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모델, 국내에서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
2020 모델, 국내에서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0.10.0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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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국내 알빙 시장, 카라반 카테고리에 있어 상당히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되고 있다. 매년 봄부터 시작되는 신상 카라반의 국내 입고, 런칭 소식과 함께 판매가 가장 급상승할 휴가 시즌이 지나도록 국내에 도착한 2020년 모델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제한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캠핑카 관련 법규의 개정에 있어서도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호불호는 나뉠 수 있지만 관련 산업의 활성화 이면에서 직접적으로 와 닿은 세금, 차고지 증명, 견인장치의 인증 등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상당한 반발을 가져오게 된다.

2020년 최신 모델을 가장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SPOEX 전시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지역 전시회까지 차례로 취소되면서 카라반 분야에 있어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생산 공장의 작업이 중단되고 물류 시스템이 막히면서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것이 수입 카라반이었다.

반전 효과도 있었다. 수입 카라반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여행, 휴가 시즌 등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국산 카라반, 국내에서 제작하는 캠핑카, 캠퍼밴으로 일부는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르노 마스터 베이스의 캠핑카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더하며 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짧을 줄 알았던 이 사태는 봄, 여름, 가을을 지나며 장기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카라반이 갖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카라반을 구입하려 관련 정보를 찾는 연령대를 살펴보면 40대 중반의 남성과 30대 중후반대의 여성이 가장 많다는 통계를 만날 수 있다. 이를 결혼 후 육아 혹은 자녀들의 연령대로 환산하면 초등학교 전후의 자녀들이 있는 가족 구성원으로 환산할 수 있다. 그렇다. 국내에서 카라반을 구입하려고 희망하는 예비 알비어들은 어린 자녀를 둔 결혼 3~4년차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이전의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부부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소형 카라반은 최소 2명, 기본 4인의 취침 공간과 생활 시설, 주방, 화장실, 변환 테이블 + 변환 침대 구성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이 정도의 시설이라면 언제 어디로든 떠나도 2~3일은 안전하고 아늑하게 쉬고 자며 휴식을 취하고 즐거운 추억을 쌓기에 충분한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캠핑카도 이런 기본적인 여건은 갖추어져 있지만 카라반과 캠핑카는 조금은 다른 성향을 갖고 있다.

카라반의 최대 장점을 꼽으라면 캠핑카에 비해 실내 공간 특히 화장실이 훨씬 크고 여유롭다는 점이다. 캠핑카도 어느 정도 사이즈와 등급에 따라 차이는 보이겠지만 가장 대중적인 1톤 화물차 베이스, 르노 마스터 캠핑카와 비교해서 대략 2배, 최대 4배의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아이들을 씻기고 볼일을 보는 등 케어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이 마련된다. 보호자의 경우에도 독립샤워부스며 편안한 세면대, 온수, 여유로운 움직일 공간 확보는 장점이 되고 있다. 모든 카라반이 이런 공간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시설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삼시세끼를 모두 실내에서 만들어 먹거나 하지는 않아도 기본적인 요리, 조리, 설거지 등이 자유로운 공간이 있다는 것은 가족의 입장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공간이다. 낯선 곳에서 맛집을 찾아다니고 야외에서 바비큐를 굽고 불멍을 즐기는 것도 횟수가 지나면 조금 더 편안하게 쉬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찌개와 반찬을 만들고 치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야외에서의 생활도 크게 불편하지 않게 된다. 특히 먹거리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아내를 생각한다면 카라반의 주방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청수를 보충하고 오수통을 비우고 가스를 채우는 등의 노력은 남편의 몫이지만 가족을 위해 기꺼이 이런 고생을 감내하고 있다.

카라반은 사이즈와 가격대에 따라 실내의 레이아웃과 구성, 가구배치, 퀄리티, 디자인에 있어 세부 사항은 다르지만 음식물을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 크고 작은 수납공간, 난방 시스템, 전기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 야외 생활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게 된다. 가족 구성원들의 연령대와 인원, 취향, 성향에 맞추어 다양한 브랜드의 수많은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카라반의 매력 중 하나이다. 하지만 올해는 선택의 여지가 확연하게 줄어들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장기간 재고로 쌓여있던 모델들이 품귀현상을 빗고 중고 카라반의 가격이 높아진 특이한 모습도 확인하게 된다.

본인들에게 맞는 카라반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많은 모델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전시장을 찾거나 해당 모델을 검색해 눈으로 확인하고 실제 사이즈와 배치를 느껴보아야 후회가 적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에 수입된 적이 없는 모델의 퀄리티를 자료만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일부 모델은 본인의 선택을 믿고 선주문 계약이 이루어져 오랜 기다림 끝에 국내에 도착하고 만날 수 있지만 초보자에게 있어 이런 상황은 모험에 가깝다.

카라반은 동일한 모델명의 모델일지라도 연식과 옵션 유무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외부 데칼과 알로이 휠, 컬러 등 외부의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할 수 있지만 가장 최신 모델일수록 최첨단의 기능과 단점들을 보완한 모델이므로 만족도는 높아진다. 물론 가격대는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얼핏보면 동일한 구성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세부 사항들을 꼼꼼히 확인한다면 소소한 변화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동일한 브랜드의 제품이지만 정식 업체를 통해 공급된 모델과 병행 업체를 통해 들어온 모델의 스펙은 다를 수 있어 가격 차이에 대한 기준점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1300kg의 액슬이 기본이라면 코리아 패키지라는 명목으로 1500kg, 1800kg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인증받은 모델과 기본 모델은 완전히 다른 특징을 갖기 때문이다. 수입사, 수입 연월일, 딜러사 등에 따라서도 구입 가격과 옵션의 여부, 심지어 하부 아웃트리거 규격, 스펙, 난방 시스템의 등급, 패브릭, 도어, 창문, 조명까지 세부적인 선택 사항이 달라지고 가격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카라반만 구입하면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는데 냉방 시스템, 에어컨, 무버, 전기 시스템, 추가 액세서리 하나까지 신경쓰게 된다면 예산 범위를 훨씬 추가하는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사항은 실제로 국내에 도착한 후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어떤 부분이 달라졌고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할 방법이 적다. 믿고 선택할 몇몇 브랜드와 모델을 제외한다면 내가 확인하고 판단하기 전에 섣부른 판단은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예전에 주문했던 물량들이 이제야 국내에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고 2021년 모델을 공개한 마당에 2020년식 모델은 신상의 의미마저 잊게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도착하자마자 주인을 찾아 떠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어느 정도 제작사의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현지에서의 물량을 맞추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라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 타 브랜드의 수많은 신상 모델들도 언제 국내에서 만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가 되고 있다.

사진의 모델들은 해외 전시회에서 보았던 비스너 하모니 라인의 2020년 신상 카라반이며 국내에 도착한 후 작업을 마치고 주인의 품에 안겼을 것이다. 최근에 리뷰로 소개한 아드리아 아스텔라 모델 역시 카라반 살롱에서 선보인 모델인데 얼마 전 국내에 도착하자마자 작업 후 알비어의 품으로 돌아갔다.

해마다 화려한 데칼로 치장한 최신 모델들이 전시장을 빛냈었는데 올해는 전반적으로 카라반에 있어서는 주춤한 모습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모델의 새로워진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하루 빨리 모든 것들이 정상화되어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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