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가장 가까이에 머물다 바람처럼 전국을 누비는 RVer 구진혁
자연, 가장 가까이에 머물다 바람처럼 전국을 누비는 RVer 구진혁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4.05.01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연, 가장 가까이에 머물다 바람처럼 전국을 누비는 RVer 구진혁

INTERVIEW

RVer

 

 

 

 

 

 

 


자연, 가장 가까이에 머물다 바람처럼 전국을 누비는 RVer 구진혁

강원도의 맑은 공기, 떠오르는 태양에 기상하고, 서해의 붉게 저무는 노을을 보며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 익숙하다.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다니는 그는 로컬디자이너다.

 

 

 

지역이 살아야 국가가 튼튼

 

 

하루에도 몇 백 킬로미터를 달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그의 부지런함이 몸에도 고스란히 묻어나는 듯 배나온 아저씨가 아닌 몸만큼은 ‘영화 아저씨’의 원빈처럼 슈트가 잘 어울리는 그였다.

수줍게 웃으며 조금 늦었음에 대한 사과를 건넨다. 인터뷰를 마치고 또 전라도로 먼 여정을 떠나야하는 그의 얼굴에서 피곤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가 하는 일은 로컬디자이너다. 지역 활성화, 농촌 컨설팅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만 막연해서 명확하게 ‘무슨 일이다’라고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크게는 시·도, 작게는 마을의 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는 일을 해요. 공무원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맡아서 하는 거죠. 체험마을, 축제, 5개년 계획 등을 기획하는 일이죠.”

조경학과를 졸업한 그는 환경부 쪽에서 일을 했었다. 그러면서 유럽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해외의 여러 나라들이 지역개발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일었고, 본인이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국내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다닌 그는 어느 마을을 가든 마을에서는 원빈 부럽지 않은 인기스타다. 잠시 조용히 머물다 가고 싶은 그의 마음이 무색하게 동네 이장님부터 부녀회장님, 마을 주민분들이 알뜰살뜰히 챙겨주셔서 조용히 머물다 가려는 그의 소망은 소망으로 끝나버리지만 이런 푸근한 정은 그가 12년 째 이 일을 해올 수 있던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현대사회에서는 농촌 소외현상이 심각하죠. 그렇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이에요. 지역의 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고, 활성화를 시켜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죠.”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하는 캠핑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혼자 하는 취미뿐이었다. 거기에 야외에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상 늘 밖에서 생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낚시, 등산 등 가족과 함께 어울리기는 좀 힘든 취미를 즐기던 중 캠핑을 하는 가족들을 보게 되었다.

“그게 7-8년 쯤 됐을 거예요. 가끔 예빈(딸)이를 데리고 낚시를 다니긴 했었는데 우연히 캠핑을 하는 것을 보았죠. ‘어! 저거 내가 늘 하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발견한거죠.”

캠핑이 별거인가. 그저 잠자리를 마련하고, 음식을 해먹고, 편히 쉬면 그게 캠핑 아닌가. 늘 하던 것에 아내와 딸을 위해 조금 더 좋은 장비를 마련하고, 혼자 있을 때보다 더 부지런을 떨면 그만이었다. 그의 부지런함으로 가족이 모이는 시간은 수십 배로 늘었다.

텐트, 폴딩트레일러, 400급 하드탑트레일러, 지금의 adora512up까지 단계를 거치듯 차근차근 캠핑 아이템을 바꾸며 가족에게 맞는 캠핑 장비를 골랐다.

불편해하는 아내와 딸을 위해 폴딩트레일러를 구입했던 당시를 회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질 만큼 기분이 좋았다고.

“텐트에서 폴딩트레일러로 넘어갔는데(장비를 변경했는데) 정말 편하고, 좋은 거예요. 그때가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겨울이었는데 12주 연속으로 캠핑을 하기도 했었죠,(웃음)”

예빈이가 커감에 따라 캠핑을 가서 공부도 하고, 가족이 편히 쉬기 위해서는 조금 더 크고 편한 장비의 선택이 필요했다. 그렇게 그는 하드탑트레일러를 구입했다.

“자연을 벗 삼아 쉬고, 불도 피우고, 요리도 하고, 무념무상이 되어보기도 하고, 낮잠도 자고… 중학생이 된 예빈이는 공부도 하고, 별로 특별할 것 없어요. 그런데 예빈이도 저만큼 캠핑을 좋아하네요.”

캠핑을 꾸준히 다니면서 대학에 합격하는 이색적인 목표를 제시한 그는 예빈이와 합의점을 찾아 시험기간을 제외한 기간에 캠핑을 다닌다. 캠핑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캠핑을 가는 예빈이는 공부도 하고, 캠핑도 하며 가끔은 캠핑장에서 작은 플루트 음악회도 여는 다재다능한 소녀다.

“예빈이가 대학에 들어가면 꼭 한 번 모터홈을 빌려 유럽일주를 해보고 싶어요.”

 

 

 

 

 

 

 

 

캠핑은 즐거운 불편

 

 

초기에 비해 커진 캠핑 시장은 좋은 점이 더 많지만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전체의 이미지가 깎이는 경우가 많다.

캠퍼, 캠핑장 오너들 사이에서는 이런 부류를 행락객으로 나누는데 그들은 소음공해를 비롯해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무심결에 혹은 흥에 겨워 즐기는 음주가무는 옆집 캠퍼들에겐 큰 고통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소한 에티켓은 꼭 지켜야 모두가 즐거운 캠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초반에 없던 규제들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캠퍼는 들고 난 자리에 변화가 없죠. 반면에 행락객은 그렇지 않아요. 우리나라에 앞으로 캠퍼들이 더 많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캠핑은 즐거운 불편이 아닐까요? 다 갖출 필요 없이 조금 불편해도 그 불편을 즐기는 것, 나를 위해 다음 사람을 위해 배려하며 나 하나가 우리나라 RVing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 말이죠.”

짐은 가볍게, 적게 먹고, 쉬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공정캠핑, 그가 하는 캠핑이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정캠핑을 즐기며 건전한 캠핑문화를 만들어나가길 도 함께 응원한다.

 

 

 

 

 

 

 

 

 

 

 


editor 박지영 + photograph STORM COMMUNICATIO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