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진 사나이, 김 동 섭
나는 강진 사나이, 김 동 섭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3.02.07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는 강진 사나이, 김 동 섭

 

 

 

강진을 닮아 들려줄 이야기도

보여줄 풍경도 많은 사나이, 봄비처럼 따뜻한 비는 내리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우리는 바다에서 들로 산으로 강진을 탐했다.

 


남도답사 1번지, 청자골 강진

 

여느 시, 도, 군, 구도 그러겠지만, 강진군 역시 지역 사랑이 남다르다. ‘남도 답사 1번지,청자골 강진’을 캐치 프레이즈로 걸고 주목을 모은다. ‘남도여행’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손꼽아 볼 만큼 설렘과 기대를 안겨준다. 먹고 보고 느끼고 담는 것마다 남도는 깊은 맛을 자랑한다. 이러한 남도 여행에 답사 1번지로 강진군은 강진을 1번지로 내세우는 데 절대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의 말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남도의 맨 끝에 자리한지리적 특성으로 사람들은 쉽게 강진에 올 마음을 먹지 못했다.한 번 오면 머물고 싶어지는 마음 때문에 사람들은 강진에 오기를 미뤘는지도 모르겠다.미항으로 손꼽히는 푸른 항구 마량항, 달리던 차를 세우는 녹색의 물결 설록다원, 한국인이 사랑하는 위인 다산 정약용이 머문 ‘다산초당’, 길고 유구한 역사의 ‘청자도요지’까지 이야기만으로도 하루가 다 가는 강진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 강진이 좋아서 머물러 버린, 강진군 교통행정팀장 김동섭 씨다.
“강진에 처음 왔을 때 정말 놀랐어요. 대부분 강진하면 땅끝마을이다, 유배지다라는 인식때문인지 척박하고 삭막한 풍경을 떠올리는데 그렇지 않아요. ‘편안 강’에 ‘나루 진’을 쓰는 이름 그대로 곳곳마다 사람을 편하게 하는 휴식처가 되어줍니다. 그렇기에 캠핑과 강진을 연결한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저는 머물게 하고 싶었어요. 호텔이나 콘도처럼 커다랗고 화려한 외경을 갖추고 있지 않아도 오히려 더욱 멋지게 강진을 여행 할 수 있는 비결, 베이스캠프에 카라반 등을 정박해두고 보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곳 따라 강진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거죠. 강진군청 27년 근속의 제가 추천하는 여행입니다.”
김동섭 씨는 먼저 캠핑을 시작했고 그 노하우를 자신의 일에 적용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역의 발전으로 확대되는 효과를 냈다. 끈기와 집념이 대단한 그다. 이러한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강진을, 그 참모습을 모르는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잠시도 쉬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하다

 

강진군의 특별한 공무원

강진 초입의 강진천변생태호수공원은 아름답고 고요한 경관으로 지역민들의 쉼터이자 저류지(물모이못: 배수로를 따라 모여드는 물을 모아 두는 곳)로서 쓰이는 공간이다. 다른지역에서도 저류지는 관광지로 홍보할 만큼 좋은 환경을 자랑하지만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공간은 아니기도 하다. 김동섭 씨는 공원의 주차장에 개수대와 전기시설을 설치해 RV station(소규모 간이 캠핑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세웠다. 카라반이나 텐트를 정박해두면 바로 숙박이 해결된다. 주변 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따로 건물을 짓지 않고도 충분히 쉬었다 갈 수 있으니 비용대비 효과도 크다. 그가 직접 기획한 개수대는 히팅 시스템 기능으로 한겨울에도 따뜻한 물을 공급한다. 설거지하는 데 괴롭지 않을뿐더러 동파염려가 적어 무인 관리에 적합하다.공원의 시설은 전면개방에 이용료가 없다. 훌륭한 시설에 별도의 비용도 받지 않으니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그건 얕은 안목이죠. 만원, 이만원 이용료를 받지 않아도 그분들은 여기 지내면서 강진의 시장에서 장을 보고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맛집 투어를 하는 등 소비를 하시지요. 그게 바로 지역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이고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죠. 언젠가 다른 지역에서 전기를 몰래 끌어다 쓴 캠퍼에게 뭐라고 했다는데 그런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을 먼저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돈 벌기 위한 행정이 아닌 주민을 위한 행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의 안내로 막 공원 출입구에 들어설 때 주말 사이 머물다 떠나는 카라반 한 대와 마주쳤다. ‘덕분에 잘 쉬고 간다’는 인사에 김동섭 씨는 아쉬워하며 ‘찾아와주어 고맙다’고 배웅했다. 공원에 전기, 수도 시설이 없었다면 한겨울에 일부러 이곳을 찾기 위해 들르는 사람은 없었을지 모른다.


월출산 기슭의 무위산의 한 찻집. 통유리 밖으로는 촉촉한 비가 내린다. 겨울에 내리는 비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빛깔 고운 황차 때문인지, 따뜻한 온기 때문인지, 아마 이 먼 곳까지 찾아와 만난 참 좋은 사람 때문이지 싶다. 언젠가 꼭 이룰 그의 하루를 미리 그려보며 한 모금, 한 모금 강진의 맛을 음미했다.
“직접 가꾸고 일궈낸 캠핑사이트에 연륜이 묻어나는 에어스트림을 윤이 나게 닦아두고, 나그네 같은 손님에게도 선뜻 묵어가라 내어드리고 싶어요. 강진의 바다며, 산 하늘을 벗 삼아 아내와 아들과 언젠가는 며느리까지 두런두런 지나온 세월, 함께할 내일 이야기하며 지내는 게 꿈이죠.”
나는 안다. 그를 아는 사는 사람들도 모두 안다. 그의 꿈이 꼭 이뤄질 것을

 

 

editor 정율희 + photographer 신문기ㆍ강진군청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