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 vs 알비어
캠퍼 vs 알비어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3.02.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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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 vs 알비어

 

알빙은 결국 방법에 대한 선택의 문제일 뿐, 캠퍼와 알비어로서의 구분과 논쟁은 더는 필요치 않아 보인다
 

캠퍼가 아니죠! 캠핑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말입니다…” 요사이 캠핑카를 이용해서 번잡한 캠핑장에서 캠핑을 즐기다 보면, 텐트를 사용하는 이웃캠퍼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도시와 편안한 집을 떠나 최소한의 장비로 즐기는 아웃도어 활동이라는 캠핑의 사전적 의미를 굳게 신봉하는, 캠핑 트레일러를 이용한 알빙(RVing)에 대한 골수 ‘다이캠퍼’ 들의 이러한 경직된 구분을 일견 이해할 수는 있다.
최근 몇 년간의 뜨거운 캠핑붐과 더불어 캠핑카, 카라반 그리고 캠핑 트레일러를 이용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그러나 급작스럽게 늘어난 캠핑인구를 수용할 캠핑장의 표준화 및 체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텐트와 캠핑카의 구분 없이 근거리에 밀집하다 보니, 각각의 사용자 간에묘한 신경전과 심지어는 싸움으로까지 번지는 것도 사실이다. 캠핑카에서 사용하는 히터의 소음,전기 사용량 그리고 차지하는 면적 등에 대한 불필요한 시시비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텐트 및 캠핑카 사이트에 대한 시설적, 지리적 구분 그리고 사용요금에 대한 구체적 기준(입퇴장시간, 인원수, 사이트 크기 및 위치)마련 등 캠핑 관련 인프라의 정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나는 위에서 ‘캠핑카’와 ‘캠핑 트레일러’라는 단어를 섞어서 사용했다. 정확히 다시 표현하면 ‘알비(RV)’가 맞는 말이다. 알비(RV)는 집과 유사한 화장실, 부엌, 거실, 침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차량으로 이를 이용한 캠핑, 여행 및 여과활동을 알빙(RVing)이라고 한다. 방식의 차이로 구분 짓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나누어 보자면, 캠핑을 즐기는 사람을 캠퍼(Camper)라 부르듯, 알비(RV)를 이용해서 알빙(RVing)을 즐기는 사람을 알비어(RVer)라고 칭한다. 첫머리에서처럼 대부분의 열성 다이캠퍼들은 알비어를 캠퍼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도시와 집을 떠나 오면서도 알비의 각종 편의시설과 함께 캠핑장에 들어왔지만, 알비어들도 모터홈이나 트레일러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대자연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캠퍼가 되는것이다.
한동안, 캠퍼는 12V, 알비어는 220V로 구분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근래 들어 각종 가구류와 편의장비로 중무장한 텐트캠퍼들이 늘어나면서 캠핑장에서의 전기사용은 캠퍼나 알비어 모두에게 필수처럼 되었고, 한때 캠퍼들의 특권처럼 여겨졌던 최소한의 필수 장비만을 사용하는 ‘드라이 캠핑’이나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언플러그드 캠핑’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알비어들은 알비자체에 내장된 딥사이클 배터리, 태양열 집열판 그리고 발전기 등을 이용해서 북적이는 캠핑장을 떠나 한적한 장소에서 외부시설 및 전기의 도움 없이 드라이캠핑(Boondocking)을 즐기는 경우가늘어나는 추세다.
나는 개인적으로 알빙을 선호하는 편이다. 도시를 벗어난 조용한 곳에서 산악바이크와 캠프파이어를 즐기다가, 알비의 문을 열고 집보다 편한 집으로 퇴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비 설치와 해체를 하면서 가족들 간의 스킨쉽을 늘릴 수 있는 낭만적인 텐트캠핑과 집을 떠난 곳에서도 집과 같은 편리함과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알빙은 결국 방법에 대한 선택의 문제일 뿐, 캠퍼와 알비어로서의 구분과 논쟁은 더는 필요치 않아 보인다. 무슨 선택을 하든 본인의 취향에 맞는 방법으로 힘들고 지친일상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멋진 대자연의 품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columnist 심석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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