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 vs 법률, 명령, 규칙, 조례만 무성해!
자율성 vs 법률, 명령, 규칙, 조례만 무성해!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12.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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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본인의 의지대로 행동하고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 할 경우라면 모두가 지켜야할 법과 규칙이 등장하게 되고, 이를 위해 어느 정도의 통제가 따르기 마련이다.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크게 지장을 받지 않지만 유독 레저, 취미 관련 활동에는 까다로운 제약들이 따르고 있다.

예를 들어 안전한 수상 레저활동을 위해서는 해양경찰청을 통해 관련된 조종면허를 취득해야 하고 면허가 필요 없는 활동은 몇 가지 정해진 규칙과 법률이 정한 금지 사항 외에 개인적으로 즐기면 된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야간 운항장비를 갖추지 않았거나 정해진 시간, 해진 후 30분부터 해뜨기 전 30분까지는 야간 수상레저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세부적인 시행령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변경, 개정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관련 사항들을 누가, 언제, 어떻게 관리 감독할 것인지에 대한 사항은 찾을 수 없다.

캠핑 관련 사항을 찾다 보면 야영장업 등록, 관광진흥법, 자동차관리법, 하천법, 산림법 등등 관련 사항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실제로 현장을 방문하고 시설에 대한 점검 및 시정조치를 취하는 기간이나 방법, 과태료 등은 언급되지 않는다.   

캠핑카, 카라반을 제작한 후에는 자동차로 인정받기 위해 교통안전공단을 통해 제대로 제작되었는지 엄격한 검사를 통과해야 정식 번호판을 달고 도로를 달릴 수 있다. 그리고 정해진 기간마다 정기 검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거나 후속 조치를 취하는 사람은 없다. 검사를 위한 검사를 취할 뿐 과태료 부과 및 행정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고 있다. 캠핑 관련 사항도 금지 조치를 취했다면 강력한 단속과 과태료를 부과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인력 부족, 시간 부족은 근사한 핑계일 뿐 본인들의 일을 하지 않는 결과일 것이다.

사람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온다면 지속적으로 단속 의지를 밝히고 이에 합당한 행정절차와 cctv, 단속 인원이 투입되어야지 방관만 하는 것은 단속 의지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니 그 장소에 쓰레기 투기 및 알박기 등이 근절되지 않는 것이다. 현수막 하나만 덩그러니 달았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은 탁상행정의 결과일 뿐이다.

자진 철거를 위한 안내문과 스티커 발부 및 정해진 기간이 끝날 경우, 일제 단속을 통해 원상태로 만들고 견인 조치나 공매 절차를 거치고 견인에 따른 보관료 부과 및 번호판 영치 등 모든 절차를 순서대로 진행하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 '주차장이라 견인을 못한다?', '강제 철거는 못한다?', 과연 그럴까?

불법 주차 관련 사항은 구청 공무원, 방치된 차량은 경찰 입회 하에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오래 방치되었을 경우, 자진안내문 20일 부착, 공시송달 20일 후 견인 후 자진처리 명령, 강제폐차 혹은 강제매각 절차를 따른다. 경제교통과/교통지도과/주차단속과/교통관리과 등 민원접수 가능하며 담당자 현장조사 - 경고장 - 자진처리 안내문 발송 - 견인 - 명령서 발송 - 강제 폐차 등의 처리 순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캠핑카, 카라반 등을 제대로 처리한 곳은 없을 것이다. 후속 민원이 무서워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셈이다. 현수막을 건 사람은 있는데 단속하는 사람은 없고 일했다는 생색은 내는데 책임은 지기 싫다는 아이러니이다.

크건 작건 간에 사람들이 몰리고 캠핑카, 카라반, 캠퍼, 차박하는 사람들이 몰리면 꼭 어설픈 행락객들이 몰리곤 한다. 행락객이라 칭하는 이유는 좋은 것을 하고는 싶은데 불편하거나 귀찮아지면 모든 것을 내버려두고 떠나버린다.

혼자서 텐트를 치고 남들의 눈치를 보긴 싫어 사람들이 몰리는 곳을 찾는다. 텐트를 치거나 캠핑, 차박 비슷하게 세팅을 하고 밤새 떠들다가 정리할 시간이 되면 잠깐 자리를 비우는 척 사라져 버린다. 어제 흔적은 고스란히 남겨둔 채 말이다. 심지어 가지고 왔던 테이블, 음식물쓰레기, 봉투, 심지어 뜯지도 않은 음식 그대로 버려두고 몸만 자리를 피한다. 그리곤 또 다른 장소에서 캠핑을 운운하며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사람들이 흔히들 캠핑카, 카라반 운영하는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곤 하지만 캠핑카나 카라반은 어디를 가도 눈에 띈다. CCTV 몇 개만 돌려보아도 어디서 왔는지 뭘 하다가 갔는지 다 나올 정도로 노출되어 있다. 지켜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뒤처리를 안 했다가는 모든 사람의 적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 강심장이나 얼굴에 철판을 깔지 않았다면 그런 잘못된 행동은 하기 힘들다.

일부 초보자는 이렇게 하는 게 잘못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알면서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은 그에 따른 벌금이나 행정 처분이 따라야 한다. 주차장 알박기는 물론 오·폐수 방류, 전기 도전, 불사용(산불)에 따른 책임, 손해 배상은 모두에게 동일한 잣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만약에 이런 행위가 반복된다면 사회봉사 활동이 되었든 올바른 캠핑을 위한 교육 이수 시간이라도 부여해 잘못을 뉘우치게 만들어야 한다.

+ '나만 아니면 된다!'

캠핑은 캠핑장에서만 해야 한다. 정답이다. 하지만 전국에는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캠핑장도 의외로 많고 지자체별, 지역별, 관리 주체별로 조금은 다른 기준을 따르기도 한다. 강원도의 한 바닷가, 이 곳은 성수기 지역, 동네에서 위탁 관리, 운영되는 캠핑장 겸 해수욕장이다. 수도를 끌어오고 전기 시설을 하며 매점과 해수욕장 관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고 자리가 배정되며 쓰레기 분리수거가 필수이다. 화로대 사용도 일부 구간에서 허용되고 물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동해안의 바닷가가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며 이 구역의 시설을 이용하기도 한다. 무단 주차도 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물도 사용한다. 아무런 비용도 내지 않고 쓰레기 처리 및 활동에 거리낌도 없다. 안전 요원, 관리 요원의 통제에도 나몰라라 하다가 제재를 가하면 ‘이 땅이 니꺼냐?’라며 불만과 함께 언쟁을 일삼는다.

주차 통제선을 넘는 건 다반사, 울타리를 넘어다니고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자동차를 멋대로 세우고 즐기다가 쓰레기를 한가득 버린 채 자연스럽게 떠난다. 그들이 떠난 자리엔 언제나 쓰레기와 휴지가 한가득, 매일 그런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았다.

하루에 한 번 마을 주민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화장실을 정리하고 관리한다. 그래서 주변의 해수욕장보다 깔끔하니 또 와서 어지르고 돌아가길 반복한다. 물이 안나오네, 지저분하네, 뭐가 있길래 돈을 받냐는 둥 싫은 소리는 늘어놓고 정리는 안하고 여기저기 버리고 돌아간다. 이런 모습을 한달 동안 지켜보니 차라리 유료화를 하고 관리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돈을 받으면 안 올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캠핑카, 카라반 유저들이 노지 유료화에 찬성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관리되지 않는 곳에서 겪을 문제 상당수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쓰레기 처리 비용, 물 사용, 주차 공간 확보 등 유료화는 지역 주민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장소를 무조건 막지말고 제대로 갖추어서 일정 비용을 받는 방안을 모색해 주었으면 한다.

+ 캠핑카, 카라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다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지역은 캠핑카, 카라반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 '카라반, 캠핑카 유저들은 지역에서 돈을 쓰지 않는다?', 이 생각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편견일 뿐이다. 숙박비는 빠질지 모르겠지만 주변 맛집을 찾고 특산물을 구입하며 지역에서 쓰는 돈은 훨씬 많을 수 있다. 내가 이 지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만큼 더 많은 비용을 이 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주유를 하고 마트에서 식음료를 구입하고 밥을 먹고 저녁 거리를 사고 주변의 관광지를 찾고 지역 쓰레기 봉투를 구입해 쓰레기를 정리한다. 지나가다 들린 4인 가족이 한끼 식사 비용을 들인다면 캠핑카를 타고 온 가족은 평균 2~3배 이상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고 떠날 것이다. 여기서 놓치는 것 중 하나는 재방문률이 훨씬 높을 것이란 점이다. 1박 2일, 2박 3일동안 다 돌아보지 못했다면 다음에 다시 이 곳을 찾아 더 많은 시간들을 보낼 것이란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하지만 노지 페쇄 문구나 지역의 배타적인 반응은 한동안 이 곳을 찾지 않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교통이 발달하는 만큼 더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 지역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강원도 고성, 강릉 주변 지역이 캠핑카 이용객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이, 여행 패턴은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워낙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니 큰 관심을 보이지 않겠지만 캠핑카, 카라반 유저들에게 우호적인 지역의 발전되는 모습과 지역 활성화를 보면 후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알빙은 계절을 타지 않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성수기, 비수기의 구분이 없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 강력한 제재와 과태료 부과,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효과 있어!

주차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곳은 불법 주차가 사라진다. 언제 어디서 단속 차량이 지나갈지 몰라야 불법 행위가 줄어든다. 눈 가리고 아웅하듯 한두 번 지나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불법이 판을 칠 것이다.

쓰레기 투기, 담배꽁초,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봉투, 폐기물 투기 등 동일한 잣대로 전국의 모든 불법 행위를 단속하려면 제대로 해서 효과를 보기 바란다.

강가에 쓰레기를 버리고 떡밥으로 낚시를 해서 강물이 오염되므로 낚시를 금지한다고? 정작 강물의 주요 오염원인 주변 공장의 오·폐수, 축사의 오염원은 방치하며 1% 미만인 낚시 행위를 금지하려는 것과 모든 쓰레기의 원인을 놔두고 노지 폐쇄란 현수막에 캠핑카, 캠핑, 취사 행위를 주요 원인처럼 지적하는 것, 방파제의 폐기물, 오염원은 놔두고 캠핑관련 행위의 금지는 제대로 된 원인도 모른 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좋다. 이런 지침이 내려왔다면 어디에 버려야 하고 치워야 하는지, 어떻게 치울 것인지, 그리고 어겼을 경우 어떻게 단속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길 바란다. 항상 일이 터지고 나면 대책을 말하며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결과는 뻔하다. 사람들의 인식은 점점 선진국을 향해 가고 있고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를 비롯한 실무 담당자들의 행태는 예전과 달라지지 않고 있다.

탁상행정 (탁상 위에서만 하는 행정이라는 뜻으로, 현실적이지 못한 행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탁상공론(탁상 위에서 나누는 빈 이론이란 뜻이니까 실천적이지 못한 허황된 논의를 일삼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죠. 이런 의논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음을 아시겠죠?)이 해결책은 아님을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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