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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 RV 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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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에서 열린 올드타이머 마이크로 버스 랠리 그리고 캠핑

 

유럽에서는 19세기에 이미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해, 1930년대에는 자동차에 카라반을 연결해 캠핑을 하고 더 나아가 북아프리카, 이란 등지로 여행을 떠나기까지 했다. 오래된 자동차 역사와 캠핑 문화가 있기에 클래식 카 매니아들의 행사가 연중 끊이지 않고 올드타이머와 함께 하는 캠핑 또한 종종 볼 수 있다.

알프스 품 속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VW 마이크로 버스 주행 행사와 올드타이머 캠핑을 통해 잠시 Retro 추억 여행을 떠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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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W T3의 차주이자 캠핑 매니아로서, 격년으로 열리는 유럽 최대의 VW 마이크로 버스(Bulli라는 별명이 붙은 올드타이머) 주행 행사에 참가한다. 올드타이머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주최측에서는 VW T1, T2 그리고 공냉식 엔진의 T3만 참가 자격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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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첫날 궂은 날씨에도 영국, 룩셈부르크, 폴란드, 심지어는 고향에서 출발해 세계여행 중에 이 행사에 참가한 파라과이인까지 총 298대의 불리가 알프스 산맥이 떡 버티고 있는 오스트리아 동티롤주의 칼스 암 그로스글로크너에 모였다. 20대 젊은이부터 88세 최고령자까지 행사 참가자의 연령대가 다양하다.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고 부페가 마련된 실내 행사장에서 편안한 저녁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첫날 행사는 끝나고 각자 캠핑장이나 호텔에 여장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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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넓은 케이블카 주차장에 집결한다. 평소에 도로 위에서 보기 쉽지 않은 차종이 한꺼번에 주차된 모습이 마치 대규모 야외 차 전시회장에 온 것 같다. 먼저 움직이는 사무실 역할을 하는 거대한 포르쉐 버스 앞에서 행사 기념품과 차량에 부착할 행사 스티커를 받은 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중고 캠핑용품 가판대와 참가자들의 개성 넘치는 차들을 둘러 보며 차에 대한 정보를 나눈다. 독일차의 기능성에다 장난감 같이 귀여운 디자인이 더해지고 그에 부합하는 어여쁜 내부 장식이 덩치 큰 차주와 대비를 이룬다. 최상급 상태인 경우 약 1억 4500만원을 호가하는 VW T1 Samba에서부터 세트로 카고 트레일러를 연결한 불리까지 애지중지 다듬고 손본 차를 자랑하는 재미가 솔찮다. 특이할 만한 것은 일부러 빈티지하게 꾸민 경우는 있어도 녹슨 채 마구 굴리는 듯한 차가 단 한 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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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운구차,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우체국 차량 용도였던 불리들을 보니까 한국전쟁 때 부산에서 원조 차량 VW T1를 구급차 용도로 쓰던 사진을 본 기억이 난다.

오스트리아에 현재 한 대밖에 남지 않은 우체국용 T1 Samba 소유주는 2년간 약 3000시간을 들여 개조했다며 관심을 보인 우리에게 자랑스럽게 말한다.

불리보다 넓지도 높지도 않은 Eriba Puck 카라반을 행사 하루 전날에 구입해 여기까지 왔다는 벨기에 커플은 소꿉장난 같은 부엌과 침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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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경 다함께 동티롤의 아름다운 도로 주행을 시작한다. 폭포를 배경으로 한 불리는 별 사진 찍는 기술이 필요 없이 그 자체로 그림이다. 007 스팩터의 촬영지 오버틸리아흐에서 참가자들이 점심 휴식 시간을 갖는 동안 우리는 주차해 놓은 차들을 둘러보고 나서 사진 찍기 좋은 곳에서 미리 대기하기 위해 서두른다. 목장의 쇠꼴 보관용 나무집들을 배경으로 구불구불 커브 길을 달리는 불리의 행렬이 장관이다. 총 181km의 콘보이를 하는 동안 엔진의 열을 식히려 멈춰선 차량과 아예 고장이 나 주최 측의 도움으로 견인되는 차량이 대여섯 대 있다.

저녁 무렵 행사장에 도착해 행운권 추첨과 우수 차량 시상식을 한 후 공식 행사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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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첫날 묵은 국립공원 Hohen Tauern 캠핑장으로 간다. 도저히 사진을 안 찍고는 못 배길 만큼 귀여운 T1에서 독일인 커플이 캠핑 중이다.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의 실내외 사진을 찍는다. 차주는 캠핑 용도로 부엌을 만들고 Pop-up Roof를 설치했다고 알려 준다. 당신네 T1 사진을 한국 잡지에 실을 거라 했더니 직접 만든 VW T1 인테리어 소품을 꺼내 식탁 위에 올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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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몇몇 불리는 해발 2,000m 높이에 7km에 달하는 산악도로 칼저 글로크너슈트라세를 따라 오스트리아의 최고봉(3,798m) 그로스글로크너를 볼 수 있는 주차장까지 미니 콘보이를 한 후 집으로 향한다. 독일에서 온 행사 참가자는 속도를 잘 못내는 불리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게 답답하고 또 불리의 엔진에 무리가 될까봐 영타이머에 연결한 트레일러 위에 VW T1을 고이 모시고 집으로 향한다. 우리 옆으로 T1이 쎙 지나간다 했더니 엔진을 신형으로 교체한 차다. 공냉식(Air cooled)이라고 차체에 크게 붙여 놓을 정도로 오래된 것을 자랑스러워 하지만 가끔 이렇게 오리지널의 정체성을 포기한 차주도 있다.

끈기와 열정으로 옛것을 보존하고 손보며 건전한 취미 활동을 하는 청장노년층을 접할 수 있 는 인상적인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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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photographer H.L. 강
P.S. 올드타이머를 타고 떠나는 해외 여행을 써 주셨던 강현랑 여행 작가의 기사는 스페셜 이벤트를 끝으로 마무리 됩니다. 그동안 수고하셨고 다음에 더 좋은 여행기를 만날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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