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호회에서 사회를 배우다
인터넷 동호회에서 사회를 배우다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3.11.04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 동호회에서 사회를 배우다

  “띠...디 디 디...디...띠...”


 

90년대 일명 PC통신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귓가에 추억의 소리가 맴돌 것이다. 기존 전화선을 이용하는 방식이라 연결하기도 번거롭고, 속도 또한 매우 느렸지만 진청색의 화면에 빠져 밤을 새우며 채팅을 즐기던 기억이 난다. 그곳은 또 하나의 사회였고,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있었다. 동호회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번개’를 통해 뜻이 맞는 사람들과의 즉석 오프라인 모임이 활성화되기도 했었다.

    

인간의 속성상 특정 취미를 공유하고, 서로 정보를 나누기 위해 모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회성을 갖는 인간들은 이런 모임과 공유를 통해서 자의든 타의든 사람과 사회를 배워나간다. 그런 기회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키게 된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요즘은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의 정보 나눔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며 궁금한 것을 바로바로 찾아보거나 실시간으로 피트백을 받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인터넷 동호회(카페)는 이전 PC통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빠른 속도와 방대한 정보를 무기로 장착,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더 나아가 하나의 가족 같은 느낌의 커뮤니티가 생성되면서 정보공유를 넘어선 인간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사이버를 통한 각종 문제가 대두되기도 하지만 어떤 현상이든 동전의 양면처럼 명과 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누가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RV관련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다보면 원하지 않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보의 나눔과 교류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것이 주된 목적임에도 가끔 사람들로 인해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문화는 형성하는 것보다 지키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얼굴이 없는 공간, 이름 없는 공간의 자유로움의 대가는 공짜가 아니다. 기술보다 앞선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인터넷 카페는 온라인을 통해 사람들이 만나는 작은 사회다. 그러므로 반드시 지켜야할 유무형의 규범이 존재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