야지 시민들을 상대로 이윤을 추구하려는 지자체는 반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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