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박기, 노지 유료화 그리고 파파라치 도입
알박기, 노지 유료화 그리고 파파라치 도입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06.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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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 독일 카라반 살롱의 P1 카라반 센터 풍경

가족들과 함께 하는 캠핑과 차박, 알빙은 레저 문화의 확산과 함께 여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삶이 풍족해질수록 집이 아닌 자연을 찾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트렌드의 변화를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카라반, 캠핑카, 캠핑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또 다른 사회적 이슈를 만들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국형 캠핑 그 현실을 짚어본다.

+ 내가 다시 이용하기 위해 미리 선점하기! 알박기와 찜!

이용객은 많고 공간은 한정적일 경우,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최소한의 물건을 챙겨가 잠깐 쉬었다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이기적인 누군가는 가장 좋은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 꼼수를 부린다. 일찍 온 누군가가 텐트를 친 것처럼, 미리 자리를 선점해 두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고 같은 자리를 제 집마냥 이용하려 든다면 한두 번의 실수가 아닌 아주 의도적인 알박기인 셈이다.

캠핑 분야에서 알박기란 용어가 사용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업지구 내에 작은 토지를 마련해 시가 차액을 노리는 악의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을 이르는 '알박기'란 용어를 캠핑 분야에서 듣게 될 거라는 생각은 예전엔 미처 하지 못했다. 이런 악의적인 행위는 선량한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알박기가 사회적인 이슈가 된 것은 불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예전에도 이런 일들은 소소하게 일어나고 있었지만 현지 주민들의 텃세였지 현재의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눈감아 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알박기는 여행자, 지역주민, 캠퍼, 행락객, 카라반, 캠핑카 유저 모두에게 동시에 타격을 주고 있다. 텐트, 카라반, 캠핑카는 물론 자동차, 각종 살림살이까지 동원해 전국의 모든 쉼터를 초토화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방법은 저가의 오래된 텐트를 가장 좋은 명당에 치고 날아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한 방식이다. 언제든 방문해 자신의 텐트임을 주장하며 즐기다가 돌아가는 행위를 반복한다. 운이 없어 텐트가 손상되거나 망가져도 그만이다. 그 정도는 각오한 듯 본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그 안에 넣어두고 몸만 왔다갔다하며 본인들만 즐기면 그만이다. 물론 나름의 사연은 있을 테지만 말이다.

좁으면 좁은 대로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모두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즐기고 가꾸면 만족도는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알박기가 하나 둘 늘어가면 그 곳은 버려지기 마련이다. 텐트에서 허름한 자작 캠퍼, 중고 카라반, 중고 캠핑카까지 끌고 와 알박기에 가세하기 시작한다. 물론 현지 주민의 쉼터일 수도 있고 외지 사람이 가져다 놓은 캠핑카일지도 모른다. 언제 누가 어떤 용도로 쓰는지 모른 체 방치되고 모두의 골치거리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알박기는 필히 쓰레기 투기와 오폐수 문제와 이어져 있다.

여기서 가장 큰 피해자는 현지 주민과 어쩌다가 이 곳을 지나가는 알비어, 캠퍼일 것이다. 알박기 텐트, 카라반, 캠핑카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극에 달해 동일한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불만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어 있다.

노지 알박기, 주차장 장기 주차에 대한 담당 관리 주체의 대응은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경고장, 안내장을 붙여두거나 철거 등의 강제 집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런 미온적인 태도가 더욱 큰 문제를 만들고 있다.

무거운 과태료 벌금 부과나 강제 철거가 이루어졌다면 초기에 이런 사태는 사라졌을지 모른다. 민원이 무서워 일을 못한다? 어느 쪽의 민원에 무게를 둘 것인지가 관건이다. 금지 조치는 쉽게 시작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쓰레기 투기 역시 비슷한 사태이다.

현재 갈 곳을 잃어가는 캠퍼와 알비어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노지는 막고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비용을 받는 유료화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관리 주체와 이용자는 같은 공간을 두고도 동상이몽일 수 있다. 경험이 없어 관리가 어렵다면 전문 업체나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자발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관련 사항을 바꾸는 노력이라도 이어졌으면 한다.

누군가는 왜 세금을 들여 소수의 캠핑카, 카라반 유저를 위해 이런 일을 해야 하냐며 반대 의견을 낼지 모르겠지만 이 상태로 방치할 경우,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또 하나의 의견은 파파라치 제도의 도입이다.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거나 알박기 등의 문제가 있다면 일정한 양식으로 신고하고 위반 시 과태료, 범칙금이 부과되는 동시에 금액의 일부를 신고자에게 돌려주자는 의견이다. 물론 장단점은 뚜렷하지만 강제적으로라도 불법 행위를 단속하면 알박기와 쓰레기 무단 투기가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의견일 것이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나 과도한 단속 등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카라반, 캠핑카를 안 좋은 시선으로 본다고 해서 이 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점점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바꾸어 보자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과태료나 벌금은 RV의 시설 개선과 주변 환경, 시설, 수도, 덤프 스테이션 등에 재투자되어야 한다. 단순히 단속을 위한 벌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돈 있고 시간 많은 사람들이 놀러 다니는 거라며 안 좋은 인식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당신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이제는 현실에 맞게 우리의 생각과 삶을 바꾸어 보자고 제안하려 한다. 아는 지인이 올 거라며 일부러 자리를 차지해 놓는다거나 자동차를 세워놓는 그런 발상은 이해는 하지만 이젠 그만하자. 캠핑은 캠핑장에서 즐기고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제대한 조심해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용하자. 옆에 보이는 쓰레기를 줍지는 못할망정 몰래 버리고 도망치듯 사라지진 않길 바란다.

카라반, 캠핑카, 텐트만 있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닐 것이다. 좋아 보이는 것만 쫓아 하고 귀찮은 것은 나 몰라라 하는 그런 사람도 있어 모두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이다. 캠핑카, 카라반 운용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겉보기에 좋다고 따라 했다가는 감당하지 못해 되파는 걱정이 앞설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떳떳할 수 있는 부모라면 캠퍼, 알비어로서의 자격도 있다고 본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연, 모두의 실천이 곧 해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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