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보내다 모닝캄빌리지
겨울을 보내다 모닝캄빌리지
  • 더카라반
  • 승인 2016.01.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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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보내다 모닝캄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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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보내다 모닝캄빌리지 Morning Calm Village  

 

철원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행군, 눈 치우기 등 군인과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철원은 나에게는 다르게 다가온다. 고민이 많았던, 한없이 흔들리던 나를 평온하게 해준 모닝캄빌리지가 있기 때문이다.

 

차가운 마음을 녹이는 곳, 모닝캄빌리지

차가운 계절이 오고 있나 보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텅 비어있는 느낌. 서늘한 공기를 맞으며 길을 걷다 보면 지난날의 얼굴들이, 소중했던 많은 날들이 바람을 타고 내 머릿속을 흘러 지나간다. 영 개운하지 않은 기분. 이럴 때 필요한 건 어쩌면 그저 다른 곳으로 멀리 나를 데리고 가는 것이다. 딱히 가고 싶은 곳도 없었고, 적당한 숙소를 찾는 것은 더더욱 힘들었다. 알음알음 물어물어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는 그런 곳을, 그런 펜션을 목적지로 하고 과감하게 떠났다. 바로 강원도 철원의 모닝캄빌리지로 말이다.

 

 

 

 

 

연인과 포옹을 하는 군인, 입가에 미소가 넘치는 군인. 철원의 버스터미널은 그렇게 군인들로 붐볐다. 군 시절이 떠올라 괜스레 마크 사로 향했다. 사단 마크를 비롯한 다양한 군용품들. 그렇게 추억에 취해 갈 때쯤 펜션 픽업 차량이 왔다. 내겐 펜션에 묵을 땐 한 가지 법칙이 있다. 직접 운전해서 가지 않기. 쉬기 위해 가는 것이기도 하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펜션의 첫 느낌은 픽업 차량에서 결정된다는 되지도 않는 신념 때문이다. 픽업 차량으로 느낀 모닝캄빌리지의 첫 느낌은 친절함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과도할 정도로 친절했다.

 

 

 

 

 

 

 

 

 

10분 정도 친절함의 절정을 몸소 느끼며 달려 모던한 디자인의 펜션 모닝캄빌리지를 만났다. 12월의 강원도답지 않게 모닝캄빌리지는 포근했고 그늘이 있는 부분에만 부분부분 잔설이 남아있었다. 시큰거리는 코와 폐부가 따끔거릴 정도의 추위, 눈이 쌓여 힘들어 축 처진 나무들을 기대하며 겹겹이 내복을 껴입은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역시나 친절하게 내 짐을 다 들고 가는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프런트. 그곳에서 또 다른 직원을 만나게 됐다. 바로 모닝캄빌리지의 마스코트인 래브라도 리트리버 ‘고리’와 ‘토실’이다. 처음 만나는 녀석들이지만 이곳의 직원답게 엄청나게 붙임성 좋게 나에게 다가와 애교를 부렸다. 다리에 다가와서 살랑살랑 애교를 부리는 그 녀석들을 보고 있자니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게 유혹하는 녀석들에게 홀려 한동안 프런트를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2011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모닝캄빌리지는 호텔형 펜션이라는 콘셉트답게 태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라텍스, 최고급 거위털 이불 등이 비치되어 있어 호텔 같은 편안한 느낌을 줬다. 또 기존 펜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이한 블라인드와 가구, 조명 등 디자인적 측면에 세심하게 신경 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객실의 욕조를 보면 이상하게 낯이 익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바로 영화 ‘하녀’에서 전도연 씨가 사용하던 욕조와 같은 욕조이기 때문일 것이다.

 

 

 

 

 

 

 

휴식을 위한 공간, 모닝캄빌리지

이런 최신식 시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바로 직원들의 친절함일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로서는 특이하게 레저 숙박업에 진출한 심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펜션답게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매니저가 되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음식을 세팅해 주고, 자전거를 타고 철원을 누비고 싶으면 자전거를 가져다주는 등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원하는 가족이나 연인의 마음을 깊은 배려로 감싸준다.

 

 

 

 

 

 

 

모닝캄빌리지는 액티비티 활동보다는 오로지 휴식을 위한 공간이었다. 입구 쪽에 있는 펜션 내 카페에서 한탄강 송대소의 주상절리와 흐르는 강물, 그 위를 날아다니는 철새를 바라보며 마시는 한 잔의 차는 그동안 지쳐있던 나를 실감하게 하고 평온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평온함은 객실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객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강물을 보며 누울 수 있는 푹신한 침대와 욕조까지. 어느 하나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다.

 

 

 

 

 

 

 

수십 번의 겨울을 보냈고 모르지만 앞으로 몇 번의 겨울 보낼 나. 올겨울, 나의 철원 여행은 그 많은 겨울 중에 짧고 또 짧은 날이겠지만, 기억 속에서는 늘 남을 것이다. 쉼과 여유를 배울 수 있었던 모닝캄빌리지에서 ‘고리’와 ‘토실’이를 쓰다듬을 수 있었고, 그동안 허기지고 공허했던 내 마음을 든든하게 채웠으니 말이다

 


editor 최웅영 + photograph STORM COMMUNICATIONS + 사진 제공 Morning Calm Vill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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