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즐기는 캠핑 6계명 #3
바보가 즐기는 캠핑 6계명 #3
욕심꾸러기. 캠핑시장의 큰손
영국의 Thomas Hiram Holding은 현대 캠핑의 아버지라 불린다. 유럽의 아웃도어 산업에 캠핑과 카라바닝을 처음으로 구분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Wagon Train을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의 미국 트레일러 캠핑의 시작은 바로 마차의 모양에서 시작되었고, 면밀히 살펴보면 유럽식 카라반의 외부형태도 마차와 비슷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현대적 캠핑은 전쟁과 함께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바보캠퍼 필자는 1980년 아름다운 천리포 비치에서 캠핑을 시작해 지금의 카라바닝까지 왔다. 처음 캠핑을 배우던 때를 생각하면 텐트를 어떻게 설치하는지부터이었던 것 같다. 야외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텐트지만 그때 당시에는 코펠 하나만 가지고 무전여행을 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잠자리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먹는 것 아니겠는가.
현재 우리에게 있어 캠핑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텐트는 Ridge, Dome, Geodesic, 자동텐트, Inflatable, Khyam system Tunnel, Vis-à-vis, Pod, Frame, Tepee 그리고 Trailer tents 등만 나열해도 13종류 이상이 있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 개성이 뛰어나고 용도에 따른 사용법도 다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음식을 먹기 위한 도구까지 나열하기 시작하면 고시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왜 이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하게 된 걸까?
전 세계 사람들의 캠핑에 대한 의식을 최근 구글에서 조사를 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의 캠퍼는 캠핑하면 떠오르는 것 Top5를 캠핑용품, 캠핑장, 캠핑 트레일러, 텐트 순으로 꼽았다. 캠핑용품이 50% 이상으로 그 어떤 것보다 높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반면 해외의 경우 캠핑카, 전 세계 캠핑지, 프랑스 캠핑, 캠핑 동호회로 나타났다.
달라도 너무나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다. 캠핑용품은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들일 것이다. 캠핑을 가면 가장 먼저 텐트를 보고 화로와 기능성 용품들 그리고 남들이 없는 나만의 아이템들을 경쟁적으로 구비하기 시작한다. 전 세계 관심이 캠핑카라고 해서 다른 것은 아니다. 캠핑카는 어쩜 이 모든 캠핑용품의 최종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보다 앞서 캠핑을 시작한 나라들은 용품보다는 캠핑을 즐기는 장소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캠핑장은 2014년 현재 1800여개 정도로 집계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캠핑장을 방문해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프로그램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도장을 찍듯 똑같은 모습의 캠핑장들.
물론 시장의 공급과 소비의 절대적 원리를 거부할 수 없다. 캠퍼들의 관심이 용품에 쏠려 있으면 장소보다는 캠핑용품 개발에 치중되는 것은 당연하고, 캠핑 사이트에 대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면 프로그램이 개발될 것이다.
캠핑 시장의 큰손이 문화를 만든다.
캠핑을 하기 위해서는 물론 캠핑용품도 매우 중요하지만 캠핑은 어디까지나 야외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장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캠핑을 시작할 때 가장 처음 배운 것은 나에게 맞는 텐트 구매방법과 설치 요령, 텐트 관리법이었다. 그 외의 활동은 배우지 못했다. 요리를 하는 방법이나 땔감을 구하는 법, 겨울을 이기는 법 등 캠핑을 위한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그때마다 그에 맞는 도구와 방법을 배우고 익히면 된다. 하지만 요즘 캠퍼들은 캠핑의 방법이나 목적은 정하지 않고, 그저 선투자에 목을 맨다. 여러 가지 캠핑시작 방법이 있겠지만 반드시 피해야하는 것은 선 구매라 생각한다. 기본적인 텐트를 캠핑의 용도에 맞게 구매하고 캠핑을 즐기면서 천천히, 하나씩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재미를 누려보자.
캠핑은 큰손으로 하는 것보다 자린고비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 또한 우리가 캠핑용품에 관심을 갖기보다 캠핑장 프로그램과 마음에 평온을 얻는 방법에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 캠핑시장의 큰손은 한층 다양한 캠핑문화에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욕심꾸러기 캠퍼는 캠핑문화를 바꿀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캠핑동호회 중 50년 이상 된 동호회는 애완견 가족캠핑, 백혈병 환우캠핑, 생태보호캠핑 등 캠핑을 통해 캠퍼의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는 세상을 구하는 캠핑 동호회가 많다. 캠핑시장의 큰손이 할 수 있는 것은 생활 속 캠핑을 행복한 문화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욕심꾸러기만 캠핑의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columnist + 고길준 (바보여행생활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