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의 벙커베드에 대한 이야기!
캠핑카의 벙커베드에 대한 이야기!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12.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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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윗쪽으로 설치된 벙커베드는 캠핑카에 있어 추가적인 고정 취침 공간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제작된 1톤 베이스 캠핑카에는 대부분 벙커 베드가 설치되고 있다. 마치 벙커 베드가 있는 1톤 화물차는 캠핑카, 벙커 베드가 없는 모델은 일반 화물차라 불러도 될 만큼 독특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고 있다. 벙커 베드는 배나 기차의 침상, 아이들을 위한 이층침대에서 그 어원을 찾아볼 수 있다.

카라반의 베드 / 캠핑카의 벙커베드

소형 카라반의 침대를 보고 벙커 베드라 부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캠핑카 외부로 불룩하게 튀어나온 공간은 벙커 베드 타입이라고 부르고 있다. 벙커 베드는 베이스의 사이즈와 외형 디자인에 따라 사용 인원이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의 싱글 캡은 2인용 취침 공간에 적합하지만 일부 더블 캡 베이스의 모델에서는 이보다 훨씬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면부가 에어로 다이나믹한 유선형일수록 실내에서의 높이와 전면부의 면적이 좁아져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벙커 베드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다락방 느낌의 공간이며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벙커 베드를 활용하지 않을 경우라면 부피가 큰 생활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적재함, 수납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일부 모델은 벙커 베드의 하단부 바닥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 타입으로 제작해 그 활용도를 높이기도 한다.

매니아 560의 벙커베드

벙커 베드는 자칫 버려질 수 있는 공간을 활용해 취침 인원을 늘일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리빙룸처럼 앉거나 서서 생활하기는 힘들지만 변환 과정이 필요 없고 실내 공간과 외부의 뷰를 볼 수 있는 멋진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아이들이 취침하는 공간이라면 떨어지지 않도록 네트를 꼭 결합해 활용하기 바란다.

이베코 베이스로 제작된 벙커베드는 높이만해도 상당해 별도의 사다리가 필요하다

가끔은 루프탑 텐트 혹은 팝업 텐트의 이층 공간을 벙커 베드로 착각할 수 있는데 이는 카테고리가 다를지 모른다. 팝업 되지 않아도 활용할 수 있는 고정 타입을 벙커 베드라 부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국내에서 제작된 초기의 캠핑카를 기준으로 본다면 벙커 베드 타입은 프레임을 연장하지 않고 리빙룸=침실 레이아웃의 승합차 베이스 캠핑카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전형적인 U자 타입의 공간은 낮 시간 동안 가족 모두가 둘러앉을 수 있는 리빙룸이라 누군가가 피곤해서 눕고 싶어도 변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소파 한 곳에 길게 누워야 했고 변환 후에도 4인 가족이 모두 눕기엔 좁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캠핑카들은 대부분 프레임 연장을 통해 전면부 리빙룸, 후면부 고정 침실로 전체 레이아웃이 길어져 별도의 벙커 베드 없이도 공간의 분리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벙커, 리빙룸, 침실, 화장실 겸 샤워실로 공간이 확실히 구분되면 장시간 외부에서 생활할 경우, 장점이 될 수 있고 만족도는 올라갈 수 있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벙커 베드가 설치된 1톤 캠핑카는 벙커 베드로 인한 횡풍, 주행풍의 영향과 높이에 따른 단점도 동시에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벙커 베드의 외부 디자인만 보아도 제작사의 기술력이 엿보일 정도로 많은 노하우가 숨겨져 있다. 한동안 벙커 베드가 무한정 커지다가 최근 들어서는 낮고 부드럽게 혹은 각진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미스터 캠퍼의 벙커 베드, 아리아모빌, 제일모빌 등의 특징 있는 벙커 외형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이다. 수입 캠핑카의 일부 벙커 베드는 전면부의 수납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벙커 베드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너무 낮아 수납공간으로 활용된다.

특이한 3층 구조의 렉스턴 캠핑카, 벙커베드 위로 팝업 텐트가 추가로 설치 가능한 모델이다

1톤 화물차에만 벙커 베드가 설치되는 것은 아니다. 취침 공간이 좁은 4륜 SUV 베이스와 픽업 타입 혹은 더블 캡 타입의 베이스에서도 벙커 베드는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묘수가 된다. 위 사진의 모델은 마치 트럭캠퍼를 일체형으로 결합한 모습이다.

벙커 베드가 높고 클수록 취침 공간과 실내에서는 쾌적한 공간이 연출되지만 좁은 도로, 캠핑장에서는 낮은 나뭇가지와 전선 등으로 인한 자잘한 파손,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벙커 베드는 너무 길게 튀어나오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수 있어 좀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급정거, 급브레이크 시를 고려한다면 벙커 베드에는 주행 중 이불 정도의 물건 외에는 올려놓지 않길 바란다.

캠핑카에 있어 벙커 베드는 전체적인 사이즈와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대부분 벙커 베드와 후면부 생활공간이 일체형으로 제작, 완성도 역시 올라가고 있는 추세이다.

언젠가는 벙커 베드가 아닌 측면 확장 타입으로 변화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카라반, 트레일러의 장점을 품은 캠핑카, 여기에 또 다른 베이스가 나온다면 더 큰 변화도 예상할 수 있어 기대해 볼만하다.

캠핑카의 벙커 베드, 주어진 공간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어 이 디자인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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