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 트렌드 변화와 겨울철 주의사항
RV 트렌드 변화와 겨울철 주의사항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12.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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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時機尙早)’는 어떤 일을 행하기에 적절한 때가 아직 아니라는 뜻으로 좋은 결과를 위해서 조금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의도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다. 국내 RV 시장은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단적으로 RV의 등록 대수만 보아도 얼마나 빠르게 이 시장이 커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21년을 기점으로 RV 등록대수가 4만대를 넘어서고 있다. 불과 20여 년 전, 수백 대에 그쳤던 카라반, 캠핑카는 현재 수개월을 기다려야 겨우 받을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높고, 팔고 싶어도 팔 물건이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RV를 찾는 사람들은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코로나 19로 여행이 주춤해진 반면, 캠핑카나 카라반을 사서 가족끼리 안전하고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에 무턱대고 구입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구입 후 몇 차례 캠핑을 즐기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캠핑에 대한 아무런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구매했던 사람이라면 편리함보다 냉혹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포기 선언을 할 수도 있다. 구입할 때 좋았고 팔려서 더 좋다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다. 비싼 수업료를 치뤘지만 말이다.

750kg 이하의 소형 트레일러, 카라반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데일리카에 견인장치만 부착하면 누구든 쉽게 활용할 수 있다. 길도 모르고 차를 알지 못해도 오토 면허를 따고 도로 위를 달리듯 말이다. 면허 소지자가 늘어나고 면허를 쉽게 따며 네비가 목적지까지의 길을 알려주는 만큼 도로 위의 사건사고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내가 우회전을 해야할지, 좌회전을 해야할지, 이 교차론지 다음 교차론지 모른채 도로 위를 달리다가 아차 싶으면 급한 마음에 핸들부터 돌린다.

처음 RV를 구입한 사람의 마음이 이러할 것이다. 분명히 기쁘고 즐겁지만 여기서 캠핑을 해도 될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방법인지, 뭐가 불법인지도 모른채 시간은 지나간다. 익숙해질수록 좀 더 편한 것을 찾게 되고 귀찮은 일은 무시하게 된다. 편하고자 RV를 구입했는데 어렵게 오수통을 비워야하고 화장실도 내가 치워야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나 주차까지 어려워지니 편법과 요령만 늘어간다. 최근 구입한 신규 RV 유저 중 20%는 이런 상황일지 모른다.

반면, RV가 꼭 필요해서 구입하는 제대로 된(?) 알비어라면 모델 선택부터 면허 취득 과정, 구입, 보관, 유지, 관리, 옵션 선택, 캠핑장 선정까지 모든 것들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오랜 시간 준비했을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구입 후 어떻게 세팅을 하고 사용할 것인지까지 후기를 정독하며 간접적으로 배우고 귀담아 듣고 볼 것이다. 처음이라 시행착오는 겪겠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올바른 알빙을 이어나갈 것이 확실하다. 이런 대다수의 알비어들이 모이면 국내 RV 환경은 선진국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인식 역시 RV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다르구나라고 바뀔 수 있다. 카라반, 캠핑카를 포함한 RV의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카라반이나 캠핑카를 구입했다고 해서 모두가 제대로 된 알비어는 아니다. 모든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 기준, 성향은 같을 수 없다. 완벽주의자가 있는 반면, 뭐든 대충대충 하는 사람도 있고 마지못해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보아도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캠핑을 하지 않거나 싫어하는 사람의 시선에서는 한심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룰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살아온 시대와 나이대에 따른 서로간의 다름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 아버지 세대의 방식과 40~50대 중장년층, 20~30대의 문화와 생각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카라반과 캠핑카를 구입하고 알빙을 즐기는 활동 자체는 캠핑만큼이나 보편적인 취미, 레저 활동이 되고 있다. 본인의 소득 수준과 가족 구성원, 취향에 맞추어 자동차를 바꾸듯 필요한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RV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백만 원에서 1억 이상의 모델까지 선택의 폭은 넓다.

피견인형인 카라반, 텐트트레일러, 카고 트레일러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한다면 활용에 대한 기준이 세워질 것이다. 견인이 불편하다면 일체형인 캠핑카를 픽업 트럭이라면 트럭캠퍼나 확장형 트레일러까지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마저 불편하다면 루프탑 텐트나 차박, 세미캠핑카, 경차 캠핑카까지 선택지는 넓다.

1년에 2, 3번대씩 RV를 기변하는 사람도 있고 산지 얼마 안된 카라반을 파는 사람도 있다. 사정은 있겠지만 신중한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 겨울철 RVing, 안전은 타협할 수 없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일산화탄소 사망, 화재, 폭발 등의 사건사고를 접하게 된다. 조금만 주의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가 대부분이다.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나는 아니겠지라는 안전 불감증과 이어진다. 야외 활동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철저한 준비와 노하우,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잊고 있다.

겨울 장박 시 편리함을 위해 가정용 가스통을 배달하거나 보관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불법 행위이다. 기름통, 부탄가스 역시 안전한 장소에 보관, 관리 되어야 하고 난방 대책과 환기구 외에도 화재를 대비한 소화기, 경보기 등을 필히 준비하기 바란다. 가족의 안전은 물론 주변의 타인까지 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품이기 때문이다.

RV에 관련된 시설과 부품, 용품은 가격이 비싼 편이다. 하지만 정확한 부품의 사용과 철저한 설치 매뉴얼, 적절한 전용 툴, 전문가에 의뢰하지 않고 개인이 설치하거나 개조, 수리하는 것은 위험요소를 가중시키는 행위이다. 설치 매뉴얼과 사용법을 무시한 채 부주의까지 겹치면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겨울철 야외 활동이다. 절대, 안전과 타협하지 않길 바란다.

RV가 아닌 캠핑 역시 공통 사항이지만 난방, 보온 대책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혹한기 캠핑은 자제하기 바란다. 캠핑장의 전기 사용량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폭설 등의 이유로 전기 공급이 불가능할 경우, 난방 대책이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전기 장판, 각종 캠핑용품을 문어발식으로 연결해 두었다가 누전 차단기라도 떨어지면 내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국내 캠핑장 환경상 화재로 이어지면 순식간에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스 폭발, 화재, 일산화탄소 중독에 대한 문제는 대부분 알고 있지만 소화기 및 경보기를 준비한 캠퍼는 드물다. 아무리 시설이 잘 갖추어진 캠핑장이라도 초기 진화를 하지 못하면 대형 사고와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하길 바란다.

차박, 초보 캠퍼, 술에 취한 사람은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기 쉽다. 여분의 비상 식품, 조명, 난방, 여벌의 옷, 차량 배터리 관리, 동파 방지, 자동차의 체인까지 혹한기에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RV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가스통의 잔량이 부족하거나 폭설이 예상되거나 레귤레이터에 이상이 감지된다면 알빙을 다음으로 미루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외부에 확장 텐트와 쉘터를 세팅하고 내부에 화목난로, 기타 난방기를 세팅한 경우 철저한 준비가 필수이다. 주변의 텐트나 가구가 폭설, 바람 등으로 화기에 닿을 경우, 화재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불꽃이 날리거나 연통이 무너지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아이들이 있다면 난로 주변에 울타리를 치거나 화상 등에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모든 불씨를 정리하기 전에는 취침하지 않는 여유도 필요해 보인다. 꺼진 화롯대에서도 연기와 가스가 나올 수 있어 텐트 내부에 보관은 금물이다. 이럴 자신이 없다면 혹한기 캠핑은 하지 않길 바란다.

RV 역시 겨울에는 윈터 타이어가 도움이 된다. 장박 시에는 타이어를 감싸 보호에 신경쓰길 바란다

각종 sns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겨울 캠핑은 장박지일 확률이 높다. 언덕길이 많은 국내 도로 여건상 한겨울에 장거리 이동은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폭설이 쏟아지면 일반 자동차도 발길이 멈추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최대한 미리 이동하거나 눈이 오면 안전한 곳에 RV를 한동안 멈추어두길 바란다. 피견인차의 특성상 눈길에서 제동하는 것은 상상 이상의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캠핑카 역시 무게 중심이 높고 무거워 제동거리는 물론 이동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을 만날 수 있다. 미리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가장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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