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알빙은 다른 계절이 주지 못하는 색다른 낭만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알비어에겐 말이다. 준비가 소홀했다면 그 어느 계절보다 혹독한 것이 현실이다. 겨울 알빙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어닝 텐트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공기 주입으로 에어빔을 세우는 타입일 것이다. 기존의 폴대 방식에 비해 설치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튼튼하며 폭설 등으로 인한 손상이 적고 실내 공간도 상당히 넓은 장점을 갖는다. 대신 이런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부피가 크고 무겁다.
에어 텐트의 특징은 비슷할지 몰라도 브랜드별, 텐트의 설치 사이즈에 따라 조금씩 다른 특징과 무게를 보일 수 있다. 가장 간단한 3미터, 4미터, 5미터, 6미터 혹은 좌우에 추가로 결합되는 별도의 텐트 구성도 가능해진다.
대부분의 어닝 텐트는 바닥이 없는 구조로 별도의 바닥 작업이 필요하지만 파쇄석 등에서 의자와 테이블, 난로 등을 놓고 사용한다면 측면의 하단, 타이어와 연결된 레일에 별도의 스커트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난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령이다.
어닝 텐트는 좌우 측면과 전면부, 우레탄 창, 커튼 등이 일체형으로 다 붙어 있어 상당히 무거울 수 있고, 혼자 설치하는 것보다는 측면에서 한 명씩 2명이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닝 텐트는 카라반의 측면 라인을 따라 레일에 끼우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지만 일부 모델은 어닝의 끝부분에 결합해야 할 수도 있다. 측면 어닝이냐 루프 어닝이냐에 따라서도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닝의 길이와 카라반의 길이를 비교해 적합한 사이즈를 찾는 것이 우선시된다.
유럽 카라반을 기준으로 보면 어닝 레일은 전면부 하단이나 후면부 하단에서 시작하도록 되어 있다. 제일 아래에 위치한 레일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약 50cm 위에 있는 또 하나의 시작점에서 밀어 넣는 것이 유리하다. 한 명은 당기고 다른 한 명이 밀어 올리는 것이 요령이다.
어닝 텐트 설치 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바로 측면에 부착된 사이드 어닝인데 어닝 레일과의 간격이 너무 좁다거나 에어를 넣었을 때 어닝에 걸려 빈 공간이 생기고 형태가 비틀어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루프 어닝은 이런 간섭이 줄어들어 신중한 선택과 판단이 요구된다.
어닝 텐트 설치 시 가장 애를 먹는 것은 레일에 텐트를 결합해 당기다가 걸리는 문제인데 높이가 닿지 않아 발생된다. 출입구 스텝이나 작은 사다리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어닝 레일 속에 이물질이 있거나 단차가 있어 움직이지 않는 경우인데 설치 전에 드라이버 혹은 전용 툴을 활용해 레일 내부의 찌꺼기와 먼지 등을 쭉 정리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상단부 레일에 텐트가 어느 정도 들어갔다면 출입구와 창문 등을 고려해 세팅 장소의 고정 작업이 필요하다. 어닝 텐트의 세팅 후 깊이는 대략 2.5미터이므로 에어빔에 공기를 주입하면서 앞뒤로 형태를 맞추어주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에어 텐트에 공기를 주입하기 위해 밸브를 열고 전용 수동 펌프를 움직이면 금세 자립하게 된다. 일부 모델은 에어빔끼리 연결되어 있어 좌우측 에어빔으로 연결관을 조절해야 하고 개별로도 공기 주입을 하는 모델도 있다. 정확하게 공기 주입이 끝나면 마개를 채워 커버를 덮어주면 끝난다.
에어 텐트 자립이 끝나면 빈 틈을 없애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팩을 고정해주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카라반의 측면과 텐트의 이음새 부분은 팩 고정부위를 카라반 아래로 최대한 당겨 고정하는 것이 필수이다. 텐트의 전체 사이즈를 감안해 수평 수직을 맞추어가며 전체적인 팩 고정이 끝나면 마무리된다.
기본적인 에어텐트 설치가 마무리되면 장박일 경우는 더욱 세심한 세팅이 요구되는데 주말 알빙 후 다음 주말 사이에 폭설을 대비한 추가 지지대를 설치하거나 바람에 무너지지 않도록 하단부 스커트 점검, 카라반 하부의 스커트 정리, 바닥 공사, 배수로 정리 등이 요구되기도 한다. 텐트 내부에 난로나 전열기구 등을 배치한 경우는 전기 장치, 화재를 대비한 별도의 작업도 필요하다. 에어텐트의 장점 중 하나는 폭설로 인해 무너지더라도 눈이 쓸려 내려가거나 털어주면 다시 자립이 될 정도로 튼튼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1박 2일 혹은 잠시 머무는 정도에서 에어텐트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것은 상당한 노하우와 용기가 필요할지 모른다. 그래도 필요하다면 사이즈를 좀 더 작은 모델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카라반과 에어텐트의 사이즈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또한 어닝의 유무와 사이즈에 따라서도 설치 요령은 달라진다. 동일한 모델을 측면 어닝 끝에 끼우고 어닝을 펼쳤다가 접는 방법도 노하우 중 하나이다. 높이가 낮아져 설치가 쉬운 반면 어닝에 상당한 무게가 실려 간단한 작업은 아니다.
이 방식의 장점과 단점은 분명하다. 내가 구입한 에어텐트의 높이가 짧거나 지면의 높낮이가 달라질 경우, 한 뼘 정도의 높이가 낮아져 스커트가 뜨거나 형태가 변형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측면의 빈 공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에어텐트의 형태가 약간 비틀어질지도 모른다.
어닝 텐트를 설치하고도 측면과 하단부의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한겨울의 황소바람으로 인해 일반 텐트와 별 차이가 없을지 모른다. 그만큼 꼼꼼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카라반과 에어 텐트의 조합은 말 그대로 매칭이다. A 브랜드의 제품이 내 카라반과 잘 맞을지 몰라도 B 브랜드의 텐트는 상극일 수 있고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없는 초보자는 이런 매칭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편법으로라도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 출입구 옆, 카라반과의 빈틈은 별도의 타프 폴대를 활용하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 폴대를 세우고 단열재 혹은 스폰지, 고무 재질, 덕트 테이프 등으로 고정하면 유리하다. 측면 소재에 따라 흡착판으로도 고정이 가능하고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된다.
설치만큼이나 접고 가방에 넣는 일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에어 텐트의 특성상 에어가 빠지지 않았다면 부피가 커져 가방에 수납되지 않을 것이며 빼고 넣고의 반복 작업일 것이다. 텐트의 형태대로 잘 펼쳐서 공기 주입기를 반대로 껴 공기를 빼주고 신중하게 접는 것이 더 유리하다. 한겨울에 땀을 한 바가지 흘리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 에어텐트는 위에서 설명한 방식과 조금 다른 모델이다. 전면부에 라운드 형태의 에어빔이 들어가고 중간의 버팀목 같은 에어빔은 빠진 모델이다. 무게가 가볍고 설치가 훨씬 수월해진다. 대신 실내 사이즈는 많이 줄어들었다.
이런 타입은 설치와 해체가 쉬워 겨울이 아니더라도 4계절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보인다. 대신 폭설 등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별도의 예방 대책이 요구된다. 아니면 주말 활용 시에 번거롭더라도 설치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위의 사진과 에어텐트는 예전에 제품 테스트를 위해 설치하고 해체한 모습이므로 실제 활용 시의 모습과는 다를지 모른다. 제대로 팩을 고정하지 않은 점도 일부 감안해서 보아야 한다.
국내에서 에어텐트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그만큼 카라반을 활용하는 알비어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겨울 동안 카라반을 세워두는 것을 떠나 겨울의 낭만을 만끽하려는 알비어에게 확장 텐트, 어닝 텐트, 에어텐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품이 되고 있다. 물론 별도의 쉘터 타입도 가능하지만 장박지를 찾은 알비어라면 만족도가 제일 높은 세팅 방법이나 호불호는 나뉜다.
한겨울 장박지의 모습이다. 카라반과 에어텐트의 높이가 맞지 않을 경우, 데크를 설치하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한겨울은 바람과 폭설, 난방이 최대 관건이다. 방심하면 그만큼 데미지를 입게 되고 즐거워야 할 시간이 불편함으로 이어질 것이다.
겨울 알빙을 단 한 번이라도 해 본 알비어는 알 것이다. 겨울철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얼마나 준비를 잘해야 하는지 말이다. 어닝 텐트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는 동파 관련 사항을 잊지 않고 철저하게 해야지 안전하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카라반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 아냐'라는 반문도 있을 수 있다. 카라반+어닝 텐트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화재, 동파, 난방, 물 사용, 가스 등 만반의 준비만이 당신과 가족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