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떠나는 유럽여행, 여행작가 이화득을 만나다.
자동차로 떠나는 유럽여행, 여행작가 이화득을 만나다.
  • 더카라반
  • 승인 2015.06.03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로 떠나는 유럽여행, 여행작가 이화득을 만나다.

INTERVIEW | RVer
 

_MG_2064

 

 

 


자동차로 떠나는 유럽여행, 여행작가 이화득을 만나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유럽. 하지만 경비가 무시 못 할 수준이라서 최대한 많은 도시를 돌아다녀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에 교통편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이럴 땐 자동차가 답이다. 모든 길이 연결된 유럽에서 자동차는 유럽을 가장 완벽하고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여행법일 것이다.

 

 

 

 

_MG_7936

 


여행에 미치다

 

 

누구나 한 번쯤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5월의 어느 날, 젊은이의 인파로 북적거리는 대학로에서 서울 동성고등학교에 지리교사로 재직 중인 여행작가 이화득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 ‘이화득의 유럽 자동차 여행’이라는 새 여행서적을 출판한 그의 얼굴에서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여행이 이렇게 생업과 관련되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틈만 나면 여행을 떠났어요. 군대에 있을 때도 그 귀한 14박 15일 정기휴가 두 번을 여행 다니는데 다 써버릴 정도였죠. 돌이켜 생각해보면 쉴 틈만 있으면 계속 여행을 다녔네요.”

그렇게 틈만 나면 여행을 다니던 그는 30대 초반 무렵 잡지에 여행기를 기고하면서 여행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잡지에 기고하다 보니 전문적인 국내 여행서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때가 1989년이였어요. 당시 흔히 ‘마이카 시대’라고해서 차량의 등록 대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을 때였죠. 하지만 국내 여행서적들이 배낭여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책들만 있을 뿐 자동차로 여행을 다니는 것에 대한 정보를 갖춘 책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친절하게 길안내를 해주는 내비게이션도 없이 지도를 보고 여행 다녀야 했기 때문에 자동차로 모르는 곳을 여행 간다는 자체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죠. 그래서 제가 지리를 가르치다 보니 지도도 제작해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여행지의 지도와 정보, 에세이가 있는 여행서

적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고 1991년에 자동차로 한반도 중부와 남부를 여행한 것을 토대로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차를 멈추고’ 책을 출판했죠.”

자동차 여행의 불모지였던 당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여행서적의 물고를 틔운 그는 더 큰 꿈을 키워나갔다. 바로 자동차로 세계를 누비는 것이었다.

 

 

DSC_1853

 


차로 유럽을 누비다

 

 

첫 책인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차를 멈추고’를 출판하고 나서 국내에서 자동차 여행가로 명성이 높아갈 때쯤 그에게 뜻밖의 제의가 들어온다. 국내의 한 항공사에서 그의 후원사가 되기를 자처한 것이다.

“어느 정도 여행작가로 이름이 알려질 때쯤이었죠. 한 항공사에서 항공편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단, 유럽에서 여행을 할 때는 자동차를 운전하며 이동하라는 조건으로요. 저에게 나쁠 건 없는 제안이라고 생각했었죠. 그래서 순순히 받아들였죠.”

그렇게 자동차로 떠나는 유럽여행이 시작됐다. 국내에서 자동차로 많은 여행을 했던 그였지만, 자동차로 유럽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비행기에 내려 공항에 도착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두렵다’였죠. ‘너무 급하게 알아보지도 않고 제안을 받아드린 건 아닌가?’,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까?’등의 생각이 머리를 떠나질 않았어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유럽 사람들은 어떻게 운전을 하는지를 봤어요. 그렇게 며칠을 ‘유럽 사람들은 어떻게 운전하는가?’ 또 ‘어떤 방식으로 신호를 지키는가?’를 보고 있다 보니 운전하는 건 우리나라와 다를 게 없었어요. 그래서 바로 운전을 도전했죠. 해보니깐 별거 아니었어요. 결국 두려움이 제일 큰 문제였던 거죠.”

그렇게 그의 자동차 유럽여행이 시작됐었다. 약 보름간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유럽의 곳곳의 시내와 캠핑장을 돌아다니며 그는 많은 경험을 쌓게 됐다고 한다.

“지금도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밥입니다. 처음 여행할 때 유럽지역을 돌아다녔는데 국내여행과는 다르게 급격하게 여독이 쌓여가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국내여행 일정보다 더 약하게 다녀도 여독이 배로 쌓여가는 것이 느껴져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론은 바로 밥이었던 거죠. 최소 보름 이상을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며 돌아다니니 탈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차피 차로 이동하니깐 무거운 짐들을 실어도 불편함이 없고 캠핑장도 시설이 잘 돼있으니 전기밥솥을 챙겨 다녔죠. 그렇게 밥을 먹기 시작하면서 아무리 유럽을 돌아다녀도 여독이라는 것을 모르게 됐어요. 귀국 후 다음날 바로 북한산을 등산할 정도니까요.(웃음)”

그는 이렇게 여행을 다니면서 밥을 해먹는 방법은 물론 유럽의 여행지 고르는 법, 숙소 찾는 법 등의 노하우를 책으로 엮어서 출판했다.

“제가 겪은 실수를 다른 여행객들이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책을 출판했죠. 국내에서는 아직 유럽을 자동차로 여행한다는 것이 낯설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여행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싶어 출판했죠.”

유럽 자동차 여행을 꿈꾸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말을 전했다.

“제주도에서 렌터카로 여행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도전해보세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편안함과 매력을 느끼게 될 겁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자동차로 유럽을 여행하면서 집필활동은 물론 초보 여행자들을 위한 여행 컨설턴트까지 하겠다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여행가의 모습을 느꼈다. 그의 노력들이 반짝반짝 빛나길 바라며, 여행길에 언제나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본다.

 DSC_2355

 


이화득 현) 동성고등학교 지리 교사 ‘여행과 지도’ 컨설턴트로 자동차로 유럽을 여행하려는 여행객들을 돕고 있다.   editor 최웅영 + photograph STORM COMMUNICATION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