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Travel With Too Much Baggage
We Travel With Too Much Baggage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3.09.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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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Travel With Too Much Baggage

 

 


"이사 가시나 봐요?”

 

 

 

캠핑 초창기 시절 엘리베이터에 캠핑 장비를 하나 둘씩 옮기다보면 이웃들로부터 가끔씩 듣던 말이다. 캠핑 입문자들 대부분 처음 방문한 캠핑장에서 주눅이 들곤 하는데 그것은 마치 집 한 채를 옮겨놓은 듯한 다양한 캠핑장비와 거대한 텐트 때문이다. 새로운 문화가 주는 충격은 곧바로 검색신공과 장비 사재기로 이어진다. 출발도 하기 전에 장비 이동과 세팅으로 3~4시간을 소비함에도 불구하고, 쌓이는 경력과 비례해 장비의 개수는 한없이 늘어만 간다. 물론 가족들의 행복과 편안한 휴식을 위해서는 당연히 치러야할 대가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장비가 우선인지 가족이 우선인지에 대한 모호성과 함께 체력저하와 더불어 캠핑에 대한 흥미도 점점 떨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재밌는 것은 비교적 장비세팅의 부담으로 자유로운 RVer 중에서도 상당수가 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장비의 최소화는 좀처럼 풀기 어려운 숙제인 것일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2박 3일 정도의 짧은 여행이나 캠핑을 즐김에도 불구하고 RV 내외부에 마치 지구 종말을 대비하는 듯 온갖 장비들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모두 필요한 장비들이라고 말하지만 사랑하는 이들과의 즐거운 나들이가 수많은 장비의 세팅과 철수에 들어가는 노고와 시간으로 인해 반목과 짜증으로 변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일부는 아예 취미생활을 그만두거나 솔캠 혹은 소형텐트 등의 단순모드로 돌아가기도 한다.

RV의 장점 중의 하나는 별다른 준비나 부담 없이 곧바로 캠핑이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침대, 테이블, 주방 그리고 화장실과 상·하수시설 및 냉난방기기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야외용 의자 정도만 추가한다면 별다른 장비를 더하지 않아도 어디서든 내 집과 같은 편안함과 대자연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다. RV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일주일이상 머무르거나 한곳에 장박하는 풀타임 RVer을 제외하고는 부피 큰 외부 애드어룸과 부속장비를 세팅하지 않는다. 화려한 외부장비 없이 바닷가 시원한 어닝그늘 아래서 간편한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아름답고 넉넉한 황혼의 노부부의 모습이 우리의 RVing의 세계로 이끄는 본질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여행은 조금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즐겁고 행복한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을 가추지 않더라도, 지혜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불편함을 채우고, 사람과 자연에 더 집중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캠핑, RVing을 시작한 이유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장비이동 및 세팅의 번거로움과 수고에서 벗어나 멋진 RV와 함께 좋은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길 희망해 본다.

 


columnist ‘김치좋아 캠핑좋아’ 매니저 심석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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