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운 건 팔할이 여행 여행작가 이동미
나를 키운 건 팔할이 여행 여행작가 이동미
  • 더카라반
  • 승인 2015.11.0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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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건 팔할이 여행 여행작가 이동미

Special
 

 

 

 

나를 키운 건 팔할이 여행 여행작가 이동미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그리 거창한 일이 아니다. 집 앞 골목을 거닐고 근처 산을 가도 좋다. 무엇인가를 얻었다면 그것이 여행이다. 우리가 무심코 놓치고 지나치는 골목에서 문화와 삶을 느낀다는 그녀. 여행작가 이동미를 만나보았다.

 

인생을 바꿀 여행과 만나다

시험이 끝난 대학가. 여기저기 북적거리는 젊음 속에서 여행작가 이동미를 만났다. 20대들 속에서도 유독 빛나는 눈빛을 가진 그녀는 늦깎이 대학생활이 힘들지만 즐겁다는 이야기를 먼저 했다.

“여행잡지 기자에서부터 여행작가까지 여행에 대한 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지만, 전공은 여행과는 관련 없는 생물학이었어요.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 석사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여행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하고자 관련 박사학위과정을 수료 중이에요.”

 

 

 

 

 

 

 

여행작가와 생물학. 둘 사이의 거리는 상당히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 역시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이렇게 평생 여행을 다니며 살게 될지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고 한다.

“실험실에서 풀뿌리가 얼마나 자라나 하루하루 체크하다 보니 어느새 3학년이 됐었죠. 그때 드는 생각이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어요. ‘앞으로 평생 이렇게 실험실에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이 길이 맞는 길인가?’라는 생각에 1년간 휴학을 하게 됐어요. 휴학하고 얼마 있다가 우연히 관광통역안내원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했죠. 안내원 수업을 들으며 여행을 다니면서부터 여행으로 만나는 세상이 이렇게 재밌는 줄 처음

알게 됐죠.”

 

대학 졸업 후, 그녀는 해외여행전문잡지사에 입사해 여행취재 기자를 하면서 전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여행문화를 경험하게 되면서 여행작가의 길에 한걸음 다가갔다.

“기자생활을 하며 각국의 여행지를 돌아다니다 Travel Writer라고 불리는 여행전문작가들을 만났어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당시 우리에게는 생소했던 여행작가라는 직업을 꿈꾸게 됐어요.”

 

여행작가의 길을 걷다

IMF 이후 해외여행이라는 소재가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여행잡지가 폐간되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게 된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여행을 다니며 본격적인 여행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제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제일 좋아했던 여행지는 유명한 곳들이 아닌 그 옆에 숨어있는 골목들이었어요. 골목은 그 지역의 사람과 함께 어울릴 수 있고, 그 지역의 정서와 문화 모든 것이 함께 녹아있는 집약체이기 때문이죠. 그런 골목이 우리나라에서는 개발해야 할 곳으로 생각하고 버려진다는 것이 아쉬워 골목여행을 시작했죠. 그리고 그땐 아이들이 어려서 먼 곳으로 여행하기 힘든 영향도 있었죠.”

 

 

 

 

 

 

늘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다 보니 주변 지인들 하나둘씩 그녀에게 아이들과의 여행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도서를 찾아봤는데 다들 직접적이지 않은 피상적인 느낌들뿐이었어요. 그래서 우리 가족 넷이 함께 다닌 것을 책으로 쓰기 시작했죠. 제 남편은 과학교사니까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두 아이는 여행에 대한 소감을 전 여행기와 팁을 적었죠.”

그렇게 쓴 책이 바로 한국관광공사 주최 ‘단행본 부분 2011 한국관광의 별’을 수상한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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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받은 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여행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봐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들을 위한 여행이라고 하면서 체험학습이다 견학이다 하면서 여행을 빙자한 공부를 하러 떠나는 거예요. 여행 전에 공부를 철저하게 하고 여행에 가서는 그 공부에 관련된 체험학습을 받고 확실하게 배우길 원해요. 그러다 보니 여행에 대한 싫증을 느끼게 되죠. ‘가족과의 여행은 싫다’가 되는 거죠. 아이들에게 여행에서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풍경을 느끼고 자연과 문화를 보면서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상황을 만들도록 하는 게 좋겠어요. 여행은 학습이 아니잖아요. 배우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을 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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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어릴 적 가족과 떠난 여행에 대해서 갔던 곳은 생각나질 않지만, 그때의 감정은 기억에 남는다며 그녀는 아이들과의 여행에서는 배움보다는 감정적 교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행의 힘, 가족

가족과의 여행에서 감정적 교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답게 가족이 그녀의 여행에서 가장 큰 힘이 되는 존재라고 한다.

“여행작가를 꿈꾸는 젊은 여성들이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는지를 늘 물어봐요. 여자들에게 결혼과 육아는 축복인 동시에 꿈의 큰 벽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에는 남편의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됐어요. 남편과 같은 대학교 같은 학과를 나와 서로의 청춘의 꿈과 열정을 아는 사이라 가능한 것 같아요. 늘 서로를 응원하죠. 고맙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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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중요시하는 그녀답게 그녀는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여행과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동화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제 여행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동화책을 만들고 있다.

 

 

“여행은 나를 만들어줘요. 우물 안의 개구리가 여러 우물을 돌아다니며 개천을 만나고 또 여러 개천을 돌아다니다가 강을, 바다를 만나는 것 같아요. 끊임없이 주변을 확장하고 알아가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른들보다 아이들에게 여행은 더 필요하죠. 그런 여행에 제 책이 작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게 행복이겠죠.”(웃음)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으로 2011년 제2회 한국관광의 별 단행본 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이야기와 역사, 맛, 골목에 관심이 많으며 특히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 가장 행복하다는 여행작가다.   editor 최웅영 + photograph STORM COMMUN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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