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듯 당찬 여행작가 이주영을 만나다
수줍은 듯 당찬 여행작가 이주영을 만나다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4.05.01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줍은 듯 당찬 여행작가 이주영을 만나다

SPECIAL INTERVIEW
 

 

 

 


수줍은 듯 당찬 여행작가 이주영을 만나다   햇살이 따뜻한 봄날, 살랑이는 바람이 여행을 가자고 손짓하듯 마음을 일렁이던 날, 그녀와 여행이야기를 꽃피웠다. 그곳은 어느 샌가 유럽이 되기도, 망망대해 바닷가가 되기도, 푸른 나무들이 울창한 산속이 되기도 한다.



여행작가가 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니 그게 직업이 되었다. 투잡을 뛰고 있는 그녀. 하지만 어느 하나를 놓기엔 두 가지 일 모두 매력이 있어 몸이 힘들어도 웃으며 해낸다.

프로그래머였던 그녀는 프로젝트를 끝내고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두 달의 휴가를 갈 수 있었다. 처음 일주일의 휴가를 통으로 날려먹던 날, 다시는 집에만 있지 않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을 하게 된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데 이게 뭐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죠.”

틈틈이, 틈만 나면 어딘가로 향했다. 같은 장소여도 어느 계절에 가는지, 누구와 가는지, 어떻게 가는지, 왜 가는 지 등 다양한 이유에 따라 색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어릴 적 나고 자랐던 대전이 그랬다. 살 때는 몰랐던 모습을 여행을 가서야 알게 된 것이다.

“중학교 때까지 자랐던 곳인데, 대전이 이렇게 갈 곳, 볼 곳이 많았었나하고 놀랐죠.(웃음) 경북 지역은 좀 힘들다고 하지만 어디로 가든 대전에서 출발하면 쉽게 갈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종종 대전까지 KTX를 타고 가서 대전부터 렌트를 해 여행을 시작하기도 해요.”

여행이 점점 좋아지던 그때, 여행 도서를 만드는 출판사 디자이너로 일하던 지인의 부탁으로 여행사진을 몇 장 보내주는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자신의 추억을 기록하고 여행하려는 많은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는 또 다른 인연을 만들었는데, 작은 잡지사에서 연락이 와 잡지사의 필요에 의한 여행을 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기는 것은 그녀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일이었다.

“이웃 블로거의 블로그에서 우연히 여행작가협회에서 하는 여행작가 1기 모집에 대한 공고를 보게 됐어요. 재밌을 것도 같고, 신기하기도 해서 신청해서 수업을 들었고, 그 당시에 있었던 시험을 통과해 여행작가가 되었죠.”

 

 

 

 

 

 

 


여행, 꽃보다 아름답다

 

국내, 해외 곳곳을 다닌 능숙한 여행가지만 그녀에게도 처음은 있었다.

“부끄럽지만 비행기를 처음 타던 순간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됐어요. 혼자 미국에 계시는 고모댁을 가야하는데 혼자 가이드도 없이 비행기를 처음타려니 겁부터 나더라고요. 평소 사교적인 성격도 아니고, 먼 길, 혼자 비행기를 타는 것… 덜컥 겁이 났는데 대한항공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케어서비스를 한다는 것을 발견한 거예요. 그래서 재빠르게 신청했죠. 그런데 가서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들끼리 모아두는데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 등 정말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었고, 저 혼자 너무 멀쩡한 거예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죠. 그 자리를 피하려는데 친절한 승무원께서 절 불러 세워 무사히, 정말 무사히 미국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정말 재밌는 건요. 오히려 미국에 도착해서 고모 댁까지 가는 길은 버스도 잘 안다니고, 말도 잘 안 통했는데 묻고, 찾고 해서 잘 갔다는 거예요.(웃음)”

지금도 그녀가 운영하는 카페(나여추)에 문의해 오는 것들에는 여행에 관한 기초적인 질문들을 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그날을 생각하며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는 그녀였다. 그렇게 그녀의 책 <주말에 어디가?>가 기획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이 활성화되고 많은 이들이 여행을 다니지만 그만큼 유명 관광지에 대한 소개를 다루는 책은 적어졌다. 새로운 곳, 남들이 잘 모르는 곳에 대한 소개에 바빠 막상 ‘이제 여행을 좀 다녀볼까?’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 유명 여행지를 다녀보지 못한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 없었던 것이다.

 

 

“만들 때는 재미없었죠. 그런데 막상 다시 그곳을 가서 여행을 하고, 책을 만들기 시작하니 또 재밌어지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내용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새삼 놀라기도 했고요.

프로그래머로 일할 당시 유럽에 7번이나 다녀온 그녀는 유럽에 대한 감흥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늘 같은 건물, 비슷한 날씨는 새로움을 주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블로그에서 본 영주 부석사 사진을 보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 부리나케 국내 여행을 다녔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서 같은 곳이어도 느낌이 다 달라요. 어떤 분들은 그 계절에 가야 가장 아름답다고 계절별로 여행지를 선정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 외의 계절에 가도 다 좋더라고요. 아, 그런데 주의할 것은 갈대를 볼 때는 3-4월은 피하시는 게 좋아요. 갈대를 베는 시기라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 시기를 살짝 지나 여름에 푸릇푸릇 새싹이 올라오는 그때의 갈대밭도 그 나름대로 좋더라고요.(웃음)”

캠핑에 도전했던 그녀는 추위와 배고픔, 귀찮음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었다. 하지만 카라바닝은 도전해보고 싶다고.

운전만은 자신 있다는 그녀에게 꼭 맞는 여행 파트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카라반을 끌고 전국을 누비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것이 훌륭한 알비어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뜬금없이, 용감하게 신청했던 스윙댄스는 그녀의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단다. 여행도 그렇게 용감하게 떠나야 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만으로 할 수 없는 여행, 아무리 그녀가 소심하고, 내성적이라고 해도 그녀는 누구보다 용감한 사람일 것이다.

독자에게 가장 좋은 여행지로 울릉도를 추천해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던 그녀, 꼭 한 번 울릉도에 가서 그녀가 추천해준 이유를 느껴볼 수 있길.

싱그러운 봄처럼 늘 아름다운 여행길이 되길, 그녀의 여행을 응원해본다.

 

 

 

 

 

 

 


여행작가 이주영

 

‘오늘은 어제보다 신나게, 내을은 오늘보다 행복하게’ 떠나기 전의 설렘과 떠남 속에서의 만남이 좋아 여행을 다니는 그녀는 블로그 ‘여행, 그 달콤한 중독’과 카페 ‘나 홀로 여행가기, 나만의 추억만들기 <나여추>를 운영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editor 박지영 + photographer 표영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