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이정표를 따라 남미로 떠나다 김새움·이구름을 만나다
사람이란 이정표를 따라 남미로 떠나다 김새움·이구름을 만나다
  • 더카라반
  • 승인 2014.12.03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이란 이정표를 따라 남미로 떠나다 김새움·이구름을 만나다

SPECIAL INTERVIEW
 

 

 

 


사람이란 이정표를 따라 남미로 떠나다 김새움·이구름을 만나다

 

 

 

언제부터인지 여행이 남들이 가는 곳만 가고 남들이 먹는 것만 먹는 것이 됐다. 계획 짜기 바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끝나는 여행. 여기 그런 똑같은 여행 대신 사람을 찾아 남미로 떠난 두 명이 있다.

 


사람을 찾아 떠나다

 

 

“12시간의 시차와 한국과 반대인 계절. 한국과는 다른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은 어떨까 궁금했어요.”

고등학생 시절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고 막연하게 남미로 떠나자고 생각했던 두 명의 여고 동창 친구인 김새움과 이구름. 둘의 잊고 있던 남미 여행은 스페인어를 전공한 김새움이 국내 대기업의 칠레 법인에서 일하게 되면서 다시 현실이 됐다.

“처음부터 여행을 계획한 것은 아니에요. 매일 연락하는데 둘이 12시간의 시차가 있다 보니 일상이 끝나지 않는 것 같았죠. 제가 퇴근할 때 출근하고 제가 출근할 때 퇴근하고. 끊임없이 낮이 이어지는 것 같았죠. 그러면서 다른 나라인 남미가 궁금해지고 나아가 남미에 사는 다른 사람들이 궁금해졌어요.”

둘은 남미 여행 준비하면서 어디를 갈지, 무엇을 먹을지를 계획하지 않고 단 한 가지 계획만을 짰다. 바로 ‘사람사람 프로젝트’였다.

“다른 나라의 맛집, 장소, 멋진 길. 이런 것도 궁금하지만 저희는 다른 나라의 다른 사람들이 궁금했어요. 그래서 ‘사람사람 프로젝트’를 기획했죠. 그리고 여행 물품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사람사람 프로젝트’라는 제안서를 국내 여러 업체에 제출했고 의류랑 카메라 등을 협찬 받았죠.”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이었지만 믿는 구석은 있었다. 칠레에서 일하고 있던 김새움 덕분에 의사소통은 물론이고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현지 친구’ 집이 있어서 문제가 없었다. 국내 그래픽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던 이구름은 스페인어는 할 수 없지만 어디서나 기죽지 않는 당당함을 가지고 있었다. 당찬 두 여자는 프로젝트를 계획하자마자 과감히 하던 일을 그만두고 사람을 이정표 삼아 남미 여행을 떠났다.

 

 

 

 

 

 

 

 

 

 

 


남미에서 사람을 만나다

 

 

 

이들은 약 4개월 동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칠레를 돌아다녔다.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무료로 여행객들에게 자신의 집을 제공하는 ‘카우치 서핑’ 집주인 루시아노부터 불나방 같은 파블로, 사진 안 찍는 사진작가 엠마뉴엘, 국적을 뛰어넘어 깊은 우정이 생긴 까띠 등 여행에서 만난 인연은 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무계획이 저희 프로젝트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어딜 가야 한다는 압박이 없으니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할 시간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어요. 친해진 친구는 자신의 친구를 소개해주고 또 그 친구는 자신의 친구를 소개해주고 점차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됐죠.”

많은 사람들을 알아서일까? 그들 각자에 인상 깊은 사람은 다 달랐다. 김새움은 우정은 국적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각별한 사이의 까띠를, 이구름은 한국말을 할 줄 알아서 가깝게 지냈고, 자신을 좋아했던 불나방 같은 파블로를 꼽았다. 각자 인상에 남는 사람은 다르지만, 둘은 남미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기억하며 책 ‘사람 여행’을 출간했다.

 

 

 

 

 

 

 

 

“모든 인연이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남미 여행 전에도 여행을 다녔지만 그땐 장소를 목적으로 여행을 갔었지 사람을 목적으로 여행 갔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남미 여행 때 만난 친구들은 지금도 페이스북이나 스카이프로 연락하고 지내고 있죠.”

 

 

여행이 끝난 지금 돌아온 그들은 과거와는 다른 일상을 살고 있다. 이구름은 프리랜서로 그래픽디자인, 일본어 번역, 회사 컨설팅 등 예전과는 다르게 다양한 일로 바쁘게 살고 있고, 김새움은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고 있다.

“여행을 하고 나서 잃은 것도 있고 얻은 것도 있어요. 먼저 여행을 하게 돼서 돈과 직장을 잃었죠. 하지만 여행을 통해서 돈과 직장이 없이도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추억할 수 있는 사람들도 얻었죠.”

 

 

 


editor 최웅영 + photograph STORM + 사진 제공 이구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