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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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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빙, 인프라 확대에 걸맞는 사용 의식 절실해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알빙 혹은 카라바닝이란 단어를 이해하는 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알빙이나 카라바닝을 실제 즐기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오래전 이야기긴 하지만 수입되어 들어온 카라반이 호화사치품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 다시 국외로 반출되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 지난해 상반기 통계에 의하면 카라반 누적 판매대수가 6,000대를 넘었고 모터홈 트럭캠퍼 등이 1,000여대 그리고 카고 트레일러와 루프탑을 포함해 10,000여대로 총 17,000대 이상의 RV 차량이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다. 국내 자동차 법규에도 캠핑차량을 캠핑카와 캠핑트레일러로 구분해 관리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선진국의 분류처럼 세분화 되어 있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말이다.

 

이처럼 알빙 문화가 확산된 배경에는 경제 사회변화와 함께 다양한 노력들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2002년 5월 제64회 세계캠핑카라바닝대회(FICC)가 우리나라에 유치되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강원도 동해에서 열렸다. 대규모 관광축제의 하나로 정부의 후원과 언론사가 주관해 외국인들이 보여주는 수준 높은 여가문화와 레저질서를 소개함으로써 행락질서의 전형을 보여주고자 한 관(官) 주도의 행사였다. 당시 이 행사를 주최하며 내건 슬로건이 ‘ 기초질서를 지키자’ 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국제행사를 치른 후에도 우리나라의 알빙문화는 그리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다. 사회적 인프라가 확충되기 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2004년부터 주5일근무제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 시행되기 시작했고 정부가 휴일 가족단위의 여가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여가캠핑장 조성 사업을 시행해 매년 4곳 이상의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였다. 우리나라에 오토캠핑장이라 부를만한 캠핑장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이 때부터였다.

2008년에 제74회 세계캠핑카라바닝대회(FICC)’가 우리나라 가평에서 개최되었다. 이전의 대회가 정부부처 주도의 행사였던데 비해 가평 대회는 민간인들이 캠핑장을 구성하고 카라반을 개발하는 등 행사 운영에 관여하고 사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 시작하므로써 우리나라 캠핑문화의 저변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캠핑은 유행처럼 우리나라 여가문화로 크게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라바닝 즉 알빙은 아직 태동에 불과했다. 2010년도만 하더라도 일부를 제외하고 카라바닝은 캠핑장에 상시 정박해 있는 카라반을 임대해 사용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던 것이 불과 최근 5~6년 사이에 관련 온라인 동호회가 질적으로 수준이 향상되고 양적으로도 늘어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이제는 관련 산업이 다양하게 파생될 뿐만 아니라 알빙 전문잡지가 창간되고 트레일러 전용 면허 시험이 마련될 정도로 제도와 법률이 마련되어가고 있다. 카라반을 제작하거나 수입 판매하는 산업체를 중심으로 한국레저자동차산업협회(KRVIA)가 발족해 국내 관련 산업발전을 선도하고 새로운 알빙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협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회들이 매년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구입 대상이 되는 국내외 제품들도 매우 다양해져 선택이 어려운 초보 알비어들은 선택에 도움을 구하는 모습까지 온라인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2015년에는 전북 완주에서 다시 ‘제83회 세계 캠핑카라바닝 대회(FICC)가 열렸으나 큰 의미를 남겼다고는 보기 어려웠다. 이미 확산의 정점에 이른 캠핑과 들불처럼 확산되는 카라바닝 양쪽 모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면이 있었다.

 

반면 2016년 5월에 충주에서 열린 ‘코리아 카라바닝 랠리 2016 대회’는 우리나라 알빙문화 발전에 큰 획을 긋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레저자동차산업협회(KRVIA) 주최로 진행된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카라반 500여대와 2천 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여 한국형 알빙문화를 만들어 가는 기틀이 되었다. 그동안 외신기사를 통해서나 보던 수 백 대의 카라반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은 참석자들뿐만 아니라 방문자나 언론을 통해 보는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여기에는 국내 유일의 알빙 전문 잡지사의 노력과 함께 알비어에서 시작해 유관업체의 대표가 된 여러 회원사들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다.

 

일찍부터 알빙 생활을 누렸고 관련 문화를 만들어 온 서양 여러 나라들이 반세기 이상에 걸려 이룩한 발전을 우리나라는 최근 십수 년 만에 이루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갖는 다이나믹한 성장동력이 알빙 분야에서도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인프라의 성장과 외연의 확대에 비해 알빙을 즐기는 사용자들의 성숙도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 물론 일부이긴 하지만 잘못된 이용으로 주변이나 방문지 주민들의 빈축을 사거나 민원을 야기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그 결과는 부메랑이 되어 알비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의 축소로 되돌아오니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뭐 거창한 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주차하고 오폐수나 쓰레기 처리를 제대로 하며 전기나 수도를 적절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정도이면 된다.

 

이를 위해 카라반 제작사나 수입사는 출고 교육시에 작동법과 함께 카라바닝 에티켓을 교육해야 한다. 또는 사용자는 온라인 오프라인 동호회 활동을 통해 앞선 선배들이 어려움 속에서 만들어 가고 있는 알빙 문화를 배워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나 정부는 정확한 통계를 근거로 수요를 예측해 향후 늘어날 카라반이나 모터홈들이 적법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 확충에 선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전국의 수백개에 달하는 수변공원이나 체육공원 혹은 주차장들이 잘못된 부지 선정이나 부족한 관리예산으로 무성히 잡초에 쌓여가고 있다. 이러한 공간에 숨을 불어 넣어야 한다. 민간 공모를 통해 활용도를 높일 수도 있고 청년 일자리를 늘려 나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알빙 수요를 받아낼 사회적 인프라가 확충되어야 아직은 설익은 알빙문화가 이 땅에 연착륙할 것이고 토종 알빙 산업이 육성될 것이며 이를 누릴 새로운 수요층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선순환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기존의 사용자들에게도 큰 유익을 줄 것이다.

 

 

Columnist + 장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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