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자극하는 공간, V맨션
영감을 자극하는 공간, V맨션
  • 더카라반
  • 승인 2015.11.0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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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자극하는 공간, V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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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자극하는 공간, Vmansion

 

 

혼자만의 여행, 누구나 꿈꾸지만 쉽지 않다.

혼자 가는 여행의 장점은? 의견 조율이 필요 없고 내가 원하는 대로 갈 수 있다. 숙소에서 하루 종일 누워있을 수 있다. 유명 관광지를 안 가도 된다. 등등. 하지만 문제는 용기. 혼자서 밥 먹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어느 노래가사처럼 처음만 힘들지 한번 시작하고 나면 그다음부턴 왠지 어렵지 않다. 진짜 별것 아니다. 나에게도 또 남에게도 더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여행. 하지만 처음이 중요하다. 그 힘든 처음이 좋지 않은 기억이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지금 첫 혼자만의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곳을 조심스레 말해주고 싶다. V맨션을 말이다.

 

 

 

 

 

 

 

 

느림을 만나다

늘 처음이라는 것은 서툴고 긴장하기 마련이다. 아마도 이유는 설렘 때문이었을 것이다. 특히 게스트 하우스라면 말이다. 처음 보는 외국인이 말을 걸면 어떡하지? 아니면 어느 로맨스 소설처럼 시작되는 그와의 만남이나 두려움보다는 강한 떨림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지?와 같은 설렘을 상상했었다. 몇 번의 여행과 몇 번의 게스트 하우스에 대한 경험은 설렘의강도를 점점 아주 점점 약하게 했다지만, 늘 설렘은 어쩔 수 없이 따라왔다.

 

 

 

 

다양한 생각과 문화가 만나다

70년대 지어진 이 이층 건물은 2012년 홍대 인디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 V맨션으로 새로 태어났다. 인디아티스트들이 만든 게스트 하우스답게 방하나 하나에도 1호, 2호와 같이 단순하게 호수를 넣는 것보다 각각의 방을 보며 떠올릴 수 있는 중요한 년도에 대해서 콘셉트를 잡고 만들어나갔다. 60년대의 자유로운 히피문화를 생각하며 만든 1968호, 스매싱 펌킨스가 생각나는 1979호, 1Q84의 두 개의 달이 떠오르는 1984호, V맨션이 만들어진 그 날을 기념하는 2012호, 다를 것 없지만 조금은 복잡할 미래를 생각하며 만든 2030호 등 각각의 방에 맞는 콘셉트와 의미를 부여해서 만들었다.

 

 

 

 

 

 

 

일층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남기고 간 또 가져온 책들과 긴 소파 그리고 탁자가 있는 거실이있다. 그 옆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던 곳이라는 게 느껴지는 부엌이 있다. 냉장고에 붙어 있는 다양한 언어와 각종 음식 쿠폰들을 보면서 밤이 더 즐거울 것 같은 게스트 하우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층을 구경하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커다란 그림이 있었다. 일에 치여 사는 디자이너들이 클라이언트가 아닌 자신들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2주마다 한 번씩 하는 디자이너 커뮤니티의 발표 작품들이라고 한다. 이 그림뿐만 아니라 곳곳에 다양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이층에는 널찍한 베란다가 있었는데 여름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파티 명소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게스트 하우스가 그런 용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자와 도시민, 예술가가 함께 어울려, 교류를 통한 공동체의 창의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여행자들의 집이자, 창작자를 위한 공간이라는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장기 투숙 중인 호주의 연극 연출가가 표현법 수업을 할 예정이며 예술커뮤니티의 정기모임장소, 워크샵, 벼룩시장, 동네사람들에게는 앞마당의 텃밭까지 빌려주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며 서로의 예술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자는 공간이 아닌 함께하는 공간의 의미가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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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긴장도 서투름도 그리고 설렘도 없었던 이유는 간단한 거였다. V맨션 자체가 그런 곳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도 이상하게 말 못했던 고민과 걱정들을 술술 털어낼 수 있는 곳. 여행객들의 마음을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가 바로 V맨션이다.

 


editor 최웅영 + photograph STORM COMMUN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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