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스페셜] 캠퍼밴 타고 뉴질랜드 여행-2
[투어스페셜] 캠퍼밴 타고 뉴질랜드 여행-2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7.10.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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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카포의 하루가 시작되다

테카포의 아침도 역시 내가 제일 먼저 맞이하였고 아이들이 자고 있는 캠퍼밴 뒤쪽의 블라인드를 걷어 올리자 모두 ‘와~’하고 탄성을 자아냈다. 햇살 가득 머금은 호수가 여유 있게 띄엄띄엄 사이좋게 자란 나무들 사이에서 빤짝이고 있었다. 아이들은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고 호수를 향해 달려 나갔고 그 사이에 난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이제 우리가 향할 곳은 마운트 존 천문대다. 세상에서 별을 관측하기 가장 좋은 스팟 2위에 선정된 이곳. 그만큼 오염이 없는 맑은 공기 덕분이겠지 생각하며 기대하면서 오른 그곳은 정말 눈과 귀 코까지 순수 그 자체가 느껴졌다. 그래서 일까? 아이들은 이곳에서 유독 시키지도 않았는데 가슴을 활짝 펴고 찍은 사진들이 많았다. 이곳에 오르면 어느 누구라도 깨끗한 공기 한숨, 맑은 하늘 한 장면이라도 더 담아 가고 싶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캠퍼밴에서 맞이하는 아침, 호수 위를 반짝이는 햇살이 너무나도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 전에 호수를 배경으로 캠퍼밴을 찍어본다

또 다른 명물, Astro café!

이른 아침에 오른 우리는 진한 커피가 너무도 생각이 났고 이곳에서 눈과 코가 즐거웠으니 입에는 미안한 생각이 들어 맛난 커피와 아이들을 위해 핫초코를 마시며 풍경을 좀 더 즐겼다. 다들 아무 말 없이 경치를 바라보며 앉아 간간히 사진을 찍기도 하고 긴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대열에 우리도 자연스럽게 녹아 들었다.

아쉬움을 뒤로 호수와 인사를 나누며 추억을 담아본다

빙하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푸카키 호수를 지나

정신을 놓고 있는 사이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마운트 쿡을 향해 서둘러야 함을 알고 다시 출발한다. 테카포 호수가 눈에서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밀키 블루 빛으로 반짝거리는 환상적인 호수가 또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푸카키 호수였다. 빙하가 녹아 흐르며 암석의 성분들이 녹아들어 모인 호수라서 일반 호수와는 완전히 다른 아름다운 빛깔을 띠고 있다. 가는 길에 몇 번을 차를 멈추고 호수를 바라보다. 테카포 호수도 아름다웠지만 푸카키 호수는 완전 다른 매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게다가 한참을 달려도 끝이없이 보이는 푸카키 호수의 사이즈는 날 더 놀라게 했다.

간간히 쉬엄쉬엄 호수를 구경하며 가는 도중 슬슬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고 때마침 뉴질랜드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Alpine 연어 양식장이 인근에 있어 방문하게 되었다. 아직 연어 맛을 모르는 아이들은 호수 근처에서 놀게 하고 우리 캠퍼밴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꺼내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 세팅을 하고 즉석 만찬을 즐겼다.

구입한 연어는 그 기름진 살코기가 싱싱하면서도 부드러워 도톰하게 썰어진 연어를 입안에 넣자 사르르 녹아들어 감탄을 자아냈다. 화이트 와인이 무척이나 생각났지만 운전을 해야 하는 난 참아야만 했다. 허기진 배를 기름진 연어로 잠깐 달래고 서둘러 숙소로 예정된 클렌테너 홀리데이 파크로 서둘러 움직였다.

마운트 쿡으로 향하다

세번째 숙소에 도착하자 곳곳에 뛰어 다니는 야생 토끼를 잡느라 아이들은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 뛰어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흥분한 아이들을 간신히 차에 태우고 후커밸리 트래킹을 위해 마운트 쿡으로 향한다.

캠핑장에서 더 놀기를 원하는 아이들에게는 눈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꼬셔서 데리고 갔지만 눈은 마운트 쿡의 정상 부근에서만 보이고 트래킹이 시작하는 화이트 호스 캠핑장에서는 뜨거운 햇살만 가득했다. 실망한 아이들을 추스리느라 정신없이 사람들을 따라 길을 나섰다. 그런데 3시간 정도의 평지 코스라던 후커밸리 트랙은 이상하게 처음부터 가파른 산을 올라야만 하는 게 아닌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면서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아이들을 달래가며 산을 오르는데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었음이 확실했다. 어느덧 태양의 고도는 낮아지고 있고 더 이상 강행했다가는 가파른 산길을 아이들이 기어서 내려가야 할 것 같아 철수하기로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길은 험하기로 유명한 트랙이었고 만약 계속 올라갔다면 산 정상에 있는 산장에서 하루를 묵어야 할 뻔 했다. 어두워진 뒤에야 숙소로 복귀한 우리 가족은 늦은 저녁을 하지만 성대한 스테이크 요리로 저녁을 해결했다. 그리고 아내와 나는 고민에 빠진다. 후커밸리 트래킹을 포기하고 다음 목적지로 갈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한 번 도전할 것인지 시간과 일정 등을 고려하며 고민하다가 결국 다시 재도전하기로 했다. 시간이 빡빡하긴 했지만 캠퍼밴의 장점을 살려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이동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이걸 포기했으면 엄청나게 후회할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뉴질랜드 여행에서의 하이라이트 중에 하나를 놓칠 뻔 했는데 캠퍼밴 덕분에 멋진 추억을 남기게 되었다.

글/사진┃양성철 ,  편집┃더 카라반 (2017. 9, 10월호 Vol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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