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차이! 관점의 차이! 동상이몽
생각의 차이! 관점의 차이! 동상이몽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20.08.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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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때로는 생각이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부류는 그것만 유독 싫어하는 사람들일 수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동.상.이.몽. 同床異夢에 대해 시작해본다.

위의 사진에 좌측에는 녹색, 우측에는 빨간색의 미니가 있다.
A는 최신형을 좋아한다. 올드 버전을 싫어하기 보다는 최신 모델이 더 좋기 때문이다.
B는 최신 자동차들을 골고루 타 보았고 실증이 나 있어 좀 더 특별한 올드 미니를 좋아한다. 클래식한 감성과 장거리를 다니지 않는 그만의 라이프에 맞기 때문이다.
C는 큰 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좌측의 미니를 좋아한다.
D는 빨간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측의 올드 미니를 좋아한다.
E는 문이 2개인 소형 차를 싫어하기 때문에 둘 다 싫어한다.
F는 운전을 못하기 때문에 갖고 싶지만 두 대를 준다고 해도 현재는 탈 수 없다고 말한다.
A~F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누군가는 '에이, 2인승이네'라며 실내를 보지도 않고 바이크를 타고 웃으며 떠난다.


바이크를 좋아하는 그 사람은 엔드류, 레플리카, 할리, 전기 스쿠터 그리고 신제품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A~F 사람들은 오토바이 타는 00이라며 그를 비웃고 있다. '저런 건 얼마나 하냐', '차 살 돈도 없냐', '위험하다', '불편하다', '배달이나 해라' 이런 비아냥거림이 그의 귀를 거슬리게 한다. 이들의 싸움을 옆에서 바라보는 뚜벅이는 '그러게 왜 저런걸 돈주고 사냐'며 걸어간다.

바이크 역시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지는 다르다. 정확한 특성을 알고 있는 사람은 직접 타본 사람 외에는 알지 못한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도 최종적으로 선택한 모델은 제 각각일 것이다. 동일한 브랜드로 범위를 좁혀도 서로의 선택은 다르고 동일한 시리즈의 모델이라도 서로가 원하는 컬러와 옵션은 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바뀔 수 밖에 없다. 같은 취미 생활을 바라보는 사람들간에도 시각 차이가 있듯 캠핑 관련 분야에서도 이런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모두가 부질없는 행위이자 돈낭비로 치부되기 일쑤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신 기술이 접목된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구형 모델 혹은 특이한 모델을 선호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멋지다, 갖고 싶다라고 하는 모델이 있어도 나에게는 불필요한 경우가 있다
나에게 맞지 않는 건 무용지물이고 애물단지일 뿐이다

버스가 넓고 많은 사람들이 탈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하지만 버스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 나에게는 맞지 않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카가 빨리 달리고 멋진 자동차지만 가족 모두가 타기에는 좁고, 불편할 수 있으며 사용 인원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며 관심 밖의 이야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는 자신의 생각이 정답인양 기사의 방향을 왜곡시킨다.

동일한 베이스라도 용도에 맞춘 세팅이 이루어진다면 그 활용도와 만족도는 그 무엇과도 비교불가다

지금까지 길게 운을 띄운 것은 캠핑카를 바라보는 모두의 생각과 시선이 같지 않다는 것을 가정해본 것이다. 쓸 때가 없다, 무용지물이다, 비싸다, 왜 저런걸 사냐 등등 온라인을 달구는 의견들과 2020년 캠핑카의 판매량, 국내 RV 시장의 성장세를 비교해보면 모든 것은 정반대일 것이다.

캠핑카를 구입하고 활용하는 사람 역시, 얼마 전까지는 평범한 회사원이자 가장으로 캠핑카 구입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 때 없고 비싼, 무용지물의 캠핑카를 구입한 이유 역시 다양할 것이다. 캠핑카 구입 전과 구입 후에 느낀 점은 활용도나 캠핑카의 구조적인 내용보다 우리 사회에서 캠핑카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직은 시기상조구나’란 점일 것이다. 호기심과 부러움의 대상에서 하나의 타깃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 오래된 도심의 좁은 골목길이나 아파트를 제외하고 최근에 지어진 건물을 기준으로 한다면 대략 1세대에 1대 혹은 2대의 주차 공간이 확보된다. 하지만 실제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보면 출퇴근 시간에 이동하거나 빠져나가는 대수는 한정적이고 움직이지 않는 차량이 상당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예 지정석처럼 움직이지 않는 고가의 차량도 많다. 물론 합법적으로 차량 등록을 하고 비용을 지불하며 세워둔 자리이기 때문에 크게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 반면 자동차로 등록되고 동일한 세금과 비용을 내는 캠핑카와 카라반에 대한 각종 민원은 상식선을 벗어날 정도이다. 이유는 크거나 주차 구획선을 넘어서는 등의 문제가 아니다. 단지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서 있다는 이유를 시작으로 보기 싫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똑같이 주차 비용을 지불하는 자동차와 자동차로 등록되어 있는 캠핑카, 카라반이 이렇게 차별을 받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사이즈가 큰 모델일 경우라면 가장 사용 빈도가 낮고 안전한 자리를 지정해 주차하면 크게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캠핑카, 카라반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만들어 특혜를 주라는 것이 아니다. 이웃의 불편함을 개선하거나 해결해 나가자는 의미이다. 앞으로는 더욱 이런 문제가 늘어나갈 것이고 막고 금지하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니란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의 생활 양식이며 취향이 바꾸어 나가는 것에 사회적인 규범과 기준이 바꾸는 시간의 공백이 너무나 커보인다. 차들은 점차 넓어지고 커지는 반면 주차 라인을 비롯한 기본적인 룰은 수십년 전 데이터를 기준으로 머물러 있다.

생각만 바꾼다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차고지 증명과 캠핑카 관련 세금 확충은 주차 공간과

관련 인프라 구축에 활용되어야 한다.

-동상이몽

자동차의 도어가 옆으로 열린다면 이 차를 타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 방식에 맞도록 주차 구획을 바꾸는 것이 맞을까? 한 두대를 위해 모든 구획을 바꾸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낭비일지 모르지만 점차 이 방식이 늘어나고 사용자가 많아진다면 그 범위를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장애인 주차 구획과 전기차 충전을 위한 구획이 늘어나듯 이제는 레저용 차량을 위한 주차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영 주차장을 시작으로 지역의 유휴부지를 활용한다면 주차 문제와 보관, 관리, 관련 산업의 부수적인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생각만 바꾼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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