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비움

2014-01-13     매거진 더카라반

 

  비 움
 

마음을 비우란다

두 손을 움켜쥐고 사는 우리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비워서 비는 자리를 감내하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겨울나무를 보자

 

 

애써 가꾼 푸름도 고이 물들인 단풍도 여지없이 제 몸에서 떨군다

떨어뜨리지 않으면 새 순은 없다.

 

 

오늘도 채워진 주전자에 물을 담고 있진 않는지

 

 

비워야 채워지는 진리를 머리로만 이해하며 살고 있진 않는지

 

 

비워야 할 때 비울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우선 움켜진 손에서 힘부터 빼보자

아무것도 없는 손을 펴야 세상을 쥘 것이 아닌가

  writer + photographer 초막 장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