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니아에서 사우스다코타까지 모든 것이 낯선 미국에서 캠핑을 꿈꾸다
첫째 날: 그 잊을 수 없는 여행으로의 출발
“이제 드디어 출발이다”
집을 나서자마자 가까운 주유소에 들려 기름을 채웠다. 이번 여행을 책임져 줄 Jeep Commander 5.7 Limited는 5,700cc Hemi 엔진으로 유명한 만큼 기름소모량도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운전 중에 쌓인 피로도 풀 겸 주유소가 보이면 가급적 자주 차를 세워 기름을 채우곤 했다. 하지만 달리다 보면 왠지 멈추기 싫고 가까이에 다음 주유소가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드는 때가 많다. 이런 근거 없는 믿음 때문에 낭패를 본 것은 이튿날이었다. 우리는 주유소를 빠져 나와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서쪽으로 길을 달렸다.
남북전쟁 당시에 쓰인 대포가 마을회당에 놓여있는 시골동네를 가로질러 드디어 고속도로에 진입하였다.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Interstate Route, I-80이다. I-80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여 뉴욕시가 있는 뉴저지까지 이어지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긴 고속도로이다. 또 미국대륙을 최초로 관통한 도로인 Lincoln Highway와 가장 근접하게 건설된 유서 깊은 고속도로이기도 하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던 작은 도시들을 지나가다 보니 수많은 유적지(Historical Area) 표지판을 만나게 됐다. 하지만 일정상 그냥 지나쳐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나중에 다시 찾으리라 다짐했지만 실제로 다시 찾지는 못했다.
펜실베니아주는 한국의 지형과 비슷한 점이 많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울창한 삼림과 시원한 강줄기를 구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에도 불구하고 여행이 주는 흥분과 설렘은 이내 잦아들고 아이들은 금세 지루해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다시는 보기 어렵다고 이야기했지만 아이들은 그저 하이스쿨 뮤지컬을 보고 싶어 할 뿐이었다. 워낙 장거리 운전이 많아 지루해할 아이들을 위해 외장형 하드네 디즈니 만화영화 같은 영화들을 약 100GB 정도 준비했었다. 태블릿 노트북으로 영화를 틀어주고 우리 부부만 주변 경치에 흠뻑 빠져 계속 길을 달렸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준비해온 김밥으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마쳤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오하이오주에 들어섰다.(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