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즐기는 캠핑 6계명 #4
바보가 즐기는 캠핑 6계명 #4
  • 더카라반
  • 승인 2014.07.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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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즐기는 캠핑 6계명 #4

COLUMN
 

 

 

 


바보가 즐기는 캠핑 6계명 #4 주신 캠퍼. 술고래가 장수한다.

“아버지, 캠핑가서 뭐해요?”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면서 호연지기를 길러야지!”

 

 

 

정말 캠핑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었나? 얼마 전 다른 가족들과 부족캠핑을 가던 기억이 떠올랐다. 중학생만 되어도 사실 친구들과 놀러가고 싶어 하지 가족들과 캠핑을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혼자 있고 싶어서 그런 것일까? 매일 놀던 친구들이 함께 가지 못해서 일까? 이런 저런 궁금함에 물어보니 우리의 캠핑 새싹들의 대답이 매우 재밌다.

 

 

“캠핑가면 아버지는 다른 부족장들과 술만 드시잖아요! 우리 가족끼리는 놀아주지도 않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 마음 같아서는 ‘자 그럼 우리 다 같이 술 한 잔 하자!’하고 싶었지만 말을 꿀꺽 삼켰다. 아이들의 눈에 어른들의 캠핑은 음주가무가 주요 테마로 보이는 듯 싶다.

 


캠핑까지 와서 음주의 기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금 다른 시각에서 캠핑과 음주문화를 살펴보자. 우리는 사회적 존재라는 말처럼 처세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음주 문화를 보면 된다. 러시아는 한국의 경로사상과 유사한 문화가 들어있어 나이 많은 사람을 우선하거나 여성을 우선하고, 중국은 술자리의 주인이 먼저 술을 권한 후에 손님이 술을 권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술자리의 문화는 서로 소통에 필요한 과정이다.

 

캠핑에서 술이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술 문화는 오래된 제사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조상과 신에게 술을 받치는 의례에서 의식과 형식들이 우리 생활의 술자리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술이 주는 의미는 단순한 향응은 아닌듯하다. 캠핑에서 우리가 술을 마시는 것은 회사의 회식자리에서 술고래 잡기를 하는 술과는 다르다. 물론 일부 캠퍼들이 술고래 잡기로 혼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식사와 함께하는 반주 문화가 대부분이다. 캠핑의 술고래가 되려면 정말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스스로 음식도 조리하고, 테이블도 세팅하고, 전식, 식사 그리고 후식의 단계별 맞춤식사도 고려해야한다. 이렇듯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캠핑과 음주는 어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 목적은 힐링을 위한 자기 주술과 같다. 캠핑가기 전 먹거리를 준비하는 최초 결정사항은 무슨 술을 먹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술과 음식을 고려하면서 가족들에게 어떤 맛있는 것을 조리해줄까, 우연히 만난 캠퍼를 위해서는 어떤 여분의 술과 음식을 준비해줄까 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많은 것을 준비하면서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기쁨의 시간을 느낄 수 있다. 캠핑을 즐기는 술고래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다.

 

“캠핑의 술고래가 되려면 어떻게?”

바보캠퍼의 술고래 기술을 조금 이야기 하자면 술고래가 잘하는 것은 술보다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술의 선택과 이야기의 주제를 잘 선택해야 하는데 캠핑을 가면 이야기는 절로 나오니까 걱정 말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자.

하지만 술의 선택은 정말 어렵다. 필자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노하우를 공개하자면 술의 선택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술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캠핑 가서 식사를 같이 할 때 술을 아예 마시지 못하는 어린이나 선천적 체질자(?)도 있고 너무 많은 양을 즐기는 분도 있고, 술만 먹는 지독한 애주가도 있다. 이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자연 발효주를 선택한다면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자연 발효주는 정말 다양한 맛과 효능을 가지면서도 알코올이 있어야 술이라고 하는 개념조차 무시되는 것도 많다. 대표적인 자연 발효주는 막걸리와 한국 전통의 과일주가 있는데 알코올의 성분이 거의 없는 숙성이 약한 감술, 배가 불러서 과음을 방지하는 전통 막걸리, 피부를 생각하는 분들에게 안성맞춤인 복분자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술이 있다. 모든 술은 알코올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병속의 이야기다. 식사의 종류와 희석 방식에 따라 자연 알코올 함량으로 즐길 수 있고, 진정한 술고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술을 많이(?) 마시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한 마음이 드는 술고래가 진정한 캠핑의 술고래다.

 

“캠핑 좀 한다는 술고래는 장수합니다!”

columnist + 고길준 (바보여행생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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