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있어 경차, 소형차, 세단, SUV, 오프로더, 레이싱카 등이 있듯 카라반과 캠핑카도 상당히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해당 카테고리는 제조사의 국가별, 브랜드별, 사이즈와 등급, 가격, 옵션에 따라 또 다시 달라지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매년 데칼디자인을 바꾸고 때로는 메가 딜러별로도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해 출시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업체 방문을 자제해오다가 가장 최근에 다시 만난 프랑스 라만셀 리버티 모델은 첫 인상부터 많은 궁금증을 남기고 있다. 마치 고대의 청동 투구같기도 하고 울트라맨 혹은 요트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캠핑카와 달리 카라반은 피견인차의 특성으로 전면부의 디자인이 주행 시 공기 저항에 영향을 받고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견인차가 대부분의 공기 저항을 감소시켜준다고 해도 전고가 높고 견인차를 지난 후의 와류와 측풍 등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리버티 490SA 모델은 상당한 장점을 갖는 셈이다.
요트의 외부 바닥과 재질을 그대로 적용한 데칼이 고급스러움을 전하고 있고 FRP 소재를 활용한 부드러운 곡선과 전면부를 감싼 대형 스카이창은 이 모델의 매력 포인트로 남는다. 캠핑카에 비해 카라반은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반영할 수 있어 좀 더 색다른 모델들을 만나게 된다.
고하중 쟈키 휠, 알코 3004 최신 안전 커플러, FRP 소재의 전면부 커버 외에도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쟈키 휠 상단부에 높이 조절을 위한 손잡이가 주행 중 돌아가지 않도록 제작된 잠금 장치가 있다는 점이다.
라만셀 리버티 490SA 모델의 전면부는 원형으로 제작되어 있고 실내는 원형 라운지 공간으로 제작되어 있다.
전면부 라운지 공간 역시 카라반의 특징 중 하나이다. 물론 캠핑카의 운전석과 동반석 시트를 회전한다면 거실이 만들어지지만 운전에 필요한 부분과 몇 가지 제한적인 구성들로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서론에서 언급했듯 카라반의 가장 핵심 공간인 리빙룸=라운지는 영국 모델은 대부분 전면부에 유럽 모델은 전면부, 중앙, 후면부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라운지 공간의 방향과 사이즈, 디자인은 개인적인 취향과 사용 인원수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카라반과 캠핑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여행, 이동 시 실내에 사람이 탈 수 있느냐, 없느냐 구분된다는 점이다. 카라반의 총중량에는 주행 시의 탑승 인원이 포함되지 않지만 캠핑카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승차 인원과 무게가 정해져 있다.
카라반에 있어서는 취침 공간에 대한 고민만 하면 되지만 캠핑카, 모터홈, 캠퍼밴은 승차 인원, 취침 인원에 따른 공간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승차 인원이 곧 취침 인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5인 승차는 가능하지만 5인의 취침 공간이 나오지 않는 모델도 있다는 의미이다. 화장실의 유무에 따라 이런 분류가 나뉘는 것은 아님을 기본적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카라반과 캠핑카 무게에 대한 이야기
카라반은 하나의 축(원축), 액슬 좌우에 타이어가 있어 타이어의 하중 지수는 카라반의 무게를 넘어서야만 한다. 1500kg의 무게라면 최소한 타이어 하나당 750kg 이상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트윈 액슬(투축 혹은 트윈 액슬)모델이라면 4개로 이 무게를 지탱해야 하므로 400kg 이상의 하중지수만 있어도 안전하다.
캠핑카의 경우, 베이스 차량이 어떤 모델이냐에 따라 이 부분은 달라질 수 있다. 4개의 타이어로 지탱하는 승합차를 베이스로 제작되었다면 총중량에서 타이어 갯수 즉 4개로 나누면 최소한의 하중지수가 나오는 것이다. 승합차가 아닌 화물차를 베이스로 했다면 후륜의 타이어가 2개씩인 복륜이란 점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힐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분명히 인증을 받고 설계 당시부터 이런 계산이 반영되어 있지만 사용자의 부주의로 과적 상태가 되면 카라반이든 캠핑카든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트럭 캠퍼 역시 이런 무게 관련 이슈는 피해갈 수 없다. 도로 위를 운행하는 모든 자동차와 카라반, 캠핑카는 안전해야 한다. 하지만 RV의 특성을 모르는 대부분의 운전자들과 함께 주행을 하다보면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운전자들이 모르는 RV의 특성
도로 위에서만난 카라반과 캠핑카은 최대 속도가 100km/h를 넘으면 상당히 위험해진다. 과속 여부를 떠나 최대 속도가 이 정도임을 감안해 여유있게 추월해주길 당부한다. 또한 후면부의 생활공간이 길고 높아 바로 옆을 지나갈 때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도 참고하길 바란다.
일부 화물차는 천천히 간다고 위협적으로 바짝 붙어 추월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운전자가 아무리 핸들을 꽉 잡고 있더라도 공기의 영향으로 본인의 차량쪽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터널 근처에서는 최대한 여유 거리를 유지하길 바란다.
카라반, 캠핑카가 주행 중이라면 바로 앞으로 끼어들어 급정거하는 상황을 피하길 바란다. 카라반의 견인 시 혹은 캠핑카는 급정거에 취약하고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 위에서 느릿느릿 가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속도를 줄이고 운행하는 것이다. 물론 1차로를 막고 규정 속도를 유지해 주변 정체가 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사각지대와 빠른 차선 변경 혹은 언덕길, 과속 방지턱 등의 주변에서는 지체될 수 있음을 미리 알았으면 한다. 알비어라면 후방 카메라를 달거나 정체 시 후속 차량을 먼저 보내는 등의 흐름을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
+알비어가 하지 말아야 할 주의사항
카라반, 캠핑카의 운행 시 최소한 마을버스에서 대형 고속버스 사이즈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잠깐 정차한다고 해도 많은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사거리, 코너, 진출입로 주변에서는 절대 RV를 주차, 정차하지 말고 가장 안전한 장소를 찾아 일을 보기 바란다. 번거롭더라도 주차장이나 캠핑장 주변에서는 통행을 고려해 대처하기 바란다. 대형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도 대형 화물차, 컨테이너 등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리를 고르고 빠르게 이동하기 바란다.
장거리 이동이 힘들다고 일정 시간을 주차해두는 것을 자제하길 바란다. 바로 운행할 수 없는 조건은 알박기와 다를 바 없다. 또한 주차라인에 일정 시간 세워둘 경우라면 반드시 라인 안쪽에 넣고 번거롭더라도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당부해본다.
+RV의 특성을 이해해주길 당부한다!
동일한 사이즈의 캠핑카, 카라반이라도 서로의 특성은 완전히 다르다. 만약에 좁은 주차장에 세워진 1톤 캠핑카를 이동해야 할 경우라면 1톤 탑차의 회전 반경과 비슷할 것이다. 후면부에 확장된 너비와 길이만큼의 공간만 더 확보하면 주차장을 빠져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카라반을 빼야 한다면 최소한 카라반의 2배 길이가 요구된다. 견인하는 자동차 길이+카라반의 길이가 되기 때문이다. 견인할 경우는 자동차처럼 부드럽고 신속하게 회전하기 어렵다. 교차로 고속도로 진출입로, 캠핑장 주변, 번화가 등에서 이런 RV의 특성을 모르는 운전자와 뒤엉킬 경우, 상당히 위험하고 혼잡할 수 있다.
여기에 후진까지 해야 할 급박한 상황이라면 혼잡을 벗어나 모두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잠깐 기다렸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도로 위를 운전하는 모든 운전자들은 조금만 양보할 수 있는 여유를 갖길 바란다.
카라반, 캠핑카를 뒤따라가다보면 상당히 흔들린다고 불안감을 표시하는 운전자도 있다. 원인은 상당히 다양할 것이다. 도로의 노면 불량, RV의 적재불량 혹은 공기압 불량, 운전자의 사소한 부주의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RV의 고유한 특성임을 감안해 주길 바란다. 대신 충분한 거리를 두고 속도를 조금만 줄여주길 당부해본다.
만약에 도로 위를 달리는 카라반 혹은 캠핑카의 타이어가 터져 있거나 창문 등이 열려 있다면 운전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클락션이나 수신호로 알려주길 바란다. 단순히 파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 위에서 만난 카라반, 캠핑카의 하부에서 물이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운전자들도 많은데 RV의 하부로 떨어지는 물은 캠핑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청수탱크의 물을 빼기 위해 밸브를 열어놓았을 때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배관이나 탱크 내부에서 미쳐 배출되지 않은 잔수가 주행 시 혹은 경사로, 언덕길 등에서 쏟아질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길 바란다. 물론 도로 위에 이런 물을 흘리는 것은 자제해야 하지만 오해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언급해본다.
모든 운전자는 예비 알비어이기도 하다. 2명 중 한 명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캠핑카, 카라반은 자동차로 분류되고 있다. 형태가 다르고 용도가 다를지몰라도 RV는 자동차이다. 캠핑카, 카라반을 운용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운전자이다.
운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안전을 위한 공기압 점검, 안전 속도 준수, 안전거리 확보 등을 통해 모두가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