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스페셜] 옐로스톤-그랜드티턴 캠핑카투어 2
[투어스페셜] 옐로스톤-그랜드티턴 캠핑카투어 2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8.04.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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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2, 옐로스톤(노리스 – 맘모스 핫스프링 – 그랜드캐년 )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가장 뜨겁고 가장 오래된, 노리스 지역

이곳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뜨겁고 활동적인 열수 현장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캡틴에 설명에 의하면 이곳에서 가장 높게 관찰된 온도는 무려 237도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온도를 뿜어내기 때문에 트레킹을 하는 동안 정해진 산책로를 벗어나지 말고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간헐천인 스팀보트 가이저(steamboat geyser)가 이곳에 있는데 분출되는 높이는 90~120m에 이른다고 한다. 스팀보트 가이저는 첫째 날 올드 페이스풀 가이저와는 다르게 분출 시각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우연이라도 분출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 정말 큰 행운인데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이 지역을 트레킹 하는 동안 스팀보트 가이저를 만날 수 있었다.   노리스 지역은 처음에는 나무로 둘러싸인 흙길을 걷다가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무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만날 수 있다. 노리스 지역을 한 바퀴 다 돌고 나올 동안 기대했던 스팀 보트 가이저를 만나지 못하나 했는데 마지막 코너를 돌아서 올라오는 순간 분출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날씨도 좋아서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었던 스팀 보트 가이저. 기분 좋은 트레킹을 마치고 나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 팔레트, 맘모스 핫스프링 (Mammoth hot springs)

이곳은 석회질의 지하수가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화산 지형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탄산염 온천이었다. 이 지역의 가장 화려한 볼거리는 팔레트 스프링(Palette Spring)이라는 지형이었는데 계단식으로 만들어졌으며 독특한 색깔 패턴을 띄고 있었다. 재미난 것은 이 색깔을 만들어 내는 친구들이 인위적인 방식이 아니라 온천수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색깔이었다. 과거에는 눈부시리만큼 화려한 총천연색이었는데 지금은 온천수의 양이 많이 줄어들어서 그런지 색깔이 많이 퇴색된 것 같았다.   수량이 많이 줄어들어 흰색 석회질의 계단식 논 모양을 띠고 있는 곳이 많지만 아직도 계속적으로 물을 뿜어내고 있으며 온도가 높은 곳은 최대 73도까지 나타난다. 몇 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석회질과 미네랄의 계단들은 정말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이 만들어낸 걸작이었다.

상상도 못 했던 옐로스톤의 그랜드캐년  

나는 옐로스톤에도 그랜드캐년(Grand Canyon of Yellowstone)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리는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그랜드캐년으로 향했다. 캡틴이 점심을 먹을 때 든든히 많이 먹으라고 미리 힌트를 줬는데 도착하는 순간 대충은 감이 왔다. “이번 코스는 내리막과 오르막이 많으니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캡틴의 응원과 함께 나는 발아래 엄청난 절경이 보이는 트레킹 코스로 향했다. 그랜드캐년을 다녀와 본 나로서는 애리조나주에 있는 그랜드캐년과 옐로스톤에 있는 그랜드캐년이 어떻게 비슷한지 직접 눈으로 보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무 사이사이로 발아래에 있는 엄청난 대협곡이 눈에 들어오자 내 발걸음은 빨라지기 시작했다. 연이은 트레킹으로 더워서 반팔 티로 갈아입은 찰나 옐로스톤 그랜드캐년의 깎아질 듯한 대협곡과 시원한 폭포는 나의 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했다. 시원한 물소리와 숲속의 새소리를 BGM 삼아 30분 정도를 내려갔을까? 밑에는 어마어마한 수량의 폭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에는 가장 아름다운 폭포로 손 꼽히는 어퍼 폭포(Upper Falls)와 로워 폭포(Lower Falls)가 있는데, 로워 폭포는 실제로 나이아가라 폭포 높이의 2배 높이를 자랑한다고 한다. 파란 하늘과 협곡, 그리고 계곡의 삼박자가 더할 나위 없이 조화로웠던 그랜드캐년. 올라올 때는 경사가 있어서 꽤 힘드니 꼭 운동화를 신고 물을 지참하기를 추천한다.

+ DAY 3, 옐로스톤(웨스트 썸) – 그랜드티턴 – 잭슨 홀

다채로운 매력을 뿜어내던, 웨스트 썸 (West Thumb Geyser Basin)

옐로스톤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셋째 날이 밝았다. 첫 번째 목적지는 웨스트 썸 지역이었다. 이곳은 약 150,000년 전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된 작은 칼데라였다. 이곳은 옐로스톤 호수의 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그랜트 빌리지 비지터 센터의 위쪽에 위치해 있었다. 오늘도 아침을 든든히 먹고 이곳에서 산책을 했는데 왼쪽으로는 숲과 화산 지형이 펼쳐지고 오른쪽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를 만날 수 있었다. 더욱 특이한 것은 이곳에서는 가이저의 열천물과 온천물이 끊임없이 호수로 흘러들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곳의 매력은 정말 다채로웠다. 뜨거운 물이 항상 끓고 있는 온천이 있었고, 시간 간격을 두고 열수가 솟아오르는 간헐천, 고여 있는 진흙이나 진흙물이 끓어오르고 있는 웅덩이, 증기를 뿜어내는 증기 구멍이 있었다. 특히 물이 가득 고여 있는 뜨거운 샘물들은 웅덩이 안이 다 보일 정도로 맑고 투명한 물을 가지고 있어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 맑은 호수와 함께 주변에 늘어선 침엽수의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행복한 트레킹이었다.

미국에서 사진 찍기에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 선정된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옐로스톤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국립공원을 빠져나가는 순간. 내가 기다리고 고대하던 바이슨을 만났다! 옐로스톤 여행을 준비하며 여행객들이 바이슨을 종종 목격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도 이번 여행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옐로스톤이 나에게 마지막 선물을 안겨주었다. 우리는 차를 천천히 세웠고 바이슨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가까이 갔다. 많은 사람들이 비상등을 켜고 차를 한쪽에 멈췄고 누구나 할 것 없이 숨을 죽이고 바이슨을 지켜봤다. 실제로 옐로스톤에는 바이슨과 사슴, 곰, 늑대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 천연생태계를 가지고 있었다. 마치 나는 캠핑카를 타고 천연 사파리 투어를 즐기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지난번 캠핑카 투어에서도 느꼈지만 여행 중에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되는 야생동물은 조물주가 보내주는 선물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바이슨을 목격한 경험담은 두고두고 내 추억거리가 될 것 같았다.   그랜드티턴으로 향하는 길에 점심을 먹기 위해 우리는 잠시 캠핑카를 세웠다. 말도 안 되는 뷰에 점프가 절로 나왔던 장소 중의 하나이다. 서로 깔깔거리며 연신 사진을 찍느라 정말 순수한 어린아이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서로 모르는 사이에서 투어에 참가했지만 여행을 하며 친해졌고 이때부터 우리 여자 넷은 부쩍 친해져서 남은 캠핑카 여행을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여행 중에 꼭 한번 생각나는 라면이었다. 라면을 이런 말도 안 되게 멋있는 뷰를 보며 먹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캠핑카 여행의 특장점이 아닐까?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그랜드티턴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인 제니 레이크에서 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가서 짧은 트레킹 코스를 즐길 수 있었다. 2시간 정도 소요되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호수를 가르며 보트를 타는 액티비티 자체가 재미도 있었고 또 산과 호수를 즐기며 외국에서 온 각지의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잭슨홀의 동물뼈 아치
잭슨홀의 동물뼈 아치

반전 매력의 바이슨 버거와 오랜만에 만난 도시, 잭슨홀

와이오밍 주 서북부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인 잭슨은 도시 입구에서부터 동물의 뼈로 만들어진 아치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아치인데 큰 사슴인 엘크의 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마을 곳곳에는 옛날 미국 서부영화에 나올 법한 느낌이 풍겼고, 실제로 이곳은 산속의 작은 카우보이 마을이었는데 그랜드티턴과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서 많이 발달하게 되었다고 했다. 산속에 있다가 오랜만에(?) 도시에 나오게 되어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마시고 기념품 상점에서 쇼핑도 하고 모처럼 발달한 도시문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출출해질 때쯤에 다 같이 모여서 식사를 하게 된 곳은 아까 내가 만난 바이슨을 버거로 만든 레스토랑이었다. 처음에는 불쌍하기도 하고 조금 거부감이 들어서 다른 메뉴를 먹을까 했지만 지금 아니면 다시는 먹어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하나를 시켜서 다른 일행들과 나눠먹어 보았다. 캡틴이 특유의 누린내가 날 수도 있다고 미리 말씀해 주셨는데, 거부감이 들 정도는 전혀 아니었다. 캡틴이 여담으로 해준 이야기인데 가족 단위로 여행을 왔는데 간혹 아이가 있으면 절대 바이슨 버거를 먹지 않고 가끔 우는 아이들도 있다고 했다. ‘역시 아이들은 순수하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바이슨에게 너무 미안할 정도로 맛있게 식사를 하고 우리는 오늘의 잠자리인 잭슨홀 캠핑장으로 향했다.

(연재 3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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