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미국여행, 캠핑카 셀프트립 2편
우리만의 미국여행, 캠핑카 셀프트립 2편
  • 더카라반
  • 승인 2018.08.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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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캠핑카 여행의 시작

이제 캠핑카 여행을 시작했을 때의 느낌과 경험을 함께 나누어 보겠다. 우선 캠핑카를 넘겨 받으면서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친절히 캠핑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셔서 좋았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캠핑카는 ‘길다!, 넓다! 높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마을로 진입하거나 주차장 또는 주유소로 진입할 때 우리는 소리 내서 외쳤다. ‘길다!, 넓다!, 높다!’ 그런데 결국 햄버거 가게 주자창에 진입할 때 무언가 이상해서 보니 나무 옆에 주차할 때 지붕에 나뭇가지가 걸리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빨리 봐서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캠핑카를 넘겨받을 때 하는 이야기 중 후진하다 사고가 나면 보험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결국 후진을 되도록이면 하지 말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정도의 주의 사항만 알면 나머지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처음에 캠핑카를 운전하면 다소 어색해서 떨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한 20분만 운전하면 익숙해지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운전이 익숙해져서 한손으로 운전하거나 창밖 경치를 보면서 고속도로에서 휘청이기도 하는데 운전석이 휘청이면 캠핑카 뒤쪽은 몇 배로 크게 흔들린다는 걸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운전하는 사람은 뒤에 탄 사람들을 배려해서 정말 갓난아기가 타고 있다고 생각하고 운전해줘야 한다. 안 그러면 일행들을 멀미의 세계로 안내하게 될 것이다.

 

사진만 찍으면 작품이 되는 미국의 자연을 만나다!

신비로운 엔탈로프 캐년

엔탈로프캐년은 사전에 투어 예약을 해두고 가니 마음이 편하다. 도착하면 시간에 맞춰서 가이드가 투어를 해 주는데 재미있게 설명도 잘해주고, 사진도 잘 찍어 준다. 많은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을 도배하는 바로 그 환상적인 사진들은 이 가이드가 찍어준 게 아닐까도 싶다. 땅속의 진기한 풍경들 속에서 누구나 사진작가가 되어 보는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홀슈밴드의 그림같은 석양

이후 우리는 홀슈밴드로 이동해서 해지는 석양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다. 벼랑 끝에 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실제로 떨어져 죽는 사람들도 해마다 꽤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장 멋진 사진들을 찍는 곳이 홀슈밴드니 일정에 꼭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멋진 경치를 보면서 사진을 찍고 모두 출출하다고 해서 주차해둔 캠핑카에서 바로 라면을 끓여서 함께 먹고 나니 이게 진짜 캠핑카의 매력이구나 싶었다. 홀슈밴드 주변에 우리나라처럼 식당이나 편의점, 하다못해 노점상도 없기 때문이다.

홀슈밴드를 뒤로 하고 레이크파웰로 들어서 캠핑장에 주차를 하는데 시간이 늦어서 캄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캠핑장을 지키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걱정할 게 없다. 캠핑장으로 진입하는 곳에서 자세히 보면 어떻게 이용하고, 내 예약은 자리가 어딘지 친절하게 나와 있다. 내 자리를 찾아가서 주차하고 캠핑장을 이용하는 것도 미리 캠핑카와 캠핑장 이용 설명만 들으면 캄캄한 밤에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레이크파웰은 정말 아름다운 호숫가이기에 산책도 하고 호수에서 보트도 타고 물놀이와 낚시 등 다양한 즐길꺼리가 있었는데, 우리는 다소 바쁘게 모뉴먼트 밸리로 향했다.

모뉴먼트 밸리에서

모뉴먼트 밸리에서는 캠핑카가 아닌 4륜 구동 밴을 타고 가이드가 투어를 해 준다. 원주민인 인디언을 ‘나바호’라고 하는데 그들의 생활과 역사 그리고 이 환상적인 경치를 배경으로 찍은 수많은 영화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찍으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왜 스타워즈나 공상과학영화를 미국인들이 잘 만들었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들은 상상력이 뛰어났기도 하지만 눈으로 봤던 걸 배경으로 그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후 그랜드 캐년으로 이동을 했다.

 

기름이 떨어져서 심장이 쿵쾅쿵쾅!

그랜드캐년으로 향하는데 기름이 떨어져 가는 길에 서는 게 아닌가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랜드캐년 완전히 안쪽에 들어가기 전엔 주유소가 없었다. 그때서야 일행이 하는 말. ‘그때 렌터카 빌려줄 때 주유게이지가 중앙의 빨간선 넘으면 무조건 주유소 보일 때 주유하고 가라고 했어요!’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왜 차를 넘겨받을 때 그 말을 흘려들었을까 하고 자책을 해 보았다. 캠핑카는 일반 승용차보다 기름을 많이 먹는다. 그래서 주유게이지가 중간 이하로 내려가면 바로 주유를 하는 게 이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사고가 생기면 어떻게 할지 막연할 수 있는 우리는 그래도 물어볼 수 있는 캠핑카여행 업체라도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가는 데까지 가 보았다. 다행이 그랜트캐년 안쪽에 주유소가 있었다. 주유하라는 빨간불이 켜진지 70킬로 정도는 더 달린 거 같았다. 일행 모두는 여행 중에 가장 기쁜 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주유소를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정말 안도의 큰 한숨이 나왔다.

 

밤길에 마주친 동물들, 누가 놀랬을까?

낮에는 더워서 반팔을 입고 여행을 했다 물론 사막지대를 계속 여행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별다른 생각없이 그랜드캐년에 입성했다. 그런데 그랜드캐년에는 일단 나무가 많은 점이 특이했다. 해발이 높다보니 습도가 있고, 그래서 나무가 자라고 동물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동물을 본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캠핑카를 몰고 그랜드캐년 안을 저녁에 돌아다니다가 사슴 같은 동물이 나를 쳐다보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 오히려 이 녀석은 놀라지도 않고 자주 본 일이라는 듯 나를 보고 눈을 껌벅 껌벅 하더니 길을 건넌다. 나는 브레이크를 밟고 기다렸는데, 이 녀석 뒤로 한 무리가 길을 건너기 시작한다. 마지막에 새끼가 두 마리 더 건너고 나서야 우리는 가던 길을 계속 갈 수 있었다. 실제로 캠핑카 여행을 하다가 이렇게 만난 동물들은 신기함과 흥분을 우리에게 안겨줬으며, 그동안의 사막지대의 여행과 또 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모든 게 얼었다!

그랜드캐년 캠핑장에 주차를 하고 저녁에 바비큐를 해먹는데 바람과 날씨가 춥다. 아무런 생각없이 우리는 평소처럼 캠핑카의 물 공급 호수와 배수관을 캠핑장 시설에 연결하고 사용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출을 보러 가려고 일어나니 아뿔사! 호수와 배수관이 모두 얼어있는 것이다. 특히 호수의 수도꼭지를 잠그고 호수를 분리해야 하는데 수도꼭지가 돌아가지 않는다. 있는 힘껏 수도꼭지를 돌리니 꼭지가 부러져버렸다. 결국 수돗물을 열어 둔 채로 호수를 분리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일교차가 심한 2월의 그랜드캐년은 낮의 날씨만 생각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인터넷으로 시간대별 온도를 파악하고 캠핑카 사용에 대해서 고려했었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급하게 스마트폰을 꺼내서 캠핑장 측에 이메일로 수도꼭지가 부러졌으며, 날이 풀리면 물이 나올거라고 알렸다. 다행히도 금세 연락을 줘서 고맙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이메일을 받고 안심하고 우리는 다음 여정에 올랐다.

 

가고 싶을 때 가고, 머물고 싶은 곳에서 머문다.

그랜드캐년의 일출
그랜드캐년

그랜드캐년 안쪽은 무척 넓은 곳이다. 그 안에서 캠핑은 물론 아침에 일출을 보러 갈 때 우리는 주저 없이 캠핑카를 몰고 일출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이동해서 주차를 했다. 2월이라서 날씨가 무척 추웠는데 캠핑카에서 머물면서 시간을 보내고 해가 뜰 때쯤 다시 나올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일출을 보고 바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라스베가스를 향해서 출발할 수 있었다.

후버댐

이동 경로 중에 보니 역사책과 영화에 많이 나오는 후버댐을 지나기에 그곳에 들려서 후버댐을 둘러보고 라스베가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자유여행이 다 그렇겠지만 캠핑카 여행은 미리 계획된 일정이 아니라도 이렇게 불현듯 생각난 일정으로 여행을 할 수 있는 것도 큰 재미중의 하나이다.

 

진정한 가족의 발견, 캠핑카 여행

라스베가스 캠핑장 전경

캠핑카를 타고 4일간의 여행은 24시간 내내 가족과 일행이라는 일체감을 알려주었고 이를 통해서 더 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만의 추억을 만들었다. 가족이 아니라면 그 사람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여행이며, 가족이라면 더 없이 그간에 있었던 서로의 이야기로 캠핑카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사람은 먹고, 마시고, 이동하고, 같이 자면서 더 없이 많은 것들을 공유하게 되는데 특히 같이 이런 저런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재미가 잊지 못할 순간들이 된다. 또한 캠핑카에서 내려서면 모두 낯선 곳, 낯선 사람들 속에서 서 있다가 다시 캠핑카에 오르면 우리만의 세계로 바로 이동해 오는 색다른 경험이 매력적이었다. 이제 진정한 가족과의 시간을 완벽하게 만들고, 우리만의 추억을 깊이 있게 새겨보고자 한다면 주저 없이 캠핑카 여행을 떠나보자. 캠핑카 여행의 걱정과 불편함은 전문가들이 다 해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에 감사하며 그저 여행을 설레임만 가지고도 충분했다.

글/사진┃조환성, 편집┃더카라반

협조┃미국 캠핑카 여행전문 투어비여행사(www.tour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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