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가에서 지구 탐험가로! 박정헌 대장과 캠핑카
등반가에서 지구 탐험가로! 박정헌 대장과 캠핑카
  • 매거진 더카라반
  • 승인 2018.03.2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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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헌 대장! 8,000미터급 최고봉 8좌를 오른, 산악계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1989년 초오유 동계 남동벽 등반을 시작으로 안나푸르나 남벽, 에베레스트 남서벽, 시샤팡마 중앙봉 알파인스타일 등정, 초오유, 낭가파르밧, K2 토모체센 루트, K2 남남동릉 무산소 등정, 2005년 촐라체 북벽 등정까지 그가 남긴 발자취와 행적은 길이 남을 것이다.

2005년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 등정 후 하산길의 사고 이후, 모든 것은 달라졌다. 히말라야에 바친 여덟 개의 손가락, 하지만 그의 모험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는 계기가 된다. 2007년 히말라야 원정대로 시작한 자전거로 달린 실크로드 도전은 시작에 불과했다.

2012년에는 패러글라이딩으로 히말라야 횡단에 도전 성공, 세계 최초로 2,400km에 달하는 히말라야 산맥을 횡단에 성공 ‘이카로스의 꿈’을 이루었고 2014년 박정헌 히말라야 원정대는 무동력으로 파키스탄- 티벳- 중국-무스탕-네팔-인도를 경유하는 스키, 카약, 자전거, 등반, 트레킹 무동력 횡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의 모험과 도전, 활동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지구별을 모두 다 돌아 볼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진주 예티 클라이밍 짐에서 만난 박정헌 대장의 인터뷰를 풀어본다.

# 매 순간이 소중한 삶의 기록으로 남아

박정헌 대장이 산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였다. 고향 집 뒤로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과 암벽장이 바다가 펼쳐지는 마을 앞 바다에는 요트 계류장까지 모두 갖춘, 아웃도어 활동의 메카가 삼천포였다.

우연히 친구들과 캠핑을 가서 자바리 물통을 사러갔다가 만난 용품점 사장님의 권유로 등산과 클라이밍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열심히 활동을 하던 삼천포 산악회에서 결성한 히말라야 원정대를 어린 나이에 따라가게 되었는데 네팔 쪽에서 도전한 초오유는 처음에 실패하게 되었다. 그렇게 히말라야와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27살, 산 밖에 모르던 박정헌 대장은 프로 가이드를 시작했다.

# 등반에 대한 기억에 남는

"쿰부 히말라야 촐라체(6,440m)에서 생환한 사고가 인생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죠."

2005년 촐라체 등정은 성공적이었지만 하산길 그와 후배 최강식은 크레바스에 빠지며 온 몸은 부서져 성한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다쳤지만 로프, 끈 하나에 의지하며 9일간의 사투를 거친 후 생환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그는 그 날의 기억을 ‘끈(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이라는 책으로 출간했지만 그 사고로 인해 손가락 여덟 개는 히말라야에 바쳐야 했다.

# 히말라야에 대한 좋은 기억 & 이카루스의 꿈

"하늘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인도에서 처음으로 104km를 비행할 때 가장 판타스틱한 즐거움과 기억으로 남습니다."

열기둥을 바꿔 타면서 비행하는 히말라야 산맥과 상승하며 바라본 이카루스의 꿈, 그 길고 길었던 여행이 가장 환상적이었다고 전한다. 다큐로 방영된 이 도전은 첫 시도이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말로 환상적인 기억과 추억을 남겼다.

“패러글라이딩을 등산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정헌 대장이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93년이다. 고향 집 뒤에 와룡산 용두라는 장소가 있는데 패러글라이딩의 최적지였다. 단지 활공 스포츠가 아닌 산을 내려오는 수단이자 레저활동으로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게 되었다. 

외국의 경우는 산과 스키, 패러글라이딩을 하나의 활동으로 생각하지 하나씩 따로 놓고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산악스키, 마운틴 글라이더 등으로 부르고 있거든요. 알프스나 높은 고산에서 쓰기 위해 이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카약을 배우게 된 것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모든 강줄기의 시작은 산이기 때문에 급류 카약을 배우고 바다까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도달하지 못한 분야가 카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약은 2013년 시작, 지리산카약학교의 강호 대표에게 배우기 시작했다. 급류카약을 배우고자 했던 이유는 바부라는 네팔 카약 챔피언 출신 친구가 있는데 히말라야 원정대를 만들어 카약으로 히말라야 횡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 친구 한 명과 함께 같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네팔에서의 도전은 화이트 워터라는 루트와 코스가 전세계 급류 카약커들에게는 최고의 코스로 알려질 만큼 최고의 장소였죠. 네팔은 카약 마스터가 200명이 될 만큼 대단한 곳이다. 바부라는 친구는 우리가 일주일 탈 코스를 하루면 탈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죠. 하지만 우리는 모든 코스 전체를 한 번에 모두 통과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죠. 그 동안 가보지 못했던 길들을 가보고자 2차 원정을 떠났다.

# 패러글라이딩으로 세계 최초, 2,400㎞ 히말라야 산맥 횡단에 도전

사고 이후에 히말라야를 떠나려 했지만 15년 동안 산에 올랐던 사람이라 색다른 방법으로 히말라야에 도전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다보니 크로스 컨트리, 외국 탐험가들의 활동까지 파악해 패러글라이딩 횡단 계획까지 만들고 4번 정도 실제 답사를 마친 후 도전을 하게 되었다.

패러 횡단과 패러글라이딩으로 산에서 하강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한다. 5월부터 상승 기류가 발생하는데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고 도전의 시작점과 끝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사전에 모든 지점을 GPS에 입력했고 바람과 출발 시즌을 정해 8월에 출발하게 되었는데 자연적인 환경 조건 때문에 상당히 힘들었다고 한다.

모든 히말라야 고산을 거칠 수 없었지만 히말라야 산맥의 대부분 산을 모두 지나며 성공하게 되었다.

“고산 비행은 땅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도착하기까지 모든 요소가 다 위험했다.”

“하늘에 떠 있을 때만 즐거웠고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어 집중하며 몰입하게 되지만 내려오면 너무나도 복잡한 일들이 많았죠.”

패러글라이딩으로는 하루 코스지만 도로 여건이 안 좋아 촬영 팀들은 육로를 통해 이틀 동안 달려야 제 때 합류할 수 있었다. 내일 그런 과정이 반복되었다.

# 실크로드 자전거 횡단

사고 이후 방황하던 시기에 처음 시작한 도전이 바로 자전거로 떠난 실크로드 횡단이었다. 파키스탄, 티베트, 네팔, 시킴, 부탄 사이의 멀고 험난한 4,000여 km의 여정이었고 박정헌 대장은 파키스탄까지만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후배와 함께 라이딩을 하다 히말라야를 본 순간 다시 히말라야를 바라보게 되었죠. 살아가면서 해본 첫 방황이었습니다."

히말라야의 수많은 산들이 목표였기 때문에 방황할 시간이 없었는데 사고 이후에 목표가 사라지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3번째 탐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첫 번째 탐험에서 두 번째 탐험의 길이 보였고 세 번째 탐험을 꿈꾸게 되었죠.”

"지금까지의 활동 중에서 가장 좋은 활동을 하나 꼽을 수 있을까요?"

"행위로서의 즐거움은 없었고 고통스럽고 위험한 행위지만 즐거움을 찾게 되었죠."

히말라야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아름다움을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수평적인 시야로 보지만 땅에서 발을 떼는 순간 모든 것은 또 다른 시야를 갖게 된다.

# 또 다른 도전, 지구 탐험을 시작하려 한다

캠핑카에 모든 장비를 싣고 지구의 가장 매혹적인 것들을 찾고 느껴보려 합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을 시작하려 한다. 우리는 누구나 지구에 살면서 가보고 싶은 것들을 찾지만 또 다른 곳들을 찾아서 공유하고 싶다.

# 이런 탐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한다면

여러 탐험을 시작하면서 탐험을 시작하면서 성공이란 단어를 말하지 못했다. 준비도 부족했고 항상 실패했다. 목표했던 것들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내면적으로는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입버릇처럼 탐험을 하겠다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계속 시간이 지나다보면 불가능했던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는 좀 더 쉬워졌는데 그 동안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젊은이가 도전할 수 있는 도전은 그 나이에 맞는 도전으로 기쁨을 맛보아야 하고 나이에 따른 도전과 탐험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도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성공은 실패 위에 위치할 뿐이다.” 탐험에 있어 그 누구도 성공할 수 없다.

#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면 그 준비 기간이 더 즐거운 행복이 아닐까  

여행의 종류라는 건, 인종의 수와 같다. 자신의 여행이 전부가 아니다. 누군가의 여행이 좋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돈을 얼마 쓰고 지냈다는 것이 여행의 주제가 아니라, 그 지역에서 해보아야 할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젊은이들에게 하는 이야기는 돈을 쓰더라도 그 곳에서 그 것을 해본 사람과는 차이가 크다. 우리네 여행은 쓸 때 쓰고 아낄 때 아껴야 한다. 하지만 여행에서 우리가 맛봐야 할 것에 대해 두려워 하지 말고 도전해 보길 바란다.

# 캠핑카 여행의 시작

캠핑카는 우리나라에서는 럭셔리한 안락함을 추구하지만 호주에서 몇 개월 동안 캠핑카로 생활할 때를 돌이켜보면, 캠핑카는 여행을 위한 도구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 여행에서  세 가지 다른 캠핑카를 타보며 캠핑카가 마치 장난감 같았다. 오프로드에서 비포장을 달려보니 ..... 편안함으로 선택하는 캠핑카가 아니라, 여행을 위한 철저한 도구인 셈이었다.

# 현재 타고 있는 캠핑카와의 만남

지인이 본인이 타려고 만들었는데 나에게 더 맞는 차라고 얼마 안 되는 가격에 가져오게 되었다. 내 스타일에 맞추어 약간 손보았고 탐험여행 도중 토요타 마크를 하나 붙였다. 오래된 이동 도서관 차였다.

2009년 저 캠핑카를 소유하게 되었는데 그 전까지 주행거리도 얼마 안 된 차라 장거리 여행을 위해 타이어부터 오일까지 모든 것을 다 간 후 여행에 함께 하게 되었다. 현재는 속은 멀쩡한데 겉은 엉망이죠... 그림을 그리는 친구가 외부의 그림을 그려주었다고 한다. 캐리어를 달아 카약을 싣고 두 번의 히말라야 횡단에 함께 했다. 문을 열면 사다리가 되고 슬링으로 당겨 카약을 싣는 고수가 되었는데 최대 4대까지 싣고 다닌다.

편의 사양 등을 설치하고 꾸미는 자체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워낙 좋은 침낭과 산에 다니던 사람이라 더 필요한 것은 없다고 한다. 난로 하나면 난방도 해결되기 때문에 힘든 것은 없다.

# 캠핑카 여행에 대한 이야기

“3년 정도 된 이야기네요. 한반도 일주를 목적으로 제주도 여행을 시작했는데 마라도에서 출발해서 제주도를 돌고 서해안에서 동해안으로의 일주를 꿈꾸었는데 중도에 못하고 끝났습니다.”

# 캠핑카의 장점은 수납공간이다

카라반이나 지금의 캠핑카보다 훨씬 큰 장비, 모두를 수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창문을 오픈하면 자연 그대로를 만끽할 수 있어 탐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전체가 오픈되어 개방감은 물론 바람이 불어와 명상하거나 책을 읽기에는 최적입니다.

저 차의 장점은 장비 수납과 오픈, 오프로드에서의 주행은 물론 3명이 잠을 잘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장비 설치를 싫어하고 잠은 땅 위에서 자길 좋아합니다.

연식이 오래 되었지만 부품 구입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파키스탄 가면 저런 차들도 완전히 새차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손재주가 좋습니다. 엔진만 생생하다면 모든 차들이 새 차보다 더 좋습니다. 원래 나온 것보다 더 잘 꾸며지기도 하거든요. 

# 새로 도전하고픈 종목이 있을까요?

“윙수트도 하고 싶고 오토바이도 도전하고 싶은데 손이 불편해서 클러치 조작 등이 쉽지가 않네요.”

# YETI CLIMBING GYM

예티는 히말라야의 설인이고 이름으로 클라이밍 짐을 하다가 예티로 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난이도 11B 온싸이트, 12 정도는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어요. 자연 암벽과 해벽을 오르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 손가락 끝은 굳은살이 박히지 않아 계속 터지고 아린다.

예티 클라이밍 집은 일반인들 위주로 학생까지 약 60여명의 사람들이 연습을 하고 있는데 저녁에는 직접 강의를 하고 있고 큰 대회도 열리고 있는 곳이다.

박정헌 대장을 만나 지금까지 그가 겪었던 일들과 도전했던 그리고 도전할 계획을 들어보았다. 누군가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이고 누군가는 이런 도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좀 더 늦기 전에 인생에 단 한 번뿐인 도전을 시작해 보길 바란다.

박정헌 대장의 다음 도전은 캠핑카로 떠나는 지구 여행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첫 도전은 러시아를 통한 바이칼 카약킹이라고 한다. 그래서 캠핑카를 지원해 줄 업체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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