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마스터 캠핑카 주행기
르노 마스터 캠핑카 주행기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0.12.1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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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마스터는 전륜 기반이라 후륜 보다는 노면 대응력이 높다

르노 마스터를 베이스로 제작된 캠핑카는 기존 1톤 베이스 캠핑카와 주행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벤츠 스프린터, 포드 트렌짓, 위네바고, 오라이언과 더 비슷하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하지만 생활 공간을 확장한 Class C타입의 느낌과는 또 다른 차이를 보이는데 Class B 타입의 특성과 내부의 인테리어, 무게에 따른 영향보다는 상용차를 베이스로 제작되어 판 스프링의 근본적인 탄성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불안한 하체의 안정성 때문에 몇 가지 보강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르노 마스터에는 무색할 정도로 단단하게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 캠핑카로 제작된 르노 마스터는 생활공간 무게로 인해 공차중량이 상당히 높아져 있다. 경사가 있는 비포장에서는 전륜의 접지력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탄력이 필요할 수 있고 반대로 내리막일 경우는 앞으로 무게가 집중될 수 있으므로 조향, 제동에 유의해야 한다. 높은 전고와 옵션 설치로 인한 출입에도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르므로 평상시보다 주의해서 운행하길 바란다.

르노 마스터 1세대 오프로드 성향의 타이어가 적용된 모델, 타이어에 따라서도 특성은 달라질 수 있다

르노 마스터 캠핑카가 수동 기어라는 것을 모르는 알비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전 수동 기어를 생각하면 조금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언덕길을 오르다 멈추었을 경우, 뒤로 밀리며 시동이 꺼지던 오래 전 수동 모델은 르노 마스터와는 맞지 않는다. 시동 키를 돌리지 않아도 클러치를 밟으면 시동이 되살아 나는가 하면 변속 타이밍을 알려주는 표시와 차선 이탈을 알리는 경보음까지 적용되어 있다. 알게 모르게 운전 중 안전을 위해 수시로 개입이 일어나고 있고 스스로의 상황을 알리고 맞추려 한다. 전자제어 방식의 첨단 기능보다는 수동임을 고려한 운전자의 스킬이 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전면부 모습, 수납성이 뛰어나다
전면부 모습, 수납성이 뛰어나다

오토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수동 기어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토가 대중화되기 전에 수동을 몰던 세대라면 금세 적응되고 익숙하게 운행을 이어나갈 수 있다. 2종 보통 A, 오토에 익숙한 세대들의 온라인 댓글은 수동 기어의 단점만을 지적하지만 단점이 있는 반면 현재의 판매량과 만족도를 보면 이는 그들만의 생각이란 느낌도 든다.

르노 마스터의 변속 타이밍은 조금 짧게 이어진다. 출발하자마자 2단으로 변속해야 하고 곧 3단, 4단으로 변속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고속 주행 시나 장거리에서는 6단 기어에서 대부분의 주행 상황은 해결된다. 언덕길이나 치고 나가야 할 경우는 4단, 5단으로 내려야 하지만 전 구간에서 매끄럽게 변속이 이루어지고 있다.

르노 마스터의 운행 특성

르노 마스터를 직접 운전해 본 알비어라면 시원스러운 개방감과 넉넉한 출력, 안정적인 움직임에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국산 승합차 혹은 1톤 화물차에서 느끼던 출렁출렁하는 서스펜션 혹은 판스프링의 느낌이 아닌 아주 하드한 느낌으로 전달될 것이다. 반면 휠베이스가 길고 최저 지상고는 낮아 상당히 안정적인 롤링 억제 효과를 보일 수 있다. 대신 전고가 높아 횡풍으로 인한 저항은 조금 더 심해진다.

대부분의 1톤 캠핑카는 후면부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후륜 구동에 유리한 반면, 생활 공간으로 인해 무게가 실리면 뒷처짐 혹은 너무나 작아 보이는 복륜 타이어로 인해 불안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전륜 구동인 르노 마스터 입장에서는 고하중 타이어와 안정적인 자세, 수평 유지로 이런 불안감은 감소할 수 있다.

르노 마스터의 세미 보닛 구조는 사고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구간으로 설계되어 있어 유리하며 최근 모델은 측풍영향 보정 기능이 추가되면서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오토 스탑&스타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시내의 도로에서 조용하면서도 연비를 높일 수 있지만 기존의 캠핑카에 익숙하다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르노 마스터에 견인장치를 장착할 경우, 또 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확장성까지 갖추고 있다. 루프랙, 루프 캐리어, 자전거 캐리어, 태양광 패널 등을 추가로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옵션으로 13핀, 7핀을 설치한 르노 마스터 캠핑카/ 고정식 견인볼 혹은 히치 리시버를 통해 높이 조절도 가능해진다
옵션으로 13핀, 7핀을 설치한 르노 마스터 캠핑카/ 고정식 견인볼 혹은 히치 리시버를 통해 높이 조절도 가능해진다

기존의 캠핑카에서 엿볼 수 없었던 기능 중 하나는 트레일러의 흔들림을 엔진 토크와 브레이크를 조절하며 안정시켜 주는 트레일러 스웨이 어시스트 기능을 꼽을 수 있다. 상용차의 특성상 후면부에 무거운 짐이나 무게가 실리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고 고장력 타이어로 인해 적재량에 대한 걱정은 잊을 수 있다는 점도 르노 마스터의 장점으로 보인다.

경사로 제어, 차체자세 제어장치 등 각종 안전, 편의 사양이 적용되어 운행에 도움이 되고 있다. 후륜에 적용된 리프 스프링은 약간 딱딱하거나 불편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밴과는 다른 구조와 무게, 특성을 갖는 캠핑카에 있어서는 든든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고속도로의 주름진 감속 구간, 요철, 포트홀 등에서 전달되는 충격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지만 운전석에서는 무시할 정도이고 최근 모델 중 실내에 시트가 설치되는 모델이라면 좀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르노 마스터 버스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하고 있다
르노 마스터 버스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하고 있다
르노 마스터 15인승 버스

전체적인 구성과 사이즈를 제외한 성능 측면에서는 거의 동일한 느낌이다. 하지만 바닥과 시트, 외장재들이 달려 있는 만큼 실내에서의 소음과 글라스 창문을 통한 개방감은 시원스럽다. 하지만 캠핑카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것을 제거하고 다시 구성을 짜야하며 창문의 단열, 냉난방, 가구 구성을 새롭게 개발해야 하므로 밴 모델에 비해 지출이 늘어나게 된다. 확장형으로 제작되지 않는 한 주행 질감은 거의 동일하다.

르노 마스터의 전면부 운전석과 동반석은 1+2 구성으로 3인 승차 구성이며 각도 조절이 용이하지 않아 불편할 수 있다. 이런 단점은 시트 교체 혹은 시트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아 약간 더 쿠션감을 높이는 타입으로 바뀌고 있다. 그렇다고 SUV, 세단과 같은 안락함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높이 외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없다. 시원스러운 개방감과 넓직한 대형 미러 덕분에 운행 시 유리하지만 후방과 주차 시에는 별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최근에는 후방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영상을 룸미러에 전달하는 제품들이 적용되고 있어 측후방에서 다가오는 후속 차량 확인이 가능하고 후진 시 장애물을 쉽게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사이즈 때문에 걱정이 된다면 360도 어라운드 뷰 타입도 도움이 될 것이다. 

RAM 베이스로 제작된 수입 캠핑카 트라바토
수입 모터홈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FUSE 모델/ 포드 기반의 Class C 모터홈

+ 경쟁 모델들과의 차별성
르노 마스터 캠핑카가 비슷한 성향의 경쟁 모델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를 꼽을 수 있다. 5천만 원에서 7~8천만 원으로 구입이 가능해 유리하지만 경쟁 모델들의 자동변속기와 디자인, 실내 인테리어 등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국내에서 Class B 타입의 수입 모델이 약세인 것은 가격 대비 실내 공간이 협소하다는 단점을 빼놓을 수 없다. 수입 모터홈 Class C 타입은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RV 시장에서 르노 마스터 베이스는 예상 외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수동 기어의 단점과 국내 제작 모델이라는 단점은 르노 마스터만의 독특한 레이아웃, 브랜드별로 차별화된 구성, 옵션, 특징들에 묻혀 버리게 된다. 그만큼 상품성이 좋아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부담없는 디자인과 기동성에 유지, 관리적인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르노 마스터 베이스의 국산 캠퍼밴 카테고리는 완전히 독립적인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발전해 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이 궁금해질 정도로 독특한 카테고리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국내 RV 시장이 완전히 개방된다면 국내에서도 다양한 수입 베이스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캠퍼밴, 모터홈을 만들어낼 것이다. 물론 유럽의 세련된 모델들도 동시에 들어올 수 있기에 타격도 예상되지만 말이다.

르노 마스터 주행 소감은 탄탄하면서도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한 장점과 시원스러운 개방감과 안정적인 성능, 하지만 전고가 높고 전체 길이가 길어 주의해야 한다. 이베코 베이스에서 느꼈던 아주 딱딱했던 서스펜션의 느낌과 벤츠 스프린터 롱바디에서 느꼈던 압도적인 길이로 인한 불안감은 절충된 그런 느낌이다. 르노 마스터의 연료 주입구는 도어가 잠금장치 기능을 하므로 열기 전, 주유 후에 도어를 살짝 열어주어야 하는 센스도 필요하다.

캠핑카 운용에 있어 청수 탱크에 물을 주입한 상태로 주행을 하면 연비 감소는 물론 무게로 인한 불편함이 예상되므로 주행 조건에서는 비워두는 것이 유리하고 안전하다. 도로,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에 대비해 수납장의 잠금 장치와 창문 외에도 용품들이 움직이거나 구르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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