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축복, 알빙을 만나다 재즈피아니스트 RVer 김희영
인생의 축복, 알빙을 만나다 재즈피아니스트 RVer 김희영
  • 더카라반
  • 승인 2015.04.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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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축복, 알빙을 만나다 재즈피아니스트 RVer 김희영

INTERVIEW | RVer

 

 

 

 


인생의 축복, 알빙을 만나다 재즈피아니스트 RVer 김희영

 

 

그의 대답은 단순했다. 재즈피아니스트로의 성공도, 그의 두 번째 취미인 알빙도 그저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 그가 이렇게 엄청난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던 대답은 단순했다.

 

인생으로 들어온 알빙

재즈피아니스트 김희영과 처음 만난 것은 YJRV 부산점에서다. 창원 KBS 클래식 라디오에서 ‘재즈를 말하다’라는 재즈 소개코너 방송녹음을 방금 마치고 온 그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꼈다.

“서울은 인구가 많아서 재즈를 즐기는 사람도 인프라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희 같은 경우에는 많이 부족하죠. 그래서 경남지방 사람들에게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재즈를 좀 더 쉽게 접하고 알릴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합니다.”

경남 창원지역 재즈 1세대인 그는 그 누구보다 재즈를 사랑하며 지역에 재즈를 알리고 보급하고 있다. 창원지역 유일의 재즈바인 ‘몽크’에서 한 달에 4~5번의 공연을 하고 있으며 창원의 창신대학교와 부산의 동의대학교에서 재즈피아노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했다는 음악은 그에게 모든 것이었다. 지금은 음악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처음 음악을 시작하던 그때만 해도 부모님의 반대가 엄청났었다.

 

 

 

 

“저희 아버지가 경찰관이라서 굉장히 남성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남자가 무슨 음악이고, 음악으로 네가 과연 성공할 수 있겠냐며 반대를 했어요. 몇 달간을 단식투쟁도 하고, 반항 아닌 반항도 해서 결국 제가 원하는 음악을 하게 됐죠. 그렇게 음악을 시작하게 된 후 진짜 음악만 했습니다.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아버지도 인정할 정도로 열심히 했죠. 이제는 아버지가 네가 좋아하는 음악을 이렇게 끝까지 해나가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하십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인정받고 또 그 음악으로 가정을 먹여 살릴 수 있으니 솔직히 행복하죠.”

 

 

그렇게 평생 음악만을 생각하며 살아오던 그에게 5년 전, 작은 변화가 생긴다.

 

 

 

 

“제가 하도 음악, 집, 음악, 집이니깐 캠핑을 좋아하는 동생이 절 보고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는지 절 끌고 캠핑을 갔어요. 처음 캠핑을 하다 보니 동생을 따라서 텐트도 치고 불장난도 하다 보니 어떻게 시간이 간 줄도 모르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텐트에서 아침을 맞이하는데 엄청난 충격을 느꼈어요. 텐트 안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아침 햇살과 커피 한 잔. 전혀 겪어보지 못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캠핑을 다녀온 뒤 바로 루프탑 텐트를 구매했죠.”

 

 

루프탑 텐트를 구매하고 캠핑을 즐길 때는 좋았지만, 어느 날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가족 모두가 두려움에 잠을 설쳤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하는 캠핑이 가족이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카라반을 샀다고 한다. 그 후로 한 달에 두 번 이상 알빙을 떠났다.

“처음 카라반을 사고 많은 일들이 있었죠. 저희 집이 남쪽이고 또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여름철 태풍이라도 불면 카라반이 여간 불안한 게 아닙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죠. 태풍이 온 다음날 카라반에 가보니 앞쪽 창문은 깨져있고, 아웃트리거는 박살이 나있었죠. 그래서 그 다음 해에는 태풍이 불 때 카라반을 지키기 위해서 카라반 안에서 잤는데 자고 일어나니 카라반이 50cm는 밀려가 있었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이렇게 카라반을 애지중지하면서 알빙을 즐기던 그는 2년 전, 10개월의 알빙 휴식기를 가지게 된다.

 

 

“그때 재즈밴드를 결성해서 적극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게 됐고 때마침 대학 입시 철이라서 한창 바빠 알빙을 잘 못 하게 됐죠. 또 제 딸도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조금씩 저희와 알빙을 나가는 것보다 친구들하고 놀고 싶어 했죠. 그래서 카라반이 주차장에만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그냥 팔고 알빙을 그만두게 됐죠.”

 

가족을 함께하게 만드는 알빙

그렇게 카라반을 팔고 10개월간을 알빙을 알기 전의 가족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전과 같이 음악을 했지만, 전과 다르게 답답한 기분이 계속 들었다고 한다. 그 기분은 자기 자신만이 느끼는 기분은 아니었다. 가족 모두가 느끼는 답답함이었다고 한다.

“알빙을 10개월 동안 안 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뭔가 가족과 소통도 안 되는 것 같고 답답했죠. 어느 날 아내가 저에게 요즘 우리가족이 대화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을 꺼냈죠.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저희 가족 모두가 가족과 함께했던 가족만의 시간을 그리워한 거죠. 그래서 다시 카라반을 구입해 지금은 한 달에 2~3번씩은 떠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아이를 위한 시간과 아이만의 시간이 커져 가족이 함께하는 알빙 시간이 어쩔 수 없이 줄어들 것 같다는 그. 그래서 지금 최대한 가족과의 같이 있는 시간을, 같이 정신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누리고 싶다고 한다.

“지금 이 시간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니까요. 그래서 지출은 조금 많아지겠지만, 가족과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알빙을 열심히 다닐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 가지 꿈이 있는데 카라반을 가지고 다니면서 재즈 버스킹을 하고 싶어요.”

바닷가에 카라반을 정박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맥주 한 잔과 재즈 한 곡. 그만한 행복이 어디 있을까? 그의 꿈이 어서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editor 최웅영 + Photograph STORM COMMUN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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