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낯선 미국에서 캠핑을 꿈꾸다 – Travel story 05
모든 것이 낯선 미국에서 캠핑을 꿈꾸다 – Travel story 05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4.01.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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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낯선 미국에서 캠핑을 꿈꾸다 – Travel story 05

TOUR

미국 동부에서 서부까지 캠핑 트레일러와 함께한 네 식구 여행기록 Travel Story 04

Capital Reef N.P.에서 Las Vegas까지 모든 것이 낯선 미국에서 캠핑을 꿈 꾸 다

 

12ndDay:사막 속의 평화로운 신전-Capital Reef N.P.

이틀 동안 묵었던 Moab KOA를 나선 것은 오전 10시쯤이었다. 여행이 길어질수록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힘들어졌다. 하지만 오늘도 가야할 길이 멀다. 오늘의 목적지는 캐피털리프 국립공원(Capital Reef National Park)이다. Moab KOA에서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I-70 고속도로에 올랐다. I-70고속도로를 빠져 나온 곳은 미국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하는 San Rafael Swell이었다. 사방 100마일, 약 160km 반경 안에 어떠한 인적도 찾기 어려운 곳이었다. 아무리 달려도 지나가는 차량이 한 대도 없었다. 외진 길을 한참 내달리다보니 도로 옆으로 기묘한 모양의 멋진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깨비의 뿔처럼 보이기도, 버섯모양처럼 보이기도 하는 멋진 모양의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Goblin Valley State Park였다. 잠시 차를 세워 도로 아래 시원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자니, 잠시 후 미국인 가족들이 도착해 너무나 자연스럽게 물놀이를 즐겼다. 부러운 우리는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 다시금 길을 재촉했다.

 

 

밝은 갈색과 하얀색의 웅장한 협곡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 드디어 캐피털리프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늘 그래왔듯 비지터센터에 들려 국립공원 소개 동영상을 보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캐피털리프 국립공원은 마치 허물을 벗는 듯 거대한 암갈색 바위절벽들이 날카롭게 깨어지고, 떨어진 모습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 장관들 사이 곳곳에 경고표지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폭우에 길이 끊길 수 있다는 경고문이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날카로운 모양의 거대한 암석들이 그 웅장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평원 저편에서부터 검은 먹구름이 비와 번개를 몰고 들이닥쳤다. 갑자기 거세게 내리치는 빗발을 피해 차 안에서 머물러야 했다. 경고문의 문구가 떠올라 허겁지겁 차를 돌려 다시 공원입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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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는 벌써 갈색 흙탕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오는 길에 보았던 작은 언덕들이 실은 강물이 흐르는 물길이었던 것이었다. 마음은 급한데 트레일러까지 있어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공원 비지터센터가 멀리 보이는 곳에 차들 몇 대가 몰려왔다. 앞서 있던 세단이 계속 망설이다가 먼저가라고 손짓을 했다.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서 물을 건넜다. 혹시라도 캠핑 트레일러에 물이 들어갔을까 하는 걱정에 주차장에 차를 세워 확인했지만 물이 침입한 흔적은 없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하는 아찔한 생각과 함께, 안도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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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털리프에서 브라이스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도로는 UT-12 도로다. 서부를 여행하면서 멋진 도로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 도로만큼 아름답고 장엄한 곳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다만 단점이라면 도로 양옆으로 낭떠러지가 있어 운전자는 그 절경을 눈에 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집사람과 아이들은 계속 탄성을 질러 내 호기심을 자극해 잠시라도 차를 세우고 싶었지만 도로 폭이 좁아 트레일러를 세울 수 있는 곳이 마땅하지 않았다. 마치 롤로코스트를 탄 듯 오금이 저렸다. 한참을 달려 울창한 숲속을 가로지르니 내리막길이 나왔다. 저 멀리 Bryce Valley가 보였다. 다음 행선지가 눈에 들어오니 오늘도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는 안도감에 한숨이 흘러나왔다. 12일째 여행의 밤이 저물고 있었다.

 


13rdDay:화려한 원형의 극장-Bryce Canyon N.P.

 

 

한국에 돌아와 가끔 미국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이 바로 오늘의 여행지 브라이스 캐니언의 모습이다. 마치 원형극장처럼 눈길이 닿는 곳마다 수만 개에 달하는 주황색 첨탑들이 둘러싼 모습은 보는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어 그날의 눈부시도록 화려한 모습이 잊혀 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까. 이제는 시간이 제법 흘러 미국여행이 모두 꿈같이 느껴지는 순간에도 브라이스캐니언의 그 강렬했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브라이스 캐니언은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비교적 작은 크기의 국립공원으로 몰몬교 개척자 중 한 사람인 Ebenezer Bryce의 이름을 딴 국립공원이다. 미국의 5대 국립공원 중 한 곳으로 그랜드 캐니언, 자이언 캐니언과 함께 미국 서부의 3대 캐니언으로 꼽히는 곳이다. 오랜 전 바다 속에 쌓였던 퇴적층이 융기한 후 강물과 빗물에 의해 약한 부부들이 씻겨 내려가고 단단한 부분들은 손을 대면 베일 듯한 날카로운 첨탑의 모습들로 남았다. 이를 후두(Hoodoo)라고 부르는데 이 후두는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종유석과 비슷한 모양으로 흙과 바위의 중간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다. 브라이스 캐니언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는 아름다운 주황색과 회갈색으로 이루어진 후두들이 거대한 원주형 극장처럼 늘어져 온 시야를 가득 채워 그 아름다움과 장엄함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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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캐니언 근처에 위치한 Bryce Valley KOA에 묵은 탓에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생겨 모처럼 늑장을 부리며 여행을 즐겼다. 오랜 여행에 지친 아이들도 피크닉테이블에 앉아 그림을 그리며 뭐가 좋은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른 점심을 샌드위치로 때우고 다시 길을 나서 브라이스 캐니언으로 향했다. 브라이스 캐니언은 비교적 작은 크기의 공원 내에 도로가 잘 설치되어 있다. 그 도로를 따라 지나면서 13개에 달하는 전망대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비지터센터에 들려 주니어레인저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선라이즈 포인트에 도착해 레인저의 가이드프로그램에 참석했다. 따가운 햇살에도 많은 사람들이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과 멋진 풍경에 흠뻑 빠져 있었다. 선라이즈 포인트는 아침 일출장면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지만 일출 무렵이 아니어도 선라이즈 포인트는 브라이스 캐니언이 가장 자랑하는 전망대 중 한 곳이다.

 

 

시간에 쫓겨 브라이스 캐니언의 전망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전망대인 브라이스 포인트, 선셋 포인트, 패얼리랜드 포인트 정도만 들려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브라이스 캐니언의 주는 감동도 잠시, 밀려오는 피곤함에 만사가 귀찮아졌다. 아내의 배려 덕분에 운전석에서 잠시 눈을 부칠 수 있었는데, 잠깐 눈을 감은 것 같은데 어느 새 아이들이 창문을 두드리며 잠을 깨운다. 자이언 국립공원ㅇ르 향해 가는 길 역시 인적이 드물었는데, 갑자기 무언가 눈앞에 나타났다. 급하게 차를 멈추고 보니 어미 사슴과 아기 사슴이 도로 가운데 서 있었다. 자동차 불빛에 놀랐는지 한동안 꿈쩍도 않다가 차가 움직이자 그제야 도로 옆 풀밭으로 들어갔다. 호들갑을 떨며 사슴을 구경하는 아이들과 달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Glendale KOA로 향했다.(하략)

 


writer + photographer Davi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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