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 유료화! 이용자 사이에도 찬반논란 이어져…
노지 유료화! 이용자 사이에도 찬반논란 이어져…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10.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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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는 폐쇄하고 차라리 캠핑장처럼 유료화를 시키는 게 좋다'라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같은 사안일지라도 서로의 입장 차에 따라 많은 부분은 달라질 것이다.

노지에 대한 정의 역시 달라질지 모른다. 지금 이야기하는 노지는 캠핑장이 아닌 장소를 뜻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노지에 대한 의견은 연령대별로도 다를 수 있고 본인의 자동차나 RV, 레저 형태에 따라서도 개념은 달라지게 된다.

그럼 반대로 캠핑장은 어떤 허가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살펴보면 쉬울 것이다.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야영장업은 일반야영장과 자동차야영장으로 구분된다.

야영장비=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이에 적합한 시설을 함께 갖추면 일반야영장으로 등록할 수 있다. 자동차야영장=오토캠핑장은 자동차를 텐트 옆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취사 공간이 추가로 제공되는지에 따라 나뉜다고 봐도 무방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간다면 침수, 유실, 고립, 산사태, 낙석 등의 우려가 없는 안전한 곳에 위치하고 시설 배치도며 비상 시 행동 요령을 게시, 적정 수준의 소화기, 대피로, 상주 관리 요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설치 장소에 따라 보전관리지역, 보전녹지지역, 하수도법 등에 따른 구체적인 허가조건을 충족해야 등록이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전기, 가스, 안전, 대피, 위생 기준 등 까다로운 허가 기준을 맞추어야 한다.

지난 성수기를 떠올려보면 우리가 요금, 비용을 내고 하루 빌린 그 곳은 정식으로 인허가가 난 캠핑장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노지보다는 좀 더 안전하게 생활하며 보호 받을 수 있었고 물을 공급 받거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몇 개월만 운영되는 지역의 유료 캠핑장은 의외로 많다.

허가 유무를 떠나서 그 곳에는 관리하는 마을 주민, 청년회 혹은 관리 주체가 있었기 때문에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노지를 유료화하고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의견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장소인 노지,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거나 간섭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를 접하게 된다. 오폐수, 쓰레기, 모닥불로 인한 화재에 취약하고 교통이나 긴급 상황 시에는 고립이 될 수도 있는 곳이다.

 

+ 캠핑장의 실태

대부분의 캠퍼, 알비어는 캠핑장을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이 중에는 이름만 캠핑장이거나 한철 장사하는 그런 곳도 있다. 때로는 5천원에서 1만 원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이 청소, 관리하는 그런 장소도 있을 것이다. 전기나 그럴싸한 편의 시설이 없더라도 저 금액을 주면 공간에 대한 문제는 충분히 해소되기 때문에 적정 비용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2시간 내에 위치한 대부분의 캠핑장은 담합하듯 5만 원선까지 비용을 일제히 올렸고 장소에 따라서는 7만 원 정도의 비용을 받기도 한다. 물론 모든 캠핑장의 시설과 규모, 편의성 등이 동일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국가와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대규모 캠핑장은 어느 정도 시설이 유지, 관리 되고 있지만 예약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에 속한다. 평일 외에는 한달 예약이 5분 안 쪽으로 모두 차기 때문이다.

위치가 가깝고 시설이 좋은 그런 캠핑장은 매주 예약전쟁이다. 그만큼 레저 특히 캠핑에 대한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캠핑장은 텐트 위주의 사이트로 구성되어 있다. 1만 원 중반부터 전기를 포함하면 3만 원 중반이면 이용할 수 있었던 캠핑장도 이제는 옛말이 되고 있다. 연박 할인도 사라지고 카라반, 캠핑카의 출입을 아예 금지한 캠핑장도 상당히 많다. 캠핑장 비용 + 전기 사용에 대한 추가 비용을 감수하면서라도 캠핑장을 이용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차박과 캠핑이 늘면서 더욱 갈 곳이 줄어들었다.

캠핑카, 카라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등장하는 레파토리가 있다. 호텔, 모텔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라는 이야기들이다. 펜션 이야기는 은근 슬쩍 들어간다. 잦은 출장으로 하루 묵게 되는 모텔의 일반실 가격은 5만 원선, 때로는 주말 7만 원선까지 오르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방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장소 제공 + 기본 편의시설 캠핑장 비용은 모텔을 포함한 숙박 시설의 금액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기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다.

수십만 원짜리 펜션, 호텔과 가격 비교는 적정치 않더라도 2박 3일, 3박 4일 긴 일정일 경우, 캠핑장 비용을 더하면 호텔이나 펜션 비용이 나오기도 한다. 식비, 교통비, 주변 관광 비용을 모두 더하면 럭셔리한 호캉스와 맞먹는 돈을 지불한 셈이다.

노지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그 이유를 2~3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노지는 입출입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자유롭다. 주말에 늦게 일어나 아침을 먹고 나면 다음 손님을 위해 몇 시까지 자리를 비우라는 안내 방송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노지는 이런 제약이 덜하다.

최근 노지를 다녀와보니 차박을 하는 사람들은 해가 뜨면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부지런히 짐을 정리하고 노지를 떠났다. 텐트조차 펴지 않았다면 일어나면 그대로 떠나는 셈이다. 씻을 수도 없고 세팅 후 요리를 하기도 불편한 차박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듯했다.

텐트와 타프까지 친 오토캠핑 스타일은 이슬로 젖은 장비를 말리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며 노지의 아침을 즐기고 있었다. 캠핑카와 카라반 유저는 내부에 어느 정도 완벽한 생활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실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 후 느긋하게 자리를 떠나거나 다음 일정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모두의 공통점은 물 사용과 화장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른 문제였다.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세팅을 하지 않은 카라반, 캠핑카의 면적이나 차박 혹은 텐트, 타프를 친 후의 공간에서도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노지에서의 세팅은 최소화하는 것이 올바르다. 누구든 언제든 활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좀 더 편하기 위해 펼친 세팅은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캠핑카는 청수 탱크와 오수 탱크가 캠핑카 하부에 위치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외형 외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카라반은 다르다. 청수를 공급받거나 오수통에 오수를 받고 다시 버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이즈도 커 모두의 눈에 더 쉽게 띈다. 그래서 좀 더 주의하고 있다.

지난 여름, 강원도의 한 해수욕장 주차장=노지에서 겪은 일이다. 두 대의 자동차와 소형 티어드롭 카라반이 저녁 늦게 세팅을 시작하고 술자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모두가 떠난 노지라 누구의 간섭도 시선도 없었기 때문에 잘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충격적인 현장을 보게 되었다.

전날 먹고 마신 흔적을 후면부 주방에서 열심히 설거지하고 그대로 바닥에 흘려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차장 구석구석 쌓여있는 쓰레기며 휴지 조각보다 현지 주민인 그 알비어의 행동에 말문이 막혔었다. 주차장 바닥에 쏟아진 물을 다시 담을 순 없었지만 이런 행동 때문에 그 옆에 있던 일정 비용을 내고 오수 처리를 하며 지내는 다른 알비어까지 한꺼번에 욕을 먹는 것이라고 한 마디 했다. 알았다며 황급히 떠나는 그들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끼게 되었다. 어디선가 알게 모르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무거운 오수 탱크를 끌고 오고 가는 제대로 된 알비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장비의 문제가 아닌 사람이 문제였다. 타 지역 사람이 찾아와서 버리고 간다는 생각도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현실적으로 낯선 지역에서 청수를 구하고 오수를 비우고 화장실을 활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쓰레기 통을 거리에서 찾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과정을 해소할 방법을 유료화라는 극약 처방으로 찾으려는 것이다. 적정한 비용을 내고 남들 눈치보지 않고 물을 받고 비우고 쓰고 싶은 것이다. 지역별 쓰레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여기 있다고 본다. 정해진 종량제 봉투에 분리수거를 거친 후 지정된 장소에 버리고 그런 일들을 해결하는 의미의 정당한 비용 지불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누군가의 시선에는 이게 돈벌이로 보일지 모른다. 과도한 비용 책정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을 실패한 캠핑장들에서 찾을 수 있을 텐데도 관리 주체들은 사업적으로만 접근한다. 그래도 이용할 사람은 있다라는 배짱 장사가 판을 친다. 사설 캠핑장이라면 운영자의 판단이겠지만 지자체 운영 정박형 카라반으로 1~2년 수익을 벌고 나면 손을 놓고 만다. 해결책은 많지만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캠핑 시장의 확장에 따른 대책은 없고 불균형과 각종 문제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관리 주체가 캠핑 관련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전문가들의 조언이라도 참고하길 바란다.

주차장 알박기에 대한 문제도 적정선의 유료화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강 시민 공원에서도 알 수 있듯 시민들의 휴식 공간에서 시간당 주차는 문제가 있다. 시행 초기처럼 퇴근 시간 이후 무료이거나 일 주차 몇 천원 선이면 부담이 없겠지만 일일 최대 1~1.5만 원이 넘는 주차 요금을 받으면서도 초기와 달라진 것은 '글쎄요'이기 때문이다. 주차 공간을 늘리거나 시설을 개선하고 확충하려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지자체의 유휴부지를 인근 주차장 50% 가격으로 운영하는 것도 알박기와 주차 관련 이슈를 해결할 대안책이자 수익 모델로 고려해 보길 바란다. 쓸데없이 도보 블럭 교체하며 사용되는 비용이면 지역민을 위한 이런 개선안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인 이슈를 동시에 해결할 묘수는 더 많을 것이다. 지자체 단위가 아닌 마을 단위로 자율성을 주어도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한 사안이다.

무조건적인 금지, 폐쇄가 아닌 대안책이 마련된 최선의 수익 모델이 나올 수 있다. 차고지 증명이란 미명하에 사설 주차장의 월주차 요금이 거의 두 배로 뛰는 현상도 목격할 수 있었다. 누구나 납득할만한 적정선을 찾기가 쉽지 않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시도는 해보아야 할 것이다.

노지 유료화, 아직은 넘어야 할 산도 이견도 많겠지만 시간이 흐른 후 달라진 우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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