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RV, 그들만의 리그 살펴보기
해외 RV, 그들만의 리그 살펴보기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0.12.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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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르노 맛터 캠핑카 제작이 한창이라면 일본은 Fiat Ducato 베이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 르노 맛터 캠핑카 제작이 한창이라면 일본은 Fiat Ducato 베이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의 캠핑카 베이스를 논할 때 빠지지 않은 이름이 있다. 바로 '피아트 듀카토', 하지만 국내에는 디젤 인증 문제로 이 모델을 언제 볼 수 있을지 미지수로 남는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캠핑카 베이스로 활용되고 다양한 레이아웃의 모델들로 거듭나고 있지만, 국내에는 르노 마스터, 벤츠 스프린터 외 대부분의 수입 캠핑카는 디젤이 아닌 가솔린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 수입,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배기량의 화물 트럭은 오늘도 국내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지만 왜, 중간 사이즈의 이 모델들은 이렇게 높은 장벽에 막혀 있는지 속 시원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최신 RV들의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분리형 범퍼 구조를 일체형에 가깝게 바꾸고 LED 램프로 변경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RV 제작사들 역시 이런 흐름을 서서히 따르고 있다. 유럽, 미국, 일본, 한국 이제는 제품간에 시간차란 거의 사라진 듯한 모습이다. 워낙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고 서로간의 장단점을 채택, 적용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2018년 일본캠핑카쇼 모습,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진다
2018년 일본캠핑카쇼 모습,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진다

실제 알비어들 사이에서는 큰 지장이 없다고 말하는 좌측 혹은 우측의 출입구 위치는 미국, 유럽, 영국식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일본 역시 다양한 제품군이 수입, 판매되고 있다 보니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혼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에게 우측 출입구, 좌측 운전석은 낯설지만 내수용이 아닌 수입 제품이란 의미에서는 국내 사정과 비슷해 보인다.

넓고 화려하며 옵션이 잘 갖추어진 미국 모터홈에 대한 선호도는 그곳도 다르지 않았다

아기자기하고 작고 공간구성이 확실한 모델을 선호할 것이란 생각은 오해였다. 이들 역시 미국식 대형 트레일러와 대배기량의 견인차를 활용하는 알비어가 있고 경차 베이스를 선호하는 마니아적인 성향의 부류도 있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승합차 베이스로 제작된 실속형 구성은 모두의 관심은 물론 꾸준한 판매고를 유지하고 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우리보다 더 넓고 큰 다양한 브랜드의 베이스를 통해 제작사별로 완전히 차별화되는 모델들을 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정된 베이스로 제작된 비슷한 레이아웃은 시간이 지날수록 탈피하며 변화를 시도해야 할 듯하다.

경차인지 승합차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전고가 높은 일본 베이스, 실내의 구성은 취향 저격을 위해 특화된 모델들이 많다
경차인지 승합차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전고가 높은 일본 베이스, 실내의 구성은 취향 저격을 위해 특화된 모델들이 많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대중적인 모델보다는 우리 제품을 필요로 하는 몇몇 사람만을 선별해서 취향저격을 하겠다는 듯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 소형 카라반의 취침 인원에 대한 고민은 루프탑 텐트까지 결합해서 해소하고 있다. 이런 구성이 이 모델 하나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위한 아이디어 싸움과 제작사의 개성은 고스란히 제품에 녹아있다.

일본 캠핑카와 전시회를 다룬다고 해서 “일본이 어떻게 했는데...”, “정신이 있냐 없냐”, 이런 댓글과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유럽 RV 전시회, 미국 전시회 등을 이야기하며 국내 RV 시장과의 차이와 모델, 트렌드 등을 이야기하기 위함이지 일본 캠핑카를 홍보할 마음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다름을 이해하고 국내 시장의 변화를 읽어보자는 의미임을 이해하기 바란다.

국내에서 제작된 자동차들이 저마다 몸집을 불려나가며 최신 기능을 적용해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일본 캠핑카 베이스들은 최신 안전 장치는 추가되었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사이즈는 그대로 유지하고 연비와 안전, 주차, 보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듯 보여진다.

주차 문제는 일본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좁은 도로에 차고지 등록이 의무화되고 있어 수도권 주변에 위치한 RV 전용 주차장을 활용하거나 집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적당한 사이즈를 선택하게 된다. 돌이켜 보자, 우리는 이왕이면 좀 더 크고 길고 넓고 화려한 모델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주차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한다면 이런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프레임, 차대를 확장하고 외부의 너비와 취침공간, 화장실, 샤워실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이로 인해 실제 알비어가 겪게 될 현실적인 문제는 고려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캠핑카는 우리 현실에 적합한 모습일 수 있다. 일본 캠핑카의 장점은 분명하지만 몇 가지 특징만으로 '우리보다 더 낫다'라는 판단은 금물이다. 공간 효율적인 면에서는 박수를 보낼 수 있지만, 국내 알비어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실용적인 그 구성이 적합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취침 인원을 늘리고 실용적이지만 현재의 국내 알비어에게는 너무 좁다는 반응이 예상되고 적합하지 않은 모델로 꼽힐 수 있다. 좋아 보이는 것과 나에게 맞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동급의 국내 모델을 보면 우리는 좁다고 할지 몰라도 저들이 보면 넓고 화려해 보이는 고급 모델일 수 있다. 서로의 인식과 생각의 차이는 존재할 것이다. 미국, 유럽, 영국 모든 RV를 고르게 접하고 있는 국내 알비어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난방과 옵션 등에 있어서는 NO.1에 속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알비어들은 유럽 캠퍼밴, 모터홈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제작 모델의 베이스와 기술력에 따른 분명한 한계와 유럽 모델의 세련된 구성이 비교되기 때문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베이스의 변경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제작사에서 해결책을 내놓는 것은 더 확률적으로 낫기 때문이다. 상생, 공존, 협력이란 단어는 무색할 정도이다.

스타렉스 보다 약간 크고 넓은 모델인데 어떤 특징이 보일까?

동일한 모델의 사진 4장이다.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 특징 중 몇 가지가 보이는지 궁금하다. 의자의 변형을 통해 최소 6인 승차가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변환을 통해 이 인원이 취침을 할 수 있는 구조이다.

운전석의 시트 회전을 통해 후면부를 바라보는 대신 운전석의 시트를 앞으로 숙이고 뒤에 앉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든 캠핑카도 여러 대 볼 수 있었다. 비용대비 효과는 물론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싱크대, 싱크볼의 폭이 아주 좁게 설계되는 특징도 만날 수 있다. 리무진 타입으로 실내 전고를 높이고 이층침대를 설치하는가하면 팝업 텐트를 설치한 경차들도 가족을 위한 최선책으로 꼽히고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경쟁 모델이 갖지 못하는 장점 하나 하나를 늘리며 자신만의 장점으로 만들고 있다. 전시회에서 얻은 요구 사항과 추가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매월 열리는 전시회에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발 빠른 대응과 개선 작업이 진행되면서 좀 더 다양한 모델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승합차의 후면부 평탄화 작업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 방식이 다르듯 일본 캠핑카에서는 전문적인 좀 더 차별화된 구성을 엿보게 된다. 나에겐 맞지 않을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선택 받을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레이아웃이 아니라면 컬러, 매트리스의 색상 하나라도 차별화하려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 하나의 모델이지만 결과물은 기하급수적으로 퍼지고 그만큼의 가격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마치 국내 RV가 옵션 차이를 보이듯 말이다.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성을 보여준 전시회

이런 발 빠른 변화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미디어와 책, 잡지 등이다. 하지만 우리는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정보에만 의존하고 있다. 정보와 홍보, 거짓 정보에 대한 구분없이 모든 것을 그대로 흡수하고 본인의 생각인 것처럼 다시 퍼트린다. 정보에 대한 만 원 남짓 비용은 아까워하면서 업체가 권하는 수십, 수 백만원의 옵션은 거리낌없이 받아들인다. 이것 또한 시대의 흐름이라 보인다.

그마나 긍정적인 것 중의 하나는 현재 부모님을 따라 캠핑카, 카라반을 타고 여행을 했던 세대가 성장할 때쯤이면 이 시장은 더 성장해 있고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10년, 20년 후에도 지금처럼 불편한 인식을 갖지 않으려면 알비어의 인식 뿐만 아니라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개개인의 노력과 함께 사회적인, 제도적인 전환기를 거쳐야 한다. RV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대책이 요구된다.

불과 몇 년 후에는 우리도 아시아에서 RV의 선진국이 되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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