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만나는 학암포오토캠핑장
바다와 만나는 학암포오토캠핑장
  • 더카라반
  • 승인 2015.06.0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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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만나는 학암포오토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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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만나는 학암포오토캠핑장

 

 

 

 

2007년 12월 7일. 그날의 뉴스를 아직도 기억한다. 삼성물산의 크레인 부선과 유조선이 충청남도 태안군 앞바다에서 충돌하여 엄청난 양의 원유가 유출된 사건. 이후 100만 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자발적으로 투입되어 기나긴 기름과의 싸움을 벌였던 그 사건. 학암포오토캠핑은 그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 2010년 리모델하여 오픈한 캠핑장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운영주체로 있어 사립캠핑장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깨끗하게 관리되는 캠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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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낙조와 함께하는 캠핑장

 

 

학암포오토캠핑장은 두면을 바다와 맞대고 있다. 캠핑장에서 바로 이어져 있는 북쪽 방면에 포구와 작은 해변이 있고, 서쪽으로 5분 정도 걸으면 학암포해수욕장이 있다. 여기서 소분점도 뒤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으니 낙조 시간에 챙겨서 보길 바란다. 간조가 되면 해수욕장과 연결되는 ‘소분점도’는 낚시와 해루질의 포인트이기도 하다. 밤 간조에 밝은 전등 하나에 고동, 해삼이 심심치 않게 잡힌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해루질에 몰두하다 보면 밀물때 소분점도에 갇힐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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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이트는 총 70개이고 A~E 사이트로 구분된다. 오토캠핑 66개소(A~D)와 카라반 전용 사이트(E사이트) 4개소가 있다. 굳이 카라반 전용 사이트가 아니더라도 D사이트(7~17)는 사이트간 간격이 넓어 캠핑카나 카라반으로 캠핑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전 사이트에서 전기를 쓸 수 있고 비용은 추가로 4천원을 내야 한다. 카라반사이트가 별도로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오폐수 시설과 수도시설이 개별 사이트 마다 있긴 하지만, 관리상의 이유로 현재는 사용을 막아 놓은 상태. 특히 카라반 3,4번 자리는 캠핑장에서 해변으로 나가는 길목에 있어 절대 피하는 것이 좋겠다.(수시로 다른 캠퍼들이 지나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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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만드는 해안길

학암포는 뜨고 있는 태안해변길 1코스인 ‘바라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학암포에서 신두리까지 이어지는 12㎞의 1코스는 여러 태안해변길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학암포에서 출발한 바라길은 방풍림과 바다의 조화가 아름다운 구례포를 지나 신두리 사구해안까지 이어진다. 바다와 사구, 숲 속을 고루 거치는 코스가 지루하지 않아 좋다. 전체를 완주하면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학암포 해변은 작은 편에 속한다. 그 흔한 바지락도 한참을 파야 조금 나오는 정도. 대신 봄/가을 야심한 밤에 물빠진 갯벌에 나가보면 골뱅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골뱅이가 움직이면서 갯벌에 길을 만들면서 이동하는데, 밤에는 이 흔적이 쉽게 눈에 띈다. 골뱅이는 서해와 동해 서로 다르다. 동해 골뱅이는 백고동이라고도 불리는데, 수심 70미터 이상에서 서식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즐겨 먹는 통조림 골뱅이가 바로 동해 골뱅이다. 서해 골뱅이는 구슬처럼 생겨 구슬 골뱅이 라고도 불린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 동해 골뱅이는 주로 골뱅이 무침으로 좋고, 서해 골뱅이는 무침도 좋지만 약간의 비릿함이 있는 편이라 해물탕이나 조개와 같이 맑게 끓이는 탕요리에 어울린다.

 

캠핑장비용은 비수기 13,000원, 성수기(5~11월)는 1.6만원으로 사설 캠핑장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다. 동절기 12~3월까지는 동파의 위험으로 샤워실과 취사장 1곳이 폐쇄된다. 샤워실은 1인 1회 1천원(성인기준)의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사용시간도 3차례(9시30분, 1시30분, 3시30분 부터 1시간 가량)로 정해져 있는 단점이 있지만 저렴한 캠핑장 비용을 고려하면 용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약은 국립공원 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매월 1일과 15일(주말일 경우 평일로 미뤄진다) 경에 2주뒤 사용분을 예약할 수 있다. 보통 오후 2시 예약화면을 오픈하면 주말 예약의 경우 5분이면 모두 예약 완료가 되니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신두리 사구해안

신두리 사구해안은 이름 그대로 해안에 있는 모래 언덕이다. 약 3km가 넘는 길이로 2001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최초의 사구이다. 바람으로 모인 모래가 언덕을 이루고 다시 폭풍우에 해변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면서 사구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구는 해안과 내륙의 완충지로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간다. 국내 해안사구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동식물이 신두리 사구에서 볼 수 있고 한다. 사구를 단단하게 해주는 뿌리식물인 ‘통보리사초’에서부터 완두콩을 닮은 ‘갯완두’, 5~7월사이에 피는 연분홍의 ‘해당화’는 사구의 홍일점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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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높이의 모래 언덕이 정말이지 사막 한가운데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내친김에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 본다. 바닷가 모래사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소금기가 빠져 끈적하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해질녘 불그레해진 사구를 길어진 내 그림자와 발을 맞대고 걷는 느낌이 신선하다.

 

 

 

사구해안으로 가기 전에 신두리 사구센터를 먼저 들려 사구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가는 것도 좋겠다. 센터 안에는 사구의 발달과정과 생태학적 의미에 대해서 사전 지식을 쌓는데 도움이 된다. 센터 외부에는 사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식물을 전시해 놓아 사구에서 해당 식물을 찾아 보는데 도움이 된다. 센터에서 출발하여 사구를 돌아보는 데는 짧은 코스로는 30분, 전체 코스는 약 2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해안사구를 거닐며 주변 식물들을 조망하게 해주는 데크길이 한적하면서도 감성 충만하게 만들어준다.

 


writer + photographer 허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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