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RV 이야기, 같은 모델이지만 사용자는 달랐다!
해외RV 이야기, 같은 모델이지만 사용자는 달랐다!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05.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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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해외를 오가는 것이 제한적이다. 2년 전 독일 카라반 살롱 취재 시의 이야기를 전해본다

코로나 19 이전과 현재는 많은 것이 달라졌음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당분간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여행과 활동이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캠핑과 차박, 캠핑카, 카라반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또 다른 문제들이 나타나면서 갈 곳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RV 전시공간이다. 이 그룹은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 브랜드를 포함하고 있어 친근하지만 모터홈 위주의 트렌드 변화와 달리 국내에서 이런 모델을 만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정책이란 것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몰라 기대반, 실망반의 입장이다. 독일에서 만났던 수입 RV의 특징과 그들의 문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마치 현대 미술관 같은 공간 내부에 수많은 종류의 최신 모델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어찌 보면 하이마트에 현대 자동차, 기아 자동차, 쌍용 자동차 등을 모두 전시해 놓은 듯하다. 언제든 이 곳을 방문하면 자유롭게 캠핑카의 내부를 구경할 수 있고 상담 및 주문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대규모 전시회를 찾아야 이런 다양한 모델을 구경할 수 있는 우리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풍경이었다. 우리에게는 이런 모델들이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사치품으로 느껴질지 몰라도 국가간 여행이 자유로운 특성상 그들에게 알빙 문화는 생활일 뿐이다.

과연 이들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까? 주차 고민, 쓰레기, 오•폐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것일지 궁금해졌다. 아주 고가의 브랜드와 라인업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국산 카라반, 캠핑카를 사는 가격대면 현지에서도 비슷한 등급의 카라반과 모터홈, 캠퍼밴을 구입할 수 있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의 RV 주차장 실태는 여러 차례 다룬 적이 있었다. 좁은 도로 환경이니 주차, 보관의 문제는 거의 동일하지만 이들은 좀 더 확실한 차고지 증명제 시행과 수도권 인근에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RV를 세울 수 있는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물론 도쿄 주변의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고 근교의 단독 주택은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주거 문화에 따른 차이를 느낄 수 있었지만 말이다.

가장 큰 차이라면 '캠핑카, 카라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 차이'를 들 수 있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우리보다 RV 선진국이라고 해서 모두가 캠핑이나 알빙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있어 캠핑이나 알빙은 자유로운 여행의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비행기를 타든, 기차를 타든, 빠른 스포츠카를 타든 혹은 가족들이 모두 모터홈을 타고 여유롭게 여행을 이어나가든 본인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택한 것일 뿐이다.

자기 나이와 같은 오래된 자동차에 빈티지 카라반을 견인하고도 알비어는 최고의 만족도를 느끼고 있었다. 돈이 부족해 오래된 중고 카라반을 고쳐가며 타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취향과 목적에 맞는 그런 알빙 패턴을 통해 즐기고 있는 것이다.

신규로 카라반, 모터홈을 구입하려는 예비 알비어 역시 그 수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들의 연간 생산 대수와 판매 대수에 비하면 국내 알빙 시장은 딜러 한 곳에서 판매하는 수량을 가지고 주차 공간이 부족하네, 사회적인 문제네하며 싸우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는 3만 여대의 카라반과 캠핑카가 정식 등록되어 있다. 작년 기준 총 2,437만대 중 고작 3만대가 이슈의 주인공이자 문제아인 셈이다. 2020년 한해 동안 신규 등록 자동차는 69만대가 증가했다고 하는데 이들을 위한 주차 공간은 확보가 되어 있는지조차 궁금해진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친환경차 80만대 돌파라는 소식이다. 아직은 체감하기 힘들겠지만 2020년 기준 전기차(134,962대)의 증가세는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주차면수 100면 이상일 경우, 3%에 해당하는 주차 구획은 전기차 충전 사용되고 최대 10면인 셈이다. 여성우선 주차장 구획 10% 확보 외에도 장애인 주차 구획 2~4%가 배정된다. 이륜 자동차는 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지 위의 항목처럼 강제 규정은 아니다. 갈수록 내연기관 자동차는 감소세를 보일 것이며 이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주차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여기에 캠핑카나 카라반에 대한 주차 공간 확보는 딴 나라의 이야기인 셈이다.

여가, 취미, 레저에 대한 관심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제 알비어 중에는 캠핑카는 샀는데 어디에 가서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제대로 놀 줄 모르는 사람이 무턱대고 캠핑카나 카라반을 샀으니 불편하고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아 되파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살 때 좋고 팔 때 더 좋았다는 이 전설은 사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이 산 경우에 해당한다. 돈 생겼다고 벤츠 S 클래스부터 산 졸부와 다를 바 없다.

똑같은 풍경일지 몰라도 국내에서 이런 사진이 올라왔다면 '돈00하는 거지들이 주차장에서 뭐하는 짓이냐'며 비난이 쏟아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이 모습을 현장에서 보면 간소한 세팅과 여유롭게 쉬는 모습이 그들의 알빙 문화를 대변하고 있는 듯했다.

디젤 모터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카라반들은 국내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모델들이다. 하지만 1~2만 원을 지불하고 이런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드물 것이다. 물론 이 곳은 정식 캠핑장은 아니며 주차장과 공원 사이의 임시 공간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모두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기가 국내였다면 어땠을지 상상해 보기 바란다.
일단 이렇게 질서정연하게 캠핑카를 세우지도 않을 뿐더러 온갖 용품들을 꺼내 세팅과 함께 고기집을 연상시키는 노점상이 펼쳐질 것이다. 술판과 고성이 오가고 쓰레기는 넘쳐날 것이다.

이 공간은 카라반 살롱을 구경하러 유럽 전역에서 모인 실제 유저들의 캠핑 공간이자 친목과 교류가 오가는 이런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텐트 캠퍼니 차박이니, 카라반이니, 캠핑카니 서로 싸울 일도 없다. 사이트 구획이 나누어져 있고 다닥다닥 붙은 국내 캠핑장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같은 모델이지만 누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문화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들에게 그 돈이면 호텔을 가라, 좁아 터졌다, 불편하다, 주차장에서 뭐하는 짓이냐 등의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댓글은 자신의 상황과 생각을 반영한 댓글일 것이기 때문이다. 위 사진의 모델 하나면 서울의 고가 아파트 하나를 사서 편안하게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굳이 카라반, 캠핑카를 위해 시설과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 알비어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하게 쉴 장소이지 시설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유럽 전역에서 모인 수 천대의 카라반과 캠핑카가 오수와 똥통을 어디에 비우느냐?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하냐, 관리는 누가하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주차장에 들어가기 전, 수돗가에서 물을 호스로 넣으면 끝.
사용 중이거나 철수 시 단돈 1~2천 원이면 똥통을 비워주고 청소를 해주는 기계를 사용하거나
임시로 마련된 간이 화장실을 사용하면 된다

수돗가와 호스가 없어서 이렇게 못한다는 관리 주체는 없을 것이며 화장실 혹은 오수 처리 시설이 너무 비싸서 시설비가 많이 든다는 이야기는 못할 것이다. 실제 독일의 캠핑장도 시설에 있어서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캠핑장 비용 역시 등급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한강 시민공원 하루 주차 요금이면 캠핑장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있었다.

새롭게 알빙 문화를 접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해마다 더 늘고 있다. 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은 앞서 시작한 사람들일 것이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을 돌아보면 누군가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며 아이들이 자라면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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