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화단(청문단), 영어로 우리의 문화 역사를 알리다!
청소년 문화단(청문단), 영어로 우리의 문화 역사를 알리다!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2.10.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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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잠잠했던 여행과 문화 트렌드가 바뀌고 있었다. 5000년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간직한 대한민국, 서울의 가장 대표적인 역사적 장소라면 경복궁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청소년들이 외국인들을 상대로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영어 해설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경복궁이 처음인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직접 준비한 영어 해설을 이어가고 있는 김민재 학생(6학년)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소속의 청소년문화단(줄여서 청문단) 해설사들은 오렌지색 단원복과 모자 등 단복을 차려입고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일대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 경복궁 곳곳에 숨겨져 있는 스토리를 전하고 있었다. 이번 시간에는 청문단 해설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청문단을 처음 만났던 것은 지난 8월초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국립고궁박물관 옆이었다

청문단에 대한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소년 단체라면 걸스카우트, 한국해양소년단연맹, 청소년연맹, RCY(청소년 적십자) 등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63개 조직에 이르고 그들의 보이지 않는 활동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국제교류문화진흥원 부설 청소년문화단(청문단) 역시 청소년 대표 단체로 이들은 1, 4주차는 경복궁에서 2주차는 남산한옥마을에서 3주차는 문화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8월 6일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과 교사들이 모여 오늘의 일정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영어로 해설하는 정식 청문단원이 되기 위해서는 1차 자격검정과 2차 본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하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사이에서 전체적인 한국사 흐름 및 3분 이상의 스토리텔링을 영어 회화로 진행할 만큼의 기본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신입 단원이 정식으로 입단하기까지는 최대한 빨라도 6개월, 대략 1~2년 가까운 시간을 거쳐야 한다. 역사 소양 50시간 이수(영어 진행 15시간 포함), 한국사검정능력시험 3, 전통문화 관련 교육 50시간 이상, ICI Languge Level-test 6급 이상, 해설관련 50시간 및 해설사 활동 경력 40시간 등의 검정을 통과해야 하는데 많은 청소년들이 도전하지만 실제로 심사를 통과하고 입단하는 경우는 일부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혹독한 교육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청문단 문화 해설에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고2까지 약 300명이 활동 중이라고 한다

202286일 오전10, 경복궁역 5번 출구에는 원어민인 알렉스 선생님을 포함해 10여명의 청문단원과 자원 봉사자가 모였고 광화문과 경복궁으로 향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일대일로 매칭해 경복궁에 대한 문화유산 해설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국의 역사, 문화를 연구하고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전문가적인 해설 활동과 자원봉사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나가는 청문단원들의 모습에서 나름의 자부심과 긍지가 느껴졌다.

청문단 해설사 한 명과 외국 관광객 한 팀과 매칭되면 경복궁 내에서 원하는 장소와 시간만큼 가이드를 진행하게 되는데 대략 1시간에서 2시간 사이가 된다고 한다.

청문단의 문화해설 직접 살펴보기!

청문단 371기로 새내기로 활동을 시작한 김민재(초등학교 6학년) 단원은 한 달에 1~2번 경복궁에서 문화해설 활동을 벌인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한 달에 한 번은 필수고 나머지 한 번은 가능한 시간에 선택적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청문단 해설사는 단순히 암기한 내용을 전달하기보다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역사와 자료들을 보여주며 각자의 스타일로 경복궁의 문화를 전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청문단은 300여명, 1기수당 대략 10명 전후의 단원이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동행 취재를 하게 된 김민재 단원은 한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경복궁 해설을 시작했고 정해진 주요 동선을 따라 차분하게 해설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광화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주는가하면 근정전으로 향하는 내내 관광객의 발걸음에 맞추어 놓칠세라 여러 가지 세세한 문화유적의 설명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오방색은 물론이고 단청에 대한 내용까지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김민재 단원은 진지해 보였다.

같은 시각 경복궁 여러 곳에서는 다른 관광객들과 해설을 이어가는 청문단원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청문단 371기는 지난 7월 중순부터 실제 문화해설에 투입되었고 영어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설명하며 모든 해설이 끝난 후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에 뿌듯해지는 자부심과 긍지를 처음으로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넓은 경복궁내의 기본적인 동선은 관광객의 흥미와 주어진 시간 내에서 어느 정도 조절하며 해설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어린 학생들이 외국인을 상대로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 나름의 진지한 모습에 나이에 대한 편견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청문단 371기 동갑내기 친구인 강문현(초등 6학년)과 관광객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근정전 주위에서는 앞서 출발했던 다른 청문단원과 관광객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열정은 사뭇 달라 보인다. 광화문, 근정전, 강녕전, 자경전을 거쳐 국립민속박물관과 향원정, 경회루로 이르는 코스가 가장 기본적이지만 간혹 청와대를 바라볼 수 있는 신무문으로 향하기도 했다.

오고 가는 길에서 만나는 관광객들은 한류의 열풍과 드라마의 영향인지 형형색색의 전통 한복을 차려입고 포토존을 찾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모든 해설이 끝나면 기념사진과 함께 오늘 해설에 대한 간단한 설문 조사를 거쳐 고치거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다고 한다.

한류의 영향으로 형형색색의 한복과 청문단원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정식 청문단원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동갑내기 친구 강문현(초등학교 6학년) 역시 외국인들에게 영어로 우리의 문화를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 동안의 교육 과정이 상당히 엄하고 어려웠다고 하는데 이조차도 정식 단원이 된 지금의 모습에서 보상받고 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역사공부, 영어공부 외에도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연구와 프레젠테이션까지 자기 주도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 달라진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강문현 청문단원과 기념 촬영을 하는 관광객, 해설의 마지막은 설문 조사와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코로나 19 이전과 현재의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지만 경복궁과 남산한옥마을 등 서울내의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 과정은 점점 더 늘어나고 활성화될 방침이라고 한다. 기본적인 활동 외에도 덕수궁,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조선왕릉, 암사선사주거지 등 선택 활동 장소로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지만 그 곳에 대한 연구와 검증 과정은 반드시 거쳐 나가야 한다. 또한 청문단의 활동은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는 자발적인 봉사 활동이란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다른 청문단원들의 모습을 담는 동안 마지막으로 출발했던 관광객까지 경회루에 도착했고 오늘 있었던 활동에 대한 이야기들과 주변 정리 활동을 이어나갔다. 

청문단 해설사들이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한국의 역사와 경복궁에 대한 해설, 관광객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경복궁 해설 활동에 참여했던 청문단원들과 한 컷

한 명의 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가 되기까지

현재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수많은 단체와 상당수의 해설사들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나이 어린 청소년문화해설사라고 얕보는 것은 금물이다. 국제교류문화진흥원 김성보 이사를 만나 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주의 사항을 설명들을 수 있었다.

청문단 활동을 학교 교육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면 안된다고 지적한다. 한 명의 청문단원이 탄생하기까지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전폭적인 지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청문단원은 단순히 제한적인 역사와 해설을 반복해서 읽어주는 해설사가 아닌 본인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문화해설을 표현할 수 있는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에 조금 더 길고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명의 청문단원이 탄생하기까지는 부모님의 지원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학생 선발 과정 역시 제한된 인원을 뽑되, 검증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단순한 주입 교육이 아닌 역사 속의 실체를 찾고 연구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고 설명할 수 있는 텍스트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교육 과정의 일부가 된다.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문화유산에 대한 깊이가 다르고 차별화된 해설이 나올 수 있게 된다.

2008년 국제교류문화진흥원이 설립되고 2009년부터 경복궁을 비롯한 주요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 및 자원봉사가 시작되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120~160여 명의 청문단원을 배출하고 있으며 1,000여 명이 상시 활동할 수 있다고 한다. 1회 문화해설을 하고 있으니 이들이 참여하는 연간봉사 시간이 2만 시간에 달한다.

현재 청문단 해설사가 참여하는 장소는 50여 곳에 이르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 경복궁과 남산한옥마을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룹 활동,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해설이 가능한 장소는 지속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다고 한다.

청문단원이 해설을 하는 것은 일종의 서비스며 봉사시간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본 과정을 거치기 위한 기본 소양 교육에만 1년 동안 몇 백만 원이 들 정도로 쉽지만은 않다. 본 과정 3개월, 6개월을 거치기 위해서는 더욱 힘들고 오랜 시간을 매달려야 하기에 스펙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하기는 힘들 것이다.

학부모들과 앞으로의 교육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국제교류문화진흥원 김성보 이사

2008년 국제교류문화진흥원이 설립되고 2009년부터 경복궁을 비롯한 주요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 및 자원봉사가 시작되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120~160여 명의 청문단원을 배출하고 있으며 1,000여 명이 상시 활동할 수 있다고 한다. 1회 문화해설을 하고 있으니 이들이 참여하는 연간봉사 시간이 2만 시간에 달한다.

특별 해설지를 선정하고 전문 해설사가 되기 위해서는 공인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앞서 동행했던 경복궁 해설사가 다른 문화유산을 해설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검증 단계를 거치고 본인의 시나리오를 마련하기까지 오랜 시간 연구를 거듭해야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공부, 영어 공부가 아닌 영어로 누군가에게 한국의 문화와 유물, 역사를 설명하기까지 상상 이상의 고민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이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야 하는 부모님의 수고스러움도 필수 요소가 된다. 단 한 명의 청문단원이 탄생하기까지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었다.

청문단 활동

이렇게 배출된 청문단원들은 영어로 우리의 문화유산을 소신껏 표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미군장병은 물론이고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해 미입양청소년 고국방문 및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류, 봉사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말에 경복궁을 방문했다면 깔끔하게 단복을 갖추어 입고 열심히 활동 중인 청문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고 있는 이들에게 칭찬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보길 바란다. 또한 영어 해설 등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는 경복궁 5번 출구 입구에 서있는 청문단 혹은 온라인 홈페이지 http://www.yccworld.or.kr 으로 연락을 취해 보기 바란다. 교육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http://www.mariestory.co.kr 참고하길 바란다.

취재에 도움을 준 청문단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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