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영향은 국내 RV 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아직도 주춤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백신 접종이 마무리된 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란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카라반 살롱 2021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방역 조치와 함께 전시장의 동선, 배치, 위생, 환기 등의 기본적인 사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적용되었고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 주최측의 입장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악화되었던 독일 전체의 생산, 제조, 유통 등에 대한 문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을 준비하며 카라반 살롱에 참여한 500여 업체들의 반응은 밝아 보인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2020, 2021년도 카라반 살롱 현장 취재를 못하기 때문에 현장의 소식을 직접적으로 전할 순 없지만, 시시각각 올라오는 미디어 뉴스를 통해 현장의 이야기들을 전하고자 한다. 2019년 기준으로 첫 주말 방문자수가 8만 명이었다는 지난 보도자료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2021년 관람객들의 집계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사진만으로도 비교와 짐작이 가능해진다.
미디어센터 한 켠에 자리한 오프닝 현장의 모습이다. 주최측의 카라반 살롱 개최에 대한 브리핑과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되었다. 주최측에서는 지난 전시회대비 부스의 규모와 전시공간이 늘었다는 입장이지만 반대로 참여하는 업체와 참가자들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국내에 잘 알려진 몇몇 브랜드는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고 독일과 인접한 나라간의 여행 규제 등 조치로 지장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그러나 카라반, 모터홈, 캠퍼밴 등을 이용하는 여행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물론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며 여행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은 알빙의 최대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주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과 가족, 연인 등을 위한 보호받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 2021년 중반을 뒤돌아보면 한창 소개되어야 할 2021년 최신 모델들의 국내 입고 소식을 들은지 얼마나 지났나 기억도 못할 지경이 되었다. 이런 변화는 국내에서 제작되는 카라반, 캠핑카로 몰렸고 주문, 예약 후 수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특수한 상황으로 만들어놓았다.
하지만 새 시즌을 위한 RV 제작사들의 신제품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슷해 보이는 풍경이지만 자동차 베이스의 연식 변화에 따라 전체적인 트렌드의 변화는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의 등장에 맞춘 모터홈의 트렌드 변화도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가솔린 기반의 중형 모터홈과 디젤 모터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한 두 시즌을 앞서가는 카라반 살롱에서의 프로토타입들은 이미 시장의 변화에 따른 준비와 양산을 준비하는 등 빠르게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하게 된다.
해마다 가장 관심을 받게 되는 새로운 장르, 프로토타입들은 신선한 충격을 전하고 있다. 이 속에는 단순한 외형의 변화가 아닌 재료와 기술력,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이 반영되어 있음을 짚어내야 한다. 4인 가족 중심의 국내 RV 시장과 달리 2인 위주의 고급스러운 캠퍼밴과 여행 패턴의 변화도 인지해야 한다.
또한 대중적인 모델과 희소성은 물론 특화된 모델을 위한 특별한 맞춤 제작이 적중하는 시기임을 인지해야 한다. 인기있는 모델을 쫓아갈 것인지 선두가 될 것인지 방향성을 잘 설정해야 1~2년 후의 결과물은 확연하게 차이가 날 것이다.
남들과 같아서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 그렇다고 너무 차별성만을 내세워 너무 빨라도 성공하기는 어렵다. 차별성이 아닌 다양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때로는 복고풍의 외관이 향수를 전하기도 한다. 최신 기술과 편안함은 기본 하지만 알빙의 추억과 독창성으로 승부수를 걸기도 한다. 집과 알빙의 경계가 무너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나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고 작업공간이자 아지트가 될 수 있는 모빌홈, 움직이는 집이 사랑 받고 있다. 여기에 좀 더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최고 사양의 모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알빙 시장은 극과극으로 나뉘고 있다. 카라반 살롱은 이런 다양성을 한자리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단순히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을 고르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라이프 스타일, 여행 문화가 바뀌었다. 이런 변화를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받아들이고 적용한 모델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와 RV 제작사가 수년간의 콜라보와 협업을 통해 제작한 프로토타입은 양산 단계로 생산을 시작하고 해마다 새로운 뉴 트렌드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런 변화에 소비자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외관이나 브레이크등, 실내 계기판 한 두개를 교체하고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는 그런 브랜드, 제작사는 도태될 것이다. 국내 RV 제작사들도 지금에 안주하지 말고 신모델 개발과 비용 투자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이다.
캠핑카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달라진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동차는 되고 캠핑카, 카라반은 안된다?', 언제까지 그런 구시대적인 발상에 갇혀 지낼 것인지 묻고 싶다. 경차, 승합차, 화물차, 세단, SUV, 픽업트럭 등 카테고리가 세부적으로 나뉘듯 캠핑카는 캠핑에 특화된 시설이 좀 더 갖추어진 자동차일 뿐이다. 카라반도 마찬가지이며 엄연한 자동차일 뿐이다.
어떤 미래를 꿈꿀지 생각해보는 시간이길 바란다.
사진 출처 - Messe Düsseldorf/ctillma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