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광의(廣義)의 공정캠핑을 즐기자
이젠 광의(廣義)의 공정캠핑을 즐기자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4.01.13 1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젠 광의(廣義)의 공정캠핑을 즐기자

1   이젠 광의(廣義)의 공정캠핑을 즐기자

장영진 (국책연구기관 근무. 매주 카라바닝이나 백패킹을 즐기는 알비어.)

 

 

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빠르게 산업화가 진행되고, 도시와 농촌의 생활 패턴과 수준이 급격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로써 여가를 보내는 방법 또한 달라졌는데, 바쁜 도시생활을 하는 도시민들은 도시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욕구로 쉬는 날이면 단체여행이나 등산, 혹은 텐트를 이용한 캠핑을 즐기기 시작했다. 물론 농촌에서도 농한기를 맞아 주요 명승지나 고도(古都)를 중심으로 단체관광이 행해지긴 했지만 도시민들의 근교 농촌에서의 야외 활동은 농번기 농촌지역민들에겐 다소 이질감으로 다가왔고, 심심찮게 마찰이 생기기도 했었다. 늘 일손이 부족하고 바쁜 농촌의 일상에 비해 수시로 농촌을 찾아와 야유회, 캠핑 등을 즐기는 도시민들은 달가운 존재는 아니었다. 반면 도시민들은 그들대로 스트레스 가득한 일터에서 잠시 벗어나 어쩌다 한 번씩 즐기는 휴식인데 그런 시선을 받는 것이 억울했을 터였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어쨌든 시대는 바뀌었고, 문화도 다변화되었다. 국민소득 2만 불을 넘어서고, 주 5일 근무제와 주 5일 수업제가 시행되며 더욱 다양한 형태의 야외활동이 도농(都農) 구별 없이 행해졌다. 이른바 오토캠핑의 시대가 열리고 금세 캠핑 인구 200만 시대가 도래 하였다. 숙박시설에 투숙하지 않고, 다목적 차량이나 일반 자동차에서 캠핑 장비를 운반하거나 캠핑용 차량들을 이용하는 오토캠핑이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이런 추세로 농촌에서도 변화가 일었는데, 불청객이었던 도시민들은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고, 적극적으로 지역축제, 체험행사 등을 개최하여 도시에 염증을 느끼는 도시민들을 자연에서의 쉼터로 손짓하고 있다.

 

 

 

 

문화가 발전하면 유형의 다변화도 진행되기 마련이다. 오토캠핑도 그러한데 자동차로 캠핑 장비를 옮겨 텐트 캠핑을 즐기던 기존 방식 외에 비용이 더 들더라도 간편하게 귀족적 캠핑을 즐기는 글램핑, 모토홈이나 캠핑트레일러 혹은 다양한 캠핑 전용 차량을 이용한 알빙(RVing) 등이 기존의 오토캠핑과 자연스레 구분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넓은 의미에서 캠핑의 한 형태인 알빙은 시간간적으로 이전보다 훨씬 편하고 다양한 형태의 캠핑을 시도할 수 있게 해줬는데, 시간적으로는 주말 근무를 마치고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는 편리함과 장소를 굳이 캠핑장으로 한정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주었다.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일이 동반되기 마련, 이러한 발전과 함께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제한된 캠핑장 안에서 텐트와 캠핑용 차량들이 뒤섞여 캠핑을 하면서 안전, 소음, 전기 문제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또한 편리한 이동에 따라 강가나 계곡 등 노지에서의 알빙이 가능해지자 자연을 오염시키는 문제 또한 대두되었다. 자유는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른다.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제제를 받게 되는데, 그 단면으로 일부이긴 하지만 국립공원 주차장에서의 주차 캠핑이 제한되었고, 캠핑장에서는 카라반 사이트와 일반 오토캠핑 사이트의 구획이 나뉘어 졌다. 하지만 노지의 오염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건 제제보다는 사용자의 경각심이 필요한 문제인 것 같다. 화로대를 사용하지 않고, 맨땅위에 피우고 버려지는 모닥불, 여기저기 버려지는 쓰레기와 음식물 찌꺼기……. 특히 주차장 캠핑 시 무분별하게 바닥으로 배출되는 오폐수와 공공 주차장에서 여러 주차 면을 다수의 카라반 등을 이용하여 개인적인 독립 구역을 만드는 몰지각한 행위들은 지양되어야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오토캠핑을 즐기는 의식 있는 동호회, 카페 등의 단체에서 공정캠핑을 주창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을 가급적 오염시키지 않고, 지역에서 식재료 등 먹거리를 구매하며 현지의 식당, 주유소, 마트 등을 이용하자는 취지의 공정캠핑은 지역의 자연을 이용하는 대신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는 취지에서 공정이라는 단어가 적절하게 사용되었다.

 

 

 

 

이참에 공정캠핑의 의미를 현재의 협의에서 광의로 넓히기를 제안해본다. 기존의 공정캠핑 개념에 카라반 등 캠핑용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 주변 텐트 캠핑객들에게 난방 소음피해 등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하게 주차장에서 머물러야할 경우에는 화로대나 식탁을 펼치기 보다는 가급적 실내에서 취사를 해결하며 오폐수는 별도의 처리 통을 이용하는 노력을 해 지역민이나 자연에게, 더 나아가 원래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들로부터도 공정한 캠핑이 되도록 말이다. 그래야 다양한 형태의 캠핑용 차량들이 만들어진 그 목적대로 쓰여 지고, 질시나 비난의 눈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며, 1931년에 이미 에어스트림이란 멋진 트레일러를 만들어낸 선진 레저문화를 지닌 미국과 같은 나라들을 따라잡고, 더 나아가 문화적으로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문화 창달에 일가견에 있는 민족이지 않은가?

columnist + 장영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