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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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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타이머 타고 떠나는

오스트리아 캠핑 여행

 

오스트리아 하면 알프스의 정기와 모짜르트의 선율이 떠오르면서 다이나믹한 정글 같은 한국과 확연히 다른 평안한 휴양지 이미지다. 수묵담채화 같은 이곳에도 개구진 원더랜드가 있는지sightseeing이 아닌 Lifeseeing을 하러 호수와 알프스를 끼고 우리의 불리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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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감상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곳, 잘츠캄머굿 지역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잘츠캄머굿 지역 볼프강 호숫가 아페스바흐 캠핑장에 도착한다. 베나츠키의 오페레타 ‘호텔 백마’와 동제목 영화의 실제 배경인 호텔 백마가 호숫가에 있다. 오페레타에서 “잘츠캄머굿에서 재미있게 보내는 건 쉬워요.” 라고 노래하더니 호수만 바라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고급 요트족들이 바다 아닌 호수를 떠다니면서도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비경이다.

 

 

 

정원 조경이 고풍스럽고 침대와 주방, 욕실이 있는 고급 집시 마차에서 캠핑할 수 있는 할슈타트호숫가 캠핑장 ‘Camping am See’에 들러 본다. 예전의 집시는 여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생업을 위해 집을 마차 위에 얹고 떠돌았지만 그들의 운송수단이 이렇게 캠핑시설의 한 유형으로 남아 있다. 요즘은 한 곳에 뿌리내리고 여유롭게 사는 집시가 있는가 하면 캠핑카 안에서 사는 것이 더 좋아 아예 집을 처분하고 떠도는 집시들도 있다. 참 사는 유형도 가지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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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 오거나 기차역에 내려 또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야 도착할수 있는 곳인데도, 할슈타트에선 오스트리아인이 소수민족이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우리가 흔히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 할슈타트는 오스트리아의 작은 스위스, 이런식으로 비교하지만 자기 색이 뚜렷하고 개성을 중시 여기는 오스트리아인들은 있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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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호숫가 카페에 앉아 옆 카페에서 하는 결혼식 피로연을 곁눈질하면서 한여름에도16도밖에 안 되는 차가운 호수에서 열리는 수영 대회를 구경한다. 호수 건너편 기차역 옆에 눈에 띄는 대저택의 옛 주인은 50년에 한 번 자신의 유해를 배에 실어 호수를 유람시켜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할슈타트가 천상계보다 더 아름다워야 후손들이 유언에 따른 보람이 있을 텐데. 저녁에 맛본 이 지역 전통 디저트 잘츠부르거 노켈른은 구름 위를 걷는 듯 몽환적이다. 빌라의 옛 주인이 천상에서도 분명히 이 맛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매년 성모승천대축일(8월 15일) 때마다 할슈타트 근처 산에서 열리는 피리연주축제는 소박한 피리연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코디언과 현악이 어우러진 축제이다. 산장 앞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목을 축이며 즐겁게 얘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옆에 두었던 악기를 들고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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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가 끝나면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이 노래하고 연주한다. 악기 연주와 노래가 취미인 사람들이 관광객과 별 다름없이 앉아 있다 자연스럽게 노래하고 연주를 한다. 아는 노래가 나오면 서 있던 구경꾼들이 같이 노래하기도 한다.

우리가 머무는 캠핑장으로 돌아온 밤, 은은하게 색소폰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가 횃불로 저글링을 하고 있다.

 

짜릿한 고생을 사서 하는 오프로드 중독자들, 에르츠베르그

원거리여행을 거뜬히 해 낸 4륜구동 차량 1000여 대가 광산에 집합하는 “Off Road TrucksAustria” 행사에 참가해 본다. 각자의 차에서 2박 3일간 캠핑을 하면서 차량 관련 기술, 아웃도어 응급처치, 사진 등에 관한 워크샵이 열리는 텐트 부스를 둘러보고 세계 여행 모험담을 멀티미디어 쇼 형태의 강연으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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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T3로 세계 여행을 마치고 “세계 여행의 순간들”이란 책을 쓴 독일인 커플의 강연을 찾아 듣는다. 강연 후에는 천막 앞에 그들의 오렌지색 폭스바겐 T3를 세워 두고 지나가는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게 내부를 공개한다. 쾌적한 여행을 위해 진공 화장실을 설치하고 미니발전소 격인 태양 전지판은 차 지붕에, 후원해 준 통조림 회사의 광고는 차 외부에 부착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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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간이 샤워실이 마련된 컨테이너로 향하는데 샤워를 마친 남자가 홀딱 벗은 채로 나오는걸 보고 발걸음을 돌린다. 차 안에서 고양이 세수만 할 핑계거리가 생겼다. 셔틀 트럭을 타고 광산 위쪽 행사장으로 가 본다. 오프로드의 야성을 체험하도록 진흙 구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바퀴가 박혀 빠져 나오지 못하는 차량은 밧줄로 연결해 다른 사람의 차로 견인해 내고 있다. 운전자는 물론 차 내부까지 진흙 범벅인데 아드레날린이 주는 쾌감이 그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드나 보다. 군용차의 내구성을 가진 랜드로버 디펜더를 갖고 싶어 하는 남자셋이 모여 앉아 백화점에 주차공간이 없을 때 계단 위에 세워둘 수 있을 정도로 험로 주파 성능이 뛰어나다며 부인들을 설득하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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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어도 좋고 길이 아니면 더 신나 할 것 같은 오프로드 캠핑카들이 보인다. 험한 산길이나 사막여행에 적당하겠지만 보통의 캠핑을 위해서는 너무 견고해 군사 작전 중인가 하겠다.

 

 

그뤼너 호수의 수중 산책로

트라괴스에 있는 젠즈 캠핑장은 작은 정원이 있는 방갈로와 젠즈 호수 수면 위에 몸을 세우며 튀어 오르는 물고기가 마음을 녹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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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아저씨는 다른 캠핑족들과 수다 떨다 혼자 있을 때는 캠핑용품 카탈로그를 숙독하며 소일하신다. 캠핑장을 둘러보는데 CF의 한 장면에서 튀어나온 듯 눈에 띄게 귀여운 폭스바겐T2가 보인다. 차주에게 관심을 보이자 11년 전에 지인에게서 싼 값에 샀는데 지금은 3만 유로에 사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소음 적은 엔진을 새로 장착하고 에어컨을 설치하면 장거리 여행도 가능하지만 이 여성 차주는 오리지널의 정체성과 실용성 중 전자를 택해 가까운 곳 캠핑용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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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근처에 이름마저 ‘그린’인 비취색을 띈 그뤼너 호수를 둘러본다. 가시거리가 50m에 달하는 맑은 물과 초봄에 눈 녹은 물로 수위가 높아지면 물속에 잠긴 산책로의 풀꽃과 벤치가 스쿠버 다이버들을 유혹하는 곳이다. 가뭄으로 수량이 적은데도 다이버들 몇이 보인다. 일 년에 몇 달간은 수질보호를 위해 호수 스포츠를 금지한다는데 동절기에는 추워서라도 못하겠다.

호숫가에 핀 민들레를 보며 저 꽃이 물에 잠겨도 살 수 있는 건 투명한 물속으로 햇빛이 충분히 투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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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스트리아쿠스에 대한 단상.

희노애락 중 ‘희’와 ‘락’만 있으면 인생이 무료할세라 도전할 꺼리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구나.

 

 

 

writer + photographer   강현랑(www.hanblo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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