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폐교와 함께 예술을 꿈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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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카라반
  • 승인 2016.03.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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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폐교와 함께 예술을 꿈꾸

CARAVAN LIFE | SPECIAL
 

 

 

 

캠핑카, 폐교와 함께 예술을 꿈꾸다
 

지난 2월 활기차고 건강한 도시의 십 대 청소년들이 강원도 평창의 산골을 찾았다. 마을의 폐교를 활용한 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에서 연극, 영화, 사진, 미술, 뮤지컬에서 항공우주 분야까지 다양한 영역의 예술창작 과정을 체험하는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3박 4일 동안 학생들은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지내며 작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즐기며 틈틈이 예술가의 길에 대한 진솔한 대화도 나누었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표현하고, 만들고 연습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창작의 어려움과 함께 성취감도 느끼며, 그 과정에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협동심과 배려심도 두루 배우게 되었다. 항공우주에 관한 강의를 듣고 직접 모형 비행기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또한 젊은 요리사가 캠프기간 내내 붙어서 스튜디오의 주방을 이용하여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함으로 학생들은 집 못지않은 음식 호사를 누렸다.

이들은 스튜디오 안에만 머물지 않고 오일장이 열리는 날 읍내에 나가 시골장도 체험하고 지역 청년이 특산물을 활용하여 재래시장 안에 빵집 창업을 준비 중인 현장도 방문했다. 로컬 베이커리의 꿈과 함께 독특하면서도 맛있는 빵과 과자도 실컷 맛보았다. 주민의 배려로 겨울밤 바비큐를 즐기며 밤하늘의 별을 실컷 보는 체험도 백미였으며 운동장에 모닥불을 피우고 아쉬운 뒤풀이도 가졌다.

 

젊은 예술가와 요리사들도 자신들의 전공과 역할에 대한 가치를 재확인하고 이번 캠프를 통해 다소 정서가 피폐하고 무관심할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예술의 즐거움과 그 효용을 인식하게 해주는 보람도 느꼈을 것이다. 특히 산골의 자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됨으로 예술가들 자신에게도 힐링이 되고, 나아가 자연과 농촌이 지닌 교육적 환경을 활용한 사업적 가능성에도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서구 사회의 경우, 최근 창의교육이나 인성교육 또는 미래의 인재상을 길러내는 교육을 추구하며 새삼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이는 다빈치와 같은 천재 화가를 길러 내자는 것이 아니다. 다빈치는 토목공학자이자 해부학자이며 음악가이고 사상가이기도 하여 그야말로 최근 강조되고 있는 융복합형 창의적 인간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빈치’에서 태어난 ‘레오나르도’라는 뜻이라고 한다. 일반인들에게 빈치라는 고장은 생소해도 이곳을 둘러싼 지명 토스카나라는 곳은 다소 익숙할 것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와인이나 올리브유 등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이 고장에서 레오나르도는 어릴 적부터 자연을 늘 접하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감성을 자극하고 영감을 얻으며 사색과 상상력을 통해 이성과 감성을 고르게 키워왔다고 한다. 또한 마을의 농기계나 생활용품들을 보면서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했다’ 하니 다빈치에게 자연과 농촌은 그대로 창의력의 보고였던 셈이다. 따라서 최근 환경과 예술 그리고 과학과의 결합을 통한 생태기반 통합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자연과 농촌의 교육적 가치가 다시 각광받고 있어 이번 캠프의 의미가 더 크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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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캠프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캠핑카를 활용하여 참가자들의 생활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감자꽃스튜디오의 경우, 일부러 공간 안에 숙박이나 식당 시설을 하지 않고 문화와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만 집중하면서 숙박이니 식사가 필요할 경우, 이를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펜션이나 식당 또는 부녀회의 지원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방문객이나 이용자들이 스튜디오 안에만 머물러 고립되지 않고, 주민들과 만나서 교류하는 재미와 이를 통한 지역경제에 구체적인 기여를 하기 위한 의지 때문이다.

 

또한 스튜디오는 그동안 운동장을 카라반 사용자들에게 개방하고 스튜디오의 주방이나 화장실 등을 공유하며, 마을축제나 문화행사에 카라반 방문객들을 자연스레 초대해 왔다. 그 결과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마을의 재방문이 늘었다. 카라반의 경우, 단순한 텐트 캠핑에 비해 그 사용이 깔끔하고 정박하고 난 후 자유로운 이동과 탐방으로 마을과 지역과의 접점이 오히려 늘어나는데다가 기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농가의 소득이나 관계의 증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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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반은 이제 여가나 관광의 목적으로만이 아니라 지역의 적절한 공간이나 자원과 만나 새로운 대안적 교육과 체험의 도구로도 훌륭하다. 농촌이나 자연 속에서 다양한 문화, 예술, 교육프로그램과 결합할 때 더욱 기능적인 모바일 인프라이며, 그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서 역할과 가치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지역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방문이나 관광 편의를 위한 대규모 시설을 하지 않고도 카라반을 활용하면 훨씬 더 효과적인 농촌관광과 지역경제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감자꽃스튜디오는 강원도 평창의 산골 폐교를 개조한 복합문화공간이며 문화기획자 이선철은 이 마을로 이주하여 지난 10여 년간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카라반에 호의를 가지고 있다. 또한 캠핑카를 활용하여 이번 캠프를 주최한 ‘극단 더더더’는 용인대학교 뮤지컬연극학과 출신이 중심이 되어 만든 극단으로 전문 창작극 제작은 물론 웨딩연극, 교육프로그램, 창의캠프 등 연극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감자꽃스튜디오에서의 창의예술캠프는 농촌의 자원을 활용하고 예술체험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호응을 얻었다. 연극을 소재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면 젊은 극단도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writer 이선철 (감자꽃스튜디오 대표/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겸임교수) + photograph 극단 더더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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