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 사이, 국내 RV 시장의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르노 마스터의 등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르노 마스터의 등장은 봉고, 포터, 스타렉스, 쏠라티, 벤츠 스프린터로 대변되던 국내 캠핑카, 모터홈의 세대 교체와 더불어 수많은 파생 모델을 양산하기에 이르렀다.
르노 마스터의 성공 이유는 안정적이며 경제적인 엔진 성능과 동급 국산 모델 대비 탁월한 적재공간 + 가성비 + 제작을 위한 효율성을 빼놓을 수 없다. 수동 변속기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 있어 가성비를 자랑하고 있어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성공한 사례가 되고 있다.
2018년 10월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되었던 기존 2019 모델 밴 S, L는 2,900~3,100만 원대에 판매를 시작했고 13, 15인승 버스 모델은 3,630만 원대로 합리적인 가격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판매되는 신형 르노 마스터의 가격은 3,199만 원으로 약 100만 원이 인상되었고 15인승은 4,699만 원으로 가격이 높아졌다. 신형의 가장 큰 메리트는 150hp(최대 토크 39.3kg.m), 15인승 163hp로 최대 출력이 높아졌고 전체적인 디자인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좀 더 다양한 사이즈와 세분화된 모델이 아쉽긴 하다.
르노 마스터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수동 변속기. 수동 변속기를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세대나 오토에 적응된 세대는 르노 마스터의 최대 단점을 수동 변속기라고 꼽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수동변속기를 고집하던 국산 1톤 트럭도 오토가 대세인 점을 감안하면 공감이 갈 수 있지만 수동변속기란 불편함을 가격으로 환산한다면 어떨지 생각해보게 된다. 비싼 가격에 자동 변속기가 수입되었어도 이런 메리트가 있었을까?
르노 마스터의 성공 비결에는 적재함의 사이즈와 작업성이 좋은 패널 밴으로 들여왔다는 점이다. 모든 내장이 들어있던 자동차를 해체하고 단열을 하고 시트를 철거하고 다시 바닥부터 모든 외장, 내장재를 작업하던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르노 마스터는 단번에 해결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좀 더 큰 사이즈의 베이스와 확장을 위한 섀시 캡 버전을 원하지만 현 시점에서 훌륭한 대안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999만 원(밴 스탠다드), 3,199만 원(밴 라지), 버스 13인승 3,729만 원, 15인승 4,699만 원으로 가격적인 변동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 동급 경쟁 모델을 압도하고 있다. 2019년 쏠라티 스탠다드 가격이 6,103만 원, 2020 그랜드 스타렉스 모던 11인승 2,940만 원인 점을 감안해보면 기본 베이스로서의 르노 마스터에 대한 포지션을 알 수 있다.
르노 마스터의 첫 인상을 느끼게 하는 전면부의 헤드라이트는 굴곡이 있는 세로에서 좌우 박스 타입의 사각형으로 교체되었고 본넷 부위가 직선에 가깝도록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벤츠 스프린터 신형 모델도 마찬가지이다.
르노 마스터의 장점은 다루기 편하고 안정적이며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다. 최첨단 편의 사양과 기능이 선택의 기로에 있는 고가의 세단과 대형 SUV와 달리 상용차 자체로도 완성도가 높고 캠핑카로 제작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 과하지 않는 사이즈가 국내 실정에 적합한 것으로 보여진다. 스프린터와 이베코, 쏠라티와 경쟁해도 뒤처지지 않는 성능과 가성비를 내세우게 되면서 체급이 다른 스타렉스는 이미 경쟁 상대가 아니다. 국내 RV 시장에 새로운 세그먼트와 캠핑카 카테고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욕심을 내어본다면 이런 캡 섀시 버전이 공급되어 또 다른 확장형 버전의 시장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캠핑카 활성화란 명분하에 2020년초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사이에 페이스리프트로 인해 디자인도 변경되었다. 2019년 확장형 개발과 카라반 + 르노 마스터 베이스의 콜라보레이션을 겸한 새로운 모델의 등장, 수직하강 침대 등의 파생된 모델의 등장을 지켜볼 수 있었다.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이제 더 이상 2019년 디자인의 베이스가 공급되지 않게 되면서 전체적인 외형에 있어 페이스 리프트 버전에 대한 신선함과 다름을 느낄 수는 있다. 이제 생산되는 모든 르노 마스터 캠핑카는 페이스 리프트 버전으로 제작되며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다.
아직까지도 르노 마스터란 자동차에 대해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2019년 10월 프랑스 현지에서의 취재를 통해 2020년 달라질 르노 마스터에 대해 리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5개월만에 국내에 뉴 르노 마스터가 공개되었고 국내 모든 제작사들은 대부분 2020 신형 베이스로 캠핑카를 제작하고 있다.
르노 마스터의 실제 운행 소감
르노 마스터 베이스 혹은 캠핑카를 직접 운전하며 꽉 막히는 시내 도로며 지방의 국도, 고속도로를 다녀보면 우려하는 것만큼의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란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처음에는 언덕길이나 출발, 신호 대기 등의 조건에서 반클러치며 약간의 수동 변속기와 클러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지만 수동에 대해 약간이라도 알고 있는 운전자라면 쉽게 적응될 수준이다.
반대로 향상된 개방감과 높은 전고로 인한 편안함, 넉넉한 엔진의 출력과 실내 사이즈로 인한 만족도는 높아진다. 고속주행 시에 불안감이나 횡풍에 대한 불편함은 경쟁 상대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 수동 변속에 있어 1, 2단 사이의 변속 타이밍이 조금 더 빨라야 하고 2단 출발은 금물이다.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바로 바꿔야 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앞차와의 간격이 조금 여유롭다면 한 단 위의 기어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고 시동이 꺼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조금 덜 수 있다. 움직이기 좋은 기동성과 민첩함을 갖고 있으며 국산 경쟁 모델에 비해 서스펜션이 조금 딱딱하지만 안정적인 움직임을 느끼게 된다.
이미지만 놓고 스타렉스와 비교하려는 분이 계시다면 직접 사이즈를 비교해보거나 직접 눈으로 그 차이를 확인하기 바란다. 실내에서 180 이상의 성인이 '설 수 있느냐', '없느냐', '누울 수 있느냐', '없느냐'는 큰 차이기 때문이다.
르노 마스터 출시 임박을 알리는 기사를 쓴지 1년 반이 지났고, 페이스 리프트 모델의 등장과 5월 전시회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국내 캠핑카 시장의 지각 변동, 포스팅에서 3,0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출시될 것이란 포스팅 공개 후 가격에 대한 수많은 논란이 되었지만 제목 그대로 국내 RV 시장은 달라졌다. 르노 마스터 베이스의 캠핑카냐, 아니냐 양분화되는 현상을 확인하게 되었다. 가성비와 실용성, 기동성, 캠퍼밴으로서의 만족도는 그 어느 모델보다 뛰어나단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초 코로나 여파로 소개되지 않았던 국내 제작사들의 업그레이드된 모델이 전시회를 통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여져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충분한 사회적거리두기와 함께 조금 늦었지만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국내 RV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