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마스터 VS 쏠라티, 승자의 조건
르노 마스터 VS 쏠라티, 승자의 조건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0.12.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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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마스터'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따라 붙는 단어가 있다. 바로 '쏠라티', 2015년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후 국내에는 2016년에 등장한 쏠라티의 가격은 5,582만 원 후반이며 스탠다드, 디럭스, 럭셔리 3가지 세부 트림으로 나뉜다. 해외에서 H350으로 불리며 국내 승합차, 미니버스 시장에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했지만 가격 포지션에 대한 거부감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9년식 쏠라티의 가격은 6천만 원을 넘어서고 있다. 벤츠 스프린터와 포드 트랜짓 등의 경쟁 모델을 겨냥한 가격 포지션이지만 그랜드 스타렉스에 사용되는 2.5리터 170마력의 세팅은 아쉬움을 남겼다.

RV 시장에서 바라보는 쏠라티 베이스

성우모터스를 통해 제작된 쏠라티 캠핑카는 1억을 호가하는 국내 최고가 캠핑카 중 하나가 되었다. 전체적인 구성과 승합 혹은 1톤 화물 트럭 베이스의 캠핑카들과는 다른 전체 외관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비주얼을 자랑하고 있다. 다양한 RV 제작사를 통해 캠핑카로 탄생하고 있지만 가격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예기치 못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르노 마스터의 등장은 예상 외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제원상 수치 비교

쏠라티(스)/ 전장 : 6,195mm, 전폭 2,038mm, 전고 2,665mm, 휠베이스 3,670mm, 6,103만 원대
마스터(15)/ 전장 : 6,225mm, 전폭 2,075mm, 전고 2,500mm, 휠베이스 4,335mm, 4,699만 원대
**세부 모델별로 사이즈 및 일부 사항은 다름. (스)스탠다드 모델, (15) 15인승

 현대 쏠라티 15인승 베이스로 제작된 캠핑카의 측후면 
르노 마스터 15인승의 측후면부

르노 마스터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전시회에서 처음 본 사람들의 반응은 재미있었다. 대략적인 사이즈만 보고 쏠라티로 만든 캠핑카라고 오해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이게 국산이냐, 수입이냐, 전체적인 구성을 다 보고 만족해 하면서 최종적으로 운전석을 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 이유는 수동 기어라는 르노 마스터의 최대 단점 때문이다. 최종 결정에서 이 단점은 보류 혹은 취소 건으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다. 과연 수동 변속기가 얼마나 불편하기에 이런 결과를 가져올까, 원인을 살펴보았다.

(자료 : 통계청, 2018년 기준)
(자료 : 통계청, 2018년 기준)

국내에서 1종 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20,387,137명, 2종 면허는 11,773,944명으로 집계된다. 물론 2018년 기준이지만 이 비율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예전 기준으로 나누면 수동 기어 베이스 vs 자동 기어의 비율은 해마다 자동 변속기를 선호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화물차, 승합차, 화물차까지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수동 기어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2종 보통, 조건 A(오토)는 오토메틱으로 운전 차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최근 면허를 쉽게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취득하고 있는 면허이다.

수동기어의 단점을 꼬집는 부류는 수동 기어를 접하지 않은 젊은 층이거나 수동 기어를 사용한지 오래된 사람들일 것이다. 반면 수동 기어로 시험을 보았던 세대라면 크게 거부감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시동이 꺼지고 언덕길에서 뒤로 밀려서 반클러치를 써야했던 그런 시대는 오래 전 일이 될 정도로 기술은 발전하고 있다.

국내에 수입된 모든 르노 마스터는 수동 기어가 적용되어 있다
국내에 수입된 모든 르노 마스터는 수동 기어가 적용되어 있다

쏠라티의 장점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과 편의 사양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지만 등급이 높아질수록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 개방감 확실한 높이에 편안한 운행 조건과 운전석, 동반석의 여유로운 실내공간도 한 몫하고 있다.

운전자의 조건에서 바라본다면 르노 마스터와 쏠라티의 주행 시 조건은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승차감에 있어 쏠라티는 승합차 혹은 스타렉스와 비슷한 반면 르노 마스터는 화물차와 비슷한 양상이다. 아니 좀 더 디테일하게 말하면 1톤 포터보다는 서스펜션이 딱딱한 중형의 느낌이 더 맞을 듯하다. 쏠라티에 비해 르노 마스터의 변속 타이밍은 상당히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 클러치감과 변속이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지만 짧게 짧게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넉넉한 토크와 출력, 연비까지 실제 주행 시의 여건은 만족스럽다. 오토매틱을 선호하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불편해서 못탈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편견이나 오해는 없길 바란다.

자동차를 오래 타본, 여러 모델을 바꾸어 타본 운전자라면 국산, 수입 자동차의 특징을 몸으로 직감할 것이다. 대부분의 국산 자동차는 승차감 위주로 서스펜션이 무른 느낌이며 이는 RV, 캠핑카 제작에 있어서는 단점이 되고 있다. 후면부에 생활공간 캠퍼, 캐빈이 설치되고 가구, 옵션 등이 설치되면서 무게가 증가할 경우 후면부가 처지고 내려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런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독일 유럽의 자동차들은 서스펜션이 딱딱하고 하드한 대신 이런 단점은 보완이 된다. 흔들림이 적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런 느낌은 알비어의 취향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피로감과도 이어진다.

쏠라티는 서스펜션이 무른 느낌, 르노 마스터는 하드한 느낌이 든다. 물론 개인차는 있을 수 있다.

쏠라티 베이스로 제작된 캠핑카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제작 모델답게 부품 수급이며 AS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어 유지, 보수, 관리가 쉽다는 점이다. 하지만 소모품, 엔진, 변속기 등의 주요 파츠에 어느 정도의 내구성이 보장된다면 수리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대부분의 문제는 실내의 새롭게 제작된 캠핑, 구조물에 의한 사항이라 자동차:실내 캠퍼(50:50)비율로 보여진다. 

르노 마스터 밴 L로 제작된 대부분의 캠핑카는 이미 유럽에서 엔진, 미션 내구성을 인정받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르노 마스터의 경우, 세대를 거듭나며 어느 정도 내구성과 문제에 대해 검증된 모델인만큼 소모품 외에는 큰 문제점은 없어 보인다. 국내에 소개되고 판매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을지 몰라도 잔고장은 없는 구조라 꾸준한 관리가 요구되지만 수입차라 크게 불리한 조건은 없어 보인다. 

르노 마스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쏠라티의 절반 가격에 구입-해체-재작업을 거쳐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다시 한 번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패널밴은 철판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단열 시공, 외부 절단을 통해 창문을 바로 부착할 수 있어 신속하게 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15인승의 경우라면 쏠라티와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다. 650mm 길이를 확보하기 위해 13인승보다 900만 원을 더 들여야 하고 베이스의 구입 가격만해도 4,699만 원인 셈이다. 이는 최종 판매가의 상승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르노 마스터의 단점을 아무리 짚어낸다고 해도 이렇게 탄탄한 캠핑카의 베이스를 국내에서 3천만 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자체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상용차 시장은 1톤 위주의 화물 운송에 적합한 포터, 봉고 베이스 소형 트럭이 독점하고 있는 구조에 밴 타입이 거의 없어 초기에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가격대비 실내 운송 능력과 가성비에 주목하게 되었다. 국내 RV 시장에서도 르노 마스터의 등장부터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 만큼의 가성비를 보여줄 경쟁 모델이 없었기에 대부분의 제작사에서 러브콜을 보내며 호황기를 맞이하였다. 르노 마스터가 판매고를 올릴수록 쏠라티가 반대의 현상을 가져온 것은 상품성 외에도 가성비라는 큰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프리미엄 미니버스 쏠라티를 베이스로 캠핑카를 제작하자니 수입 모터홈과 경쟁해야 하고 후발 주자인 르노 마스터가 가성비를 무기로 뒤에서 맹추격을 가하는 시점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렌트카 시장과 다인 승차의 미니버스로서의 명맥 유지 외에 파격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국내 RV 시장에 뛰어든다면 오토를 고집하는 수요층에 어필하며 틈새 시장 공략은 가능해보인다. 단, 모든 내장재를 내려놓고 바디와 엔진, 변속기, 외부 패널, 창문 상태인 베이스의 가격은 경쟁 모델과 비슷하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르노 마스터의 도입이 빠를 것인지, 쏠라티에서 이런 베이스 개발이 빠를 것인지는 미지수지만 말이다.

동급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 수요층의 요구와 현실적인 가격대와 성능 그리고 주변 산업에서의 효과를 예측하며 트렌드의 중심에 서는 것이다.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을 바꾸려 하지 말고 공감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온다면 선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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