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은혜

2013-09-02     매거진 더카라반

  은 혜


 

이른 아침

붉고 둥근 해가 산등성이 위로 솟구침을 봐야만

해가 뜬 줄 믿을까?

 

 

구름사이 혹은 나뭇잎 사이로 부셔져 내리는 햇살만으로도

 

 

해가 있음을 알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매일 매순간

 

 

 

 

사랑한다고 귓가에 속삭여야만

사랑 받는 줄 믿을까?

 

 

말없이 부여잡는 그윽한 손길 하나로

 

 

은혜 받고 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writer + photographer 초막 장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