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즐기는 캠핑 6계명 #5
바보가 즐기는 캠핑 6계명 #5
  • 더카라반
  • 승인 2014.10.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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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즐기는 캠핑 6계명 #5

COLUMN

 

 

 

 

 


육군병장. 우리 집은 논산 훈련소

 

 

 

 

군인정신에 준하는 캠퍼아버지들

군인정신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 가끔 생각난다. 무언가 열심히 하다가 힘들고 포기하기 전 생각나는 말이다. 어떻게 해야 군인 정신이 생길까? 사실 군인정신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군이 되기 위해 처음 가는 곳은 안다. 국군훈련소가 그곳인데, 훈련소에서는 동화교육, 군인 기본자세 그리고 기본 전투기술을 배운다. 여기서 처음으로 배운 것은 군인정신이 아닐까 한다.

캠핑을 가면 정비가 잘된 캠핑장도 있지만 노지캠핑, 오지캠핑 등 스스로 환경을 만들어야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군인정신이 필요하다. 알프스 고지, 시베리아 벌판, 고비사막 등 최악의 환경에 처해도 군인은 주변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생존해야 한다. 이와 견주어질진 모르겠지만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극한의 노력을 요하는 캠핑,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희열. 그래서 캠핑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현대 캠핑의 극한 장애물 시간이 부족한 캠핑은 슬프다

솔직히 캠핑의 극한 환경 중에서 꼽으라면 ‘시간’일 것이다. 시간을 여유롭게 가지고, 가족들의 시간을 모두 맞추며 돈을 시간으로 사지 않고도 가능한 3무(無) 캠핑이 불가능한 요즘이다. 내 시간을 만들어 캠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가족들 모두가 시간을 내어 함께 캠핑을 간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다. 최근 캠핑과 가족사랑에 빠져있는 아버지 캠퍼 앤디님과 캠핑 약속을 잡으려고 늦은 밤 한강 뜰에서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다. 서로의 시간을 잡는데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들의 학교와 학원 방학 시간이었다. 회사를 다니면 어렵게 여가시간을 만들어도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이라면 오히려 불편한 시간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 캠핑을 꼭 가야 한다면 시간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캠핑보다 생활이 먼저가 되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시간의 굴레를 받아드려야 한다.

 

캠핑의 기술은 군대에서 배운다

또 다른 캠핑의 극한 환경을 생각해보면 너무나 어려운 장비와 기술에 대한 습들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텐트를 혼자 설치하는 동영상이 많이 나와 있다. 캠핑을 가서하는 첫 번째 기술이 바로 숙영지에 잠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혼자 텐트 치는 것이 어려울까?

국군훈련소를 수료한 사람이라면 가장 중요한 교육 중 한 가지로 기본전투기술 훈련을 말하는 것이다. 전투에 필요한 장비를 배우기도 하지만 숙영과 구급법 등과 같이 생존을 위한 기술도 배운다. 숙영에서는 텐트구축, 취사방법, 주변 환경 구축 등의 생활캠핑을 배우고, 구급법 교육에서는 수상안전사고, 산악안전사고 등에서 응급구조 활동에 대해 배운다. 이렇게 좋은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우리들의 아버지는 모두가 캠핑의 열광팬이 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삼척해변으로 캠핑을 갔었다. 비가 오는데 모래사장 위에 텐트를 치고 계신분이 있었는데 텐트를 치고 마지막 작업이 텐트 주변에 물고를 만드는 것이었다. 군인 출신이 분명했다. 모래사장에서는 물고가 없어도 모래 아래로 모든 물이 빠져 물고가 필요하지 않지만 캠퍼는 군인정신으로 텐트를 치고 나면 물고와 해충방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기술 교육을 습득하기 때문이다. 군인정신이 살아 있는 캠퍼다운 모습이었다.

 

논산훈련소에서 배운 군사훈련을 생활 속 캠핑으로 재구성하자

나의 기억에 가장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캠핑은 논산훈련소 캠핑이다. 군인이 되기 위해 처음 받는 5주간의 군사훈련. 하지만 정말 이렇게 좋은 교육은 평생 다시 받기도 힘들다. 야영을 위해 산을 걷고 자연과 하나가 되기 위해 주변 자연물을 이용해서 숙소를 만들며 함께 하는 동료들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야생동물의 위험을 방어하는 등 만약 캠핑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논산훈련소 교육을 수료한 캠퍼에게 배우라고 권유하고 싶다.

 

안전캠핑을 위해 온 가족이 함께 기초훈련을 해야 되요

나를 따르는 캠퍼 중에는 6살 꼬마숙녀가 있다. 어느 날 TV방송으로 논산훈련소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적이 있다. 어린 캠퍼의 눈에는 군사훈련이 아닌 캠핑을 하는 사람들로 보였나보다. 텐트를 치고 취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미있게 캠핑을 한다고 가보고 싶다는 말을 하는 걸 보니 말이다. 여군이라도 보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집안에서 열심히 인형을 가지고 군인들의 야영훈련을 따라하면서 야영에 필요한 말들을 내뱉기도 했다. “뱀이 오면 안 되니까 막사 주변에 약을 뿌려야 되요!”라고 할 때는 신기하면서도 ‘캠핑에 대한 기초지식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군’ 하면서 바보아버지의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캠핑을 접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캠핑을 통해 얻는 자연과의 교감과 호연지기를 보다 깊게 배울 수 있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아버지가 교관이 되어 우리 가족의 논산훈련소 체험을 함께하며 생활캠핑을 위한 시작을 나서보자. 나 혼자하는 캠핑보다 가족이 교감하는 캠핑을 하려면 가족의 의견과 지식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캠핑,

“우리 집 훈련소에서 가족 캠핑훈련을 받아요!”

 

 columnist + 고길준 (바보여행생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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