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코 캠핑카 베이스에 대한 이야기
이베코 캠핑카 베이스에 대한 이야기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1.01.2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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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RV 시장에 어느 날 갑자기, 다크호스로 등장해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르노 마스터에 비해 이베코 뉴데일리의 인기는 일부 모델에 한정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다. 사이즈와 가성비 등에 있어 체급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고 그에 따른 가격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이유로 뽑히고 있다. 하지만 이베코 뉴데일리만의 특별한 메리트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 어떤 특징을 갖는지 찾아보려 한다.

이베코 뉴데일리 모델의 가장 큰 단점은 섀시 캡 기준 5,500~6,140만 원(부가세 포함)이라는 베이스 자체의 가격대를 꼽을 수 있다. 물론 C형 특수 강성 섀시와 고성능의 서스펜션, 총 중량 3.8T~최대 7.2T이라 선택의 폭과 함께 캠핑카의 생활공간에 대한 부담감은 확실히 줄여줄 수 있는 기본기를 보이게 된다.

IVECO 캠핑카 베이스, 섀시캡과 밴 모두 기본기는 상당히 뛰어난 모습이다

후륜의 복륜 구조는 르노 마스터 이전에 개발 되었던 벤츠 스프린터 베이스에서도 이미 검증되었고 수입 모터홈의 경우 이런 기본적인 특징으로 많은 알비어 사이에서 내구성, 신뢰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3.0리터 F1C 디젤 엔진을 장착해 2.5L 베이스의 캠핑카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여유로운 운송 능력과 자동 기어에 대한 매력 외에도 각종 편의 장치와 안전 장치는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르노 마스터의 아성에 대한 비교이지 동급의 화물차나 유명 브랜드의 동급 상대와는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다.

화물차였다면 승차감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대략 1톤을 감당할 수 있는 타이어가 후륜에 4개, 어림잡아도 4.5톤 이상의 적재물을 지지할 수 있다. 여기에 후축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어 차체의 높이 조절은 물론이고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진다. 캠핑카에 있어서는 과스펙에 해당하므로 캠핑카 리뷰에 항상 따라다니는 뒤가 불안하니, 타이어가 작아 보이느니 하는 등의 댓글은 이 모델에는 사라지는 게 맞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최적의 주행 조건을 유지, 안전성과 연료 효율에 있어 장점으로 꼽힌다.

이베코 뉴데일리 밴 타입을 살펴보자!
이베코 뉴데일리 밴 타입을 살펴보자!

체급은 다르지만 르노 마스터는 실내 길이 3m의 적재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단순 비교해서 이베코 밴은 로우루프 H1(1,545mm)부터 미디엄 H2(1,900mm), 하이루프 H3(2,100mm) 외에도 9m3 ~최대 19.6m3 적재용량을 선보이고 있다. 총 여덟가지 모델(길이 3,140~최대 길이 5,125mm)로 세분화되고 있으며 섀시 캡은 싱글 캡, 더블 캡 외에도 6가지 축간거리를 선택하면 12가지 모델군을 갖고 있는 셈이다. 상용 밴은 기본 가격이 6,300~7,550만 원으로 완성된 캠핑카 한 대 가격에 해당한다. 제작비용을 더하면 1억대에 육박하므로 현재 일부 업체에서 Class C 타입으로만 제작되는 근본적인 한계점을 보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중대형 캠핑카 베이스에 대한 니즈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니 소형 모델과 양분화된다고 하는 편이 올바르다.

카라반살롱에서 만났던 이베코 베이스의 대형 모터홈

국내 RV 시장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유럽 디젤 모터홈의 인증 통과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물론 두 종류의 해당 모델에 대한 이야기로 국한되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그 동안 도전장을 내밀었던 경쟁 업체들 역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한정된 모델을 구입할 것인지 아니면 좀 더 기다렸다가 새로운 모델을 사야 할지 아니면 국내에서 제작된 동급의 모델을 구매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수 있다.

이베코 데일리 기반의 캠핑카 베이스는 기존에 테스트를 해 보았던 동급 모델과 완전히 다른 주행 질감을 보이고 있다. 출렁출렁 무른 서스펜션의 자동차를 타다가 서킷을 돌기 전, 하드한 세팅의 스포츠 모델을 연이어 시승하는 그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마다 느끼는 체감성은 다를 수 있다. 3톤 이상의 트럭 위에서 운전하는 그런 느낌에 가깝다. 하지만 개방감 확실한 운전석과 조금은 낯설지만 수동, 자동을 조합해 놓은 기어 포지션 외에도 연식에 따른 몇 가지 변화가 나타난다. 버튼식 파킹 브레이크, 디스플레이, 상용, 트럭을 연상시키는 주변부 수납 공간, 엔진의 사운드와 가속 반응 등은 완전히 달랐다.

카라반살롱에서 만난 이베코 데일리 4X4 베이스 확장형 모터홈 Q18

캠핑카 베이스로 놓고 본다면 가족을 위한 일반적인 캠핑카가 아닌 4X4 기반의 특수한 캠핑카를 제작하는 것도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여기에 트럭캠퍼의 베이스로도 활용하는 것은 어떨지 상상력을 키워볼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 RV 시장은 현대, 기아의 1톤 화물차, 승합차 베이스로 제한된 제원, 한계 내에서 캠핑카로 제작되어 왔기 때문에 베이스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 그나마 이 카테고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베이스를 특장 업체에서 확장형으로 프레임을 늘리고 보강 작업과 하체 보강 등을 거쳐서 새롭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초기 캠핑카에 비해 최근 모델들의 생활 공간이 늘어난 것은 RV 관련 산업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르노 마스터의 가성비는 기존 모델들과 베이스에 대한 생각의 전환과 국내 RV 시장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하이루프+롱베이스의 공급에 대한 문제 외에도 수동 기어에 대한 불만은 확장에 걸림돌이 된다.

국내에서 제작/판매하고 있는 이베코 베이스 모델, 제일모빌 아시에르790s

이런 저런 문제점과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책이기도 한 이베코 뉴데일리는 애매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 중형 트럭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캠핑카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성능과 인지도에 비해 가격적인 포지션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 빠른 업체들과 일부 유저를 중심으로 주문 제작형 모델들이 속속 선보이게 될 것이다. F150 픽업 트럭 중고 가격이면 신차를 뽑을 수 있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국내 RV 시장은 새로운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한국 알비어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새로운 소식을 기다리며 이들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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