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캠핑카 베이스 등장, 서로의 장단점 비교해야!
다양한 캠핑카 베이스 등장, 서로의 장단점 비교해야!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12.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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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RV 시장은 해마다 색다른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경차 캠핑카가 인기를 끌기도 하고 르노 마스터 Class B가 주력 모델로 등장했다가 Class C로 넘어가기도 하고 최근에는 스타리아의 출시로 다양한 종류의 최신 모델들이 주목받기도 했다. 흔히들 캠핑카는 거품이 많고 가격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베이스의 성능에 대한 차이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하다. 옵션의 차이는 꼼꼼히 확인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베이스 차량, 제원, 토크, 마력, 타이어, 승차 인원, 실내 공간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캠핑카 아는 것만큼만 보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엔진 성능과 스펙이지만 두 가지 모델을 같다고 보진 않을 것이다. 캠핑카 제작에 있어 가장 절실한 것은 섀시 캡 버전이다. 해외의 캠핑카 제작사들은 르노에서 이런 형태로 베이스를 공급받고 여기에 생활공간인 캠퍼를 제작해 최적의 캠핑카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소량의 르노 마스터 캠핑카와 가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는 국산 캠핑카도 비슷한 상황이다. 자동차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굳이 싼 가격에 베이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캠핑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동차 제작사와 캠핑카 제작사간의 긴밀한 협력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좌)마스터/(우)솔라티

캠핑카 제작에 사용되는 르노 마스터 밴의 가격이 3천만 원 초반대라면 1톤 봉고는 대략 2천만 원 안쪽이다. 반면 르노 마스터의 경쟁 상대로 지목되었던 쏠라티는 6천만 원 중반(르노 마스터 15인승 기준, 4천만 원 중반대)이다.

이 두 가지 베이스를 비교해본다면 르노 마스터는 수동 변속기, 쏠라티는 자동 변속기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변속기 가격만으로 이 금액 차이를 인정할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전고를 제외하고는 동일한 15인승의 스펙은 르노 마스터 15인승이 우위를 점한다. 전륜이다, 후륜이다 이런 형식은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운행을 해보면 르노 마스터의 탄탄한 하체 구성과 뛰어난 연비에 만족도를 느낄 것이다. 실내의 구조물을 모두 철거해야 하는 RV 제작의 특성상 실내의 내장과 구성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안된다. 베이스의 프레임을 남겨두고 대부분 철거하고 다시 만들어야 하는 이런 시간 낭비와 비용 낭비는 국산 캠핑카 제작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르노 마스터는 탄탄한 화물차의 베이스와 같은 스펙이지만 쏠라티는 승합차의 특성을 품고 있어 무게가 증가할수록 단점으로 작용된다. 외부 디자인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르노 마스터의 달라진 외관은 좀 더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르노 마스터 15인승으로 제작된 월든 오버랜드의 라운지 공간
르노 마스터 15인승으로 제작된 월든 오버랜드의 라운지 공간

르노 마스터 초기 모델은 5천만 원대에 제작되었다. 이 가격은 1톤 화물차를 베이스로 제작된 국산 캠핑카와 비슷한 가격대였다. 하지만 르노 마스터의 최대 승차 인원이 3명으로 제한되던 상황이라 4인 가족의 선택을 받지 못했었고 현재는 2인에서 최대 5인, 6인승 모델까지 등장하게 되어 사용 인원에 대한 경쟁은 동일한 위치가 되었다.

1톤 화물차 베이스의 캠핑카 라운지 공간, 벙커 베드와 넓은 전면부 공간이 최대 장점이다
1톤 화물차 베이스의 캠핑카 라운지 공간, 벙커 베드와 넓은 전면부 공간이 최대 장점이다

1톤 화물차 베이스의 캠핑카는 가성비 모델로 불린다. 이 가격대에 중대형 모터홈의 공간과 실용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지만 국산 1톤 캠핑카 차체에 대한 불안정한 구조와 특성은 선택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기도 하다. 물론 수동변속기가 자동으로 바뀌고 성능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폭이 좁고 휠 베이스, 최대 하중, 판 스프링, 특유의 승차감은 불만을 낳고 있다. 반면, 실내의 구성은 그 어느 때보다 세련되고 알차게 들어가 있다. 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이 품질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켰고 구성은 알차 졌지만 베이스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스타리아 라운지 모델의 실내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스타리아 라운지 모델의 실내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혜성처럼 등장한 세미 캠핑카의 새로운 베이스 스타리아는 또 하나의 대안책이 되고 있다. 베이스 자체의 가격으로 보면 1톤 화물차와 마스터의 중간이며 최고급 모델은 쏠라티와 마스터 버스의 중간 포지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새로운 베이스로 다가오게 된다. 기존 모델들에 비해 실내의 분위기며 외관이 주는 변화는 상당하기 때문이다.

1톤 화물차로 제작된 국산 캠핑카는 현재 르노 마스터로 제작된 캠핑카의 가격을 웃도는 모델이 등장할 정도로 실내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 물론 옵션과 배터리 등 편의사양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비용의 일부를 하체와 베이스에 투자한다면 좀 더 튼튼하고 믿음직한 캠핑카가 될지도 모른다. 1톤 국산 캠핑카라고 과소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재의 완성도는 동급의 해외 캠핑카와 겨루어도 될 만큼 많은 발전을 거두어왔다.

캠핑카를 단순히 가구와 레이아웃으로만 바라보는 일반인들도 있는데 싱크대 가격과 캠핑카의 가구를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무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만으로 캠핑카의 가격을 환산하려 한다면 DIY 시장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사각형의 상부장을 만들더라도 DMF와 자작나무로 제작된 모델은 강도는 물론 외관의 모든 것이 다르고 가격도 천차만별이 된다. 경첩을 어떤 것을 썼는지에 따라서도 가격은 달라진다. 도장 여부와 사이즈에 따라서도 최종 가격은 다르다.

가성비로 제작된 모델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고가의 모델은 이런 차이 때문에 가격이 다른 셈이다. 물론 가격대 상승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다른 것은 다 마음에 드는데 이 가격에 조금만 더 보태면 다음 등급의 모델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캠핑카의 실내는 베이스의 차이를 확연하게 반영하고 보여준다. 1톤 화물차로 제작된 모델과 이베코를 베이스로 제작된 모델의 기본기는 엄연하게 다르다. 하지만 쏠라티의 기본 가격과 이베코 데일리의 가격대가 비슷한 것은 아이러니일 수밖에 없다.

이베코와 르노 마스터 베이스의 차이는 약 2배가 된다. 이베코 베이스 캠핑카들의 가격대가 1억이 넘는 것은 베이스의 가격 차이로 이해해도 될 정도이다. 실내의 사이즈를 제외하고는 캠핑카 등급별 가격 차이를 베이스 차량의 가격으로 환산하면 더 쉬워진다. 벤츠 스프린터, 포드 트랜짓, 이베코, 쏠라티, 르노마스터 15인승, 르노 마스터 밴, 1톤 화물차... 실내에 적용되는 부품과 가구, 싱크대, 수전, 난방 시스템, 배터리의 가격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사이즈가 커질수록 가구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더 비싸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베이스가 크다고 해서 그만큼 넓거나 실용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전고가 높고 실내의 전장과 화장실의 사이즈는 여유로울지 몰라도 화물차 한 대만큼의 외관 사이즈는 좁은 도로와 캠핑장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보관에 걱정이 없고 수납공간과 쾌적한 침실을 필요로 한다면 국산 캠핑카 중에서는 가장 큰 실내를 자랑하겠지만 수입 캠핑카의 가격대와 맞물려 또 다른 경쟁 상대와 비교 검토해야 할지 모른다.

사람마다 평가의 기준점은 달라질 수 있다. 최종 가격을 기준으로 둘 것인지, 동급 혹은 같은 베이스 내에서 비교를 할 것인지, 옵션 등 세부 사항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최종 선택은 달라질지 모른다. 막연하게 내가 예상한 가격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한다면 베이스의 차이를 빼놓고 옵션만으로 우위를 평가할 수 있어 주의를 당부하는 것이다. 카라반과 달리 자동차는 운행 기간에 따라 정기적인 유지, 보수, 관리, AS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캠핑카 내부의 옵션과 가구는 RV 제작사에서 수리가 가능한 부분이지만 자동차 자체의 수리는 자동차 제작사에서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수입 모터홈의 경우는 이런 AS 문제 발생 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부품 수급과 교체만으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산 캠핑카의 가격이 비싼지만 선택하는 이유는 이런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캠핑카는 자동차와 집의 결합된 형태이므로 구입에 있어 신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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